2001년 9월 11일 전세계를 충격으로 빠뜨린 사건 거대한 감동으로 찾아온다.
2001년 9월 11일, 전세계는 뉴욕의 세계 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두대의 항공기에 의해 맥없이 무너져 내리는 광경을 TV로, 또는 두눈으로 목격해야 했다. 수천명의 사상자와 실종자를 남기고 미국인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충격을 안겨 준 이 사건은 5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수많은 의혹을 제기하며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렇듯 역사적인 사건을 그것도, 아직 현재진행형인 사건을 상업 영화화 한다는 것은 소재의 구애를 받지 않는 헐리우드에서도 조심스러운 작업이었다. 하지만, 필연적일 수 밖에 없는 그 과정은 곧이어 극영화 제작소식으로 이어졌고, 그중에서도 단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화 소식이었다. 세인들은 이슈메이커로 명성이 자자한 올리버 스톤 감독이 만드는 작품인 만큼 당연히 정치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킬 요란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러나, 그가 세상에 내놓은 작품은 그 기대와는 확연히 다른 영화였다. 전세계를 충격속에 휩싸이게 했던 세기적인 사건은 그 사건의 중심에서 희생자이자 피해자인 보통 사람들에게 촛점을 맞춰 끔찍한 절망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강한 의지로 살아남은 사람들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로 탄생된 것이다. 지금 현재 영화를 통해 9/11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정치적 논쟁거리가 아닌, 그 논의들 이면에 가려진 절망을 딛고 일어선 보통 사람들의 삶과 그 삶을 지탱해 온 가족의 사랑에서 찾았던 것이다.
세계인을 울린 것은 무너진 세계 무역 센터가 아닌, 그 곳에서 죽음과 싸우던 사람들이었다.
만드는 영화마다 논란을 불러 일으켜온 헐리우드의 거장 감독 올리버 스톤은 9/11 사건의 영화화를 고민하면서 처음엔 정치 스릴러 형태의 작품을 구상했었다. 하지만 안드레아 버로프가 쓴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본 순간 간단 명료하면서도 강한 울림이 있는 시나리오에 매료되었고 곧바로 영화화작업에 들어갔다. 그를 그토록 끌어당겼던 것은 엄청난 재난에 내던져진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의지와, 그들의 정신이었다.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를 한동안 공황상태에 빠뜨린 역사적인 사건의 중심을 헤쳐나왔던 사람들의 얘기를 통해 인간의 힘과 희망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올리버 스톤 감독이 ‘실화’를 끌어들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것은 어떤 정치적 이슈로도 오염되지 않은 순수하게 그날 그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서만 전할 수 있는 그날의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는 9/11 사건을 본격적으로 스크린에 담아내기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그 사건에서 무고하게 희생된 사람들을 향해 보내는 남아있는 자들의 추도이자 고통의 시간을 이겨낸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위로이다. 또한, 영화화 작업에 있어서도 실제 인물들의 얘기를 다룬 만큼 그 사건의 실제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고, 영화제작에도 참여시키며 사실에 충실하려 애썼다. 실제 사건과 인물들을 가감없이 그려낸 영화는 그 속에 담겨진 인간애로 진한 감동을 안겨주며 감독의 파워풀한 연출에 힘입어 군더더기없는 깔끔한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세계적인 감독과 배우가 그려낸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가장 비극적인 하루
올리버 스톤 감독과 니콜라스 케이지의 만남은 그 자체로도 이슈였다. 각자의 영역에서 일가를 이룬 거장 감독과 거물배우가, 그것도 한번도 함께 작업을 해보지 않은 그들이 처음으로 한작품에서 만난다는 사실은 그것만으로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던 것. 올리버 스톤 감독은 시나리오를 받고 처음부터 니콜라스 케이지를 떠올렸을 만큼 니콜라스 케이지와 그가 연기해야 할 실제인물인 존 맥라글린은 외모에서부터 닮아있었다. 시나리오를 처음 본 니콜라스 케이지도 올리버 스톤 감독과 시나리오가 그리고 있는 감동적인 얘기에 흔쾌히 응해 두사람의 역사적인 조우가 마침내 성사됐다. 두사람의 결합이 가져온 시너지는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내공이 충만한 감독을 만나 무거운 가장의 책임을 떠안은 무덤덤한 남편이자 아버지로, 그리고 직장에선 책임감이 투철한 상사로 살아가는 보통의 미국 중산층 가장의 모습을 과장되지 않게 그려냈다. 그는 실제주인공인 존 맥라글린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며 그날의 그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검은 먼지로 가득찬 무너진 건물더미에 깔린 채 눈빛과 대사만으로 영화를 이끌어 가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도 스크린을 압도하는 실감나는 연기로 그만의 위력을 과시한다.
희망을 얘기하는 강인한 그들 마이클 페냐, 매기 질렌할, 마리아 벨로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인물은 바로 니콜라스 케이지의 상대역인 윌 히메노를 연기한 마이클 페냐이다. 마이클 페냐는 2006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크래쉬>에서 맥시칸 열쇠수리공 다니엘역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그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무너진 건물더미에 묻혀 몸을 움직이지 못한 채 죽음을 기다려야만 하는 극단의 상황에 처한 윌 히메노역을 깊이있는 연기로 훌륭하게 소화해내 니콜라스 케이지의 카리스마에 주눅들지 않는 연기내공을 보여준다. 더구나, 정직한 그의 얼굴과 눈빛에서 만들어지는 진심어린 연기는 지켜보는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순수한 감동을 끌어낸다. 그리고, 윌 히메노의 아내를 연기한 매기 질렌할과 존 맥라글린의 아내역으로 열연한 마리아 벨로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 남편의 생사를 모른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아내의 절박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연기력이 만만치 않은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이 같은 절묘한 화음은 ‘가족’이란 단어에 가슴뭉클함을 느껴본 누구나에게 깊은 공감을 끌어내며 영화의 완성도를 보증하는 힘이 되고 있다.
5년 전, 참사의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났던 존 맥라글린과 윌 히메노, 영화 속에 직접 출연하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9.11 당시 인명구조작업 중에 건물 잔해 속에 매몰되었다 구조된 경찰관 두 사람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다. 끔찍한 테러의 그 날, 세계무역센터의 잔해 속에서 단 20명만이 구조되었고 영화의 주인공인 존 맥라글린과 윌 히메노는 각각 18, 19번째 생존자였다.
영화 속 인물의 실제 모델인 존 맥라글린과 윌 히메노는 영화의 제작 과정에 참여해 자신들이 겪은 이야기를 가감없이 들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영화 속 카메오로도 출연했다. 윌 히메노는 영화 초반부 경찰서 락커룸 장면에서 경찰 동료 중 한 명으로 출연했다. 존 맥라글린은 영화 마지막 장면에 출연하는데, 니콜라스 케이지(존 맥라글린 역)가 2년이 지난 후 회복하여 경찰 동료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가장 처음 악수를 하는 경찰로 분해서 더욱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존 맥라글린과 윌 히메노 뿐만 아니라 그들을 구조하는데 도움을 줬던 많은 경찰들과 소방관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을 영화 세트장으로 초대했다. 그들은 기술 고문관으로 참여해, 건물 잔해와 구덩이 속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 직접 재현하기도 하고 대본상의 말투도 고쳐주어 영화에 더욱 더 사실적인 느낌을 불어넣었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는데, 존과 윌이 구조되는 장면에서 그들을 앰불런스에 옮겨다주는 구조요원들로 등장했다.
존 맥라글린 경사는 올리버 스톤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그날 희생당한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들에 대한 명예와 존경심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윌 히메노는 자신과 같은 평범한 미국인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며 그것을 보여줄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역사의 현장 ‘뉴욕’ 영화 촬영을 위해 세트화 되다!
존 맥라글린과 윌 히메노의 이야기와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풀어나가길 원했던 제작진들은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가능한 많은 장면을 뉴욕에서 촬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프로듀서 모리츠 보먼(Moritz Borman)은 “그날 일어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날 뉴욕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과 같다. 사건 당시 뉴욕에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충실하기 위해 그 사건을 가능한 사실에 가깝게 시간순으로 정리를 해야만 했고, 그래서, 뉴욕에서 촬영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제작진은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뉴욕∙뉴저지 항만 경찰청으로부터 전례가 없는 도움을 받았다.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3주동안 주말에 항만 경찰청 버스 터미널 촬영을 허가해 주었고, 소품담당과 의상담당자들이 영화에 알맞은 장비와 의상을 구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다. 소품 담당인 다니엘 복서는 “PAPD에서 그들이 납품 받는 곳을 바로 연결해줘서 모든 소품들을 진품으로 구할 수 있어 영화에 더욱 사실감을 줄 수 있었다.” 고 전했다.
또, 경찰청에서는 실제 경찰들의 라커룸에서 촬영 할 수 있도록 허가를 해주었는데, 사실 이 곳은 히메노와 로드리게스, 페줄로, 그 외 다른 동료들이 매일 일하기 전이나 일을 끝내고 난 후 모여 잡담도 하고, 서로 농담도 하던 공간이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그 장면을 영화 속에서 고스란히 재현해냈다. 대부분은 손대지 않고 그대로 뒀고, 낡은 라커에는 9/11 때 목숨을 잃은 실제 경찰들의 사진들을 붙여놓았다.
영화의 스텝들은 그 라커룸에서 촬영을 하는 것은 정말 감동적인 경험이었고, 실제로 그날 희생당한 경찰들의 사진을 보니 그날의 감정들이 다시금 되살아남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카메라와 조명의 조화로 빚어낸 폐허의 그 순간 이곳은 실제로 세계무역센터 붕괴 현장이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관객의 눈에 보일 장면들이 현실적으로 보이게끔 만들기 위해 제작진들에게 조명에 집중하기를 요구했다. 특히 그들이 갇히게 되는 폐허더미를 심플하게 만들어 전체적으로 영화의 톤을 조절했으며 밖에서 가슴졸이며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과 해병들의 모습을 보여줄 때에는 가능한 많은 빛을 사용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빛과 어둠에 변화를 주어 흑백의 효과를 보여주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캐릭터들의 내적 감정들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카메라의 움직임을 계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사실적인 것을 추구했기 때문에 그런 화면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조명과 포커스를 바꾸어가며 제대로 된 느낌을 잡아내야만 했다. 매번 새로운 영화를 촬영 할 때마다 그 느낌을 정확하게 표현해내는 방법을 찾아내는 올리버 스톤 감독은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파나비전사의 디자이너인 스티브 히렌이 개발한 시제품 렌즈까지 수소문하여 구하는 등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새로이 개발해 냈다. 캐릭터의 얼굴 특정 부위에 초점을 맞춰 그 장면에 필요한 감정을 잡아내는 이 방법은 영화 속에서 추억을 회상하는 순간에 요긴하게 사용 되었다.
생생하게 되살려낸 그날의 참혹한 현장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세트장
세트 제작팀은 촬영팀이 뉴욕에서 촬영을 하고 있는 동안 휴스 항공사가 있던 자리에 세계무역센터 세트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세계 무역 센터는 텔레비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올리버 스톤 감독의 요구까지 만족시켜야 했기 때문에 프로덕션 디자이너인 잔 롤프스에게 세트장을 만드는 것은 큰 도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들은 처음에 실제 구조대원들의 조언을 토대로 모형을 만들어 세트장의 형태를 잡았다. 그리고, 촬영 세트장은 스티로폼으로 만들기 시작해 나중에 우레탄을 덧대어 단단하지만 유연성 있게 만들었다. 그 후 미술팀이 스티로폼에 휘어진 철근을 더해 붕괴된 현장 그대로의 모습을 만들어 냈다. 세트장 제작이 끝날 무렵에는 200톤에 달하는 900개의 철근 조각들이 사용됐고, 그 넓이는 1 에이커에 달해 원래 사고현장의 1/16크기의 세트장이 탄생됐다. 또한, 올리버 스톤 감독은 위 아래 어디에서든 촬영을 할 수 있길 원했기 때문에 세트장을 커다란 선적 컨테이너 위에 세우게 되었다.
컨테이너 위에 세워진 세트장을 본 배우들과 스텝들은 지금까지 보았던 어떤 영화들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크기의 세트장이어서 할말을 잃었다며 탄성을 자아냈고, 붕괴된 ‘세계무역센터’ 그 장소에 생존자들을 찾으러 들어갔을 구조대원들의 심정이 어땠을지를 상상할 수 있다며 그 느낌을 전했다. 또한, 세트장을 방문한 실제 구조대원들은 제작팀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세트장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은 한편 그때의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며 불안해 하기도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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