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동행이 선사하는 시네마 테라피
영화 ‘문경’은 쉼 없이 달려오다 번아웃된 직장인 문경이 충동적으로 떠난 경북 문경에서 비구니 스님 가은과 강아지 길순을 만나 2박 3일 동안 특별한 동행을 이어가는 이야기다.
제목 ‘문경’은 주인공의 이름이면서 지역명으로, 경북 문경의 여러 명소와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푸른 산과 계곡 등 편안한 정취와 고즈넉한 감성은 바쁜 현대사회 속 일에 지치고 사람에게 상처받은 이들에게 시네마 테라피가 되어 줄 것이다.
‘방문자’, ‘반두비’ 등의 작품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린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뚝심’ 신동일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문경’은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관객에게 선보인 후, ‘자극적인 소재가 넘치는 극장가에서 보기 드문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영화 라는 평’을 받았다.
‘연애담’, ‘세이레’, ‘프랑스 여자’ 등의 영화에서 입체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독립영화의 별’로 떠오르고, 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 ‘멜로가 체질’ 등에서도 종횡무진 활약을 펼친 배우 류아벨이 주연을 맡았다. 올해의 발견이 될 신예 조재경 배우가 호흡을 맞춰 색다른 앙상블을 빚어낸다. 차태현 배우의 어머니이자 베테랑 성우인 최수민 배우가 본격적인 연기에 도전해 푸근하고 사실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채서안, 김주아 등 젊은 배우들이 밝은 에너지로 스크린을 빛낸다.
신동일 감독이 그려낸 인연과보
전작들을 통해, 관계의 변화와 소통의 가능성을 추구하며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인정받은 신동일 감독이 신작 ‘문경’으로 관객을 만난다.
신동일 감독은 ‘문경’에서 각기 다른 세대의 여성들이 전하는 유쾌한 연대를 통해 상처 입은 이들을 보듬는 치유의 여정을 그렸다. 만행 중인 비구니 스님 가은의 에피소드에는 불교의 핵심 교리인 인연과보를 녹여내, 자극을 더 큰 자극으로 밀어내는 도파민 중독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생명과 관계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또한 저마다의 고통을 겪어내는 이들에겐 잠시 쉬어갈 틈도 선사한다.
신동일 감독은 2001년 칸 국제영화제 단편 경쟁부문 진출작 ‘신성가족’ 이후, 2006년 여호와의 증인과 냉소적 지식인의 우정을 그린 장편 데뷔작 ‘방문자’로 시애틀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신인에게 수여하는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방문자’는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을 포함, 다수의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2008년, 치정극 형식으로 권력 관계를 묘파한 두 번째 장편 ‘나의 친구, 그의 아내’는 영화지 ‘씨네21’에 의해 그 해 ‘한국영화 베스트5’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9년에는 우리나라 여고생과 이주노동자의 우정을 그린 ‘반두비’로 프랑스 낭트 3대륙 영화제 대상, 전주국제영화제 관객평론가상,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한국성장영화의 발견 부문 관객상도 수상했다. 2017년엔 경쟁사회의 덫에 걸린 한 가족의 탈출기인 ‘컴, 투게더’를 제작 및 연출하고, 2020년에는 전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동행하는 ‘청산, 유수’를 제작, 연출하여 성별과 세대를 아우르는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청산, 유수’는 2020년 부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돼 상영됐다.
문경으로 여행을 간 문경, 배우 류아벨
영화 ‘문경’에서 배우 류아벨은 문경이라는 이름의 주인공을 맡아 경상북도 문경 지역으로 관객을 이끈다. ‘독립영화의 별’이라 불리는 류아벨은 한 여름 경북 문경의 숲과 계곡, 아름다운 풍광 안에서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가은, 강아지 길순과 함께 힐링 에피소드를 선보인다.
류아벨은 최근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서 존재감을 뽐냈고 영화 ‘세이레’, ‘연애담’, ‘프랑스 여자’ 등에서는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오늘도 사랑스럽개’, ‘멜로가 체질’에선 활기차고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신작 ‘문경’속 문경은 일상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로, 그녀는 지금까지 보여준 적 없는 모습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류아벨은 노메이크업에 가까운 얼굴로 영화 초반에는 일상에 지친 직장인의 모습을, 중반 이후엔 자연스러운 여행객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문경’은 OST도 깊은 울림을 주는데, 그중 한 곡을 류아벨이 영화 말미에 기타를 치며 직접 불렀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문경’의 첫 상영을 마친 후, 류아벨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만성 위염, 위궤양이 엄청 심한 캐릭터” “서울에 있을 때 퉁퉁 부어있던 인물이 자연에서의 휴식을 통해 붓기가 빠지고 생기도 돌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나오는 “다 비워도 살아진다”는 대사가 인상적이었다는 류아벨은 내적으로 변화를 겪는 인물의 심리와 영화 전반에 걸친 위로와 힐링의 메시지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문경’은 영화제 상영 후 “배경도, 인물도, 강아지까지 모두가 힐링을 선사하는 선물 같은 영화”라는 찬사를 받았다.
조화로운 트라이앵글, 그리고 신스틸러 ‘길순’
영화 ‘문경’에는 문경과 비구니 스님 가은, 강아지 길순이 만든 조화로운 트라이앵글이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잠시 멈추고 쉬어 가라고 속삭인다. 거기에 문경의 주민인 유랑 할매까지 등장해 정겨움이 뚝뚝 떨어지는 시골집으로 2인 1견을 이끈다. 이들의 조화로 인해 영화 '문경'엔 차분하고 무해한 분위기가 감돌고 푸릇푸릇한 여름날의 감성이 피어난다.
비구니 스님 역을 맡은 조재경 배우는 이번 작품을 위해 삭발을 감행,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비구니 사찰에 장기간 머물며 “중물”이 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 강수연 배우의 뒤를 이어 한국 영화사에 깊이 있는 비구니 상을 만들어냈다. 올해의 발견이라 할만한 보석 같은 신인이다.
유랑 할매 역의 최수민 배우는 영화 ‘문경’을 위해 생소한 문경 사투리를 배우고 대사를 통째로 외우는 등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배우 차태현의 어머니이기도 한 최수민은 1969년 TBC 공채 성우로 데뷔한 뒤 추억의 만화 ‘영심이’의 영심이, ‘달려라 하니’의 나애리, ‘요리왕 비룡’의 비룡, ‘떠돌이 까치’의 엄지 등 수많은 만화 속 인물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2020년에는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에 깜짝 등장해 열연을 펼쳐 배우로서도 활동을 시작했다.
영화 '문경'의 신스틸러는 단연 길순이다. 문경과 가은, 그리고 유랑 할매의 만남에 주요 동기가 되는 길순을 찾기 위해 제작진은 여러 차례 발품을 팔아 복순이라는 이름의 견공을 찾았고, 복순은 모든 스탭들이 놀랄 정도로 발굴의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등장만으로 웃음과 감동을 주며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이끈 복순이가 올해의 최우수 견공배우상 수상자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아버지의 오랜 바람을 이룬 ‘문경’ 제작
반복되는 과로에 번아웃이 온 주인공 문경은 자신과 이름이 같은 문경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 서로 상처를 보듬고 따듯한 온기를 나눈다. 따사로운 여름 햇살이 담긴 경북 문경의 절경이야말로 영화 ‘문경’의 관람 포인트다.
경상북도 문경은 신동일 감독 부친의 고향으로 감독에게 있어 마음 한 켠에 자리잡은 뿌리 같은 곳이다. 오래전부터 부친이 고향 문경에서 영화를 찍으라고 권유했지만, 신동일 감독은 10년 넘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 가을, 신동일 감독은 문경을 여행하다가 아름다운 풍경에 감화된다. 특히 선유동계곡의 무공해한 모습에 반하고 위대한 자연에 영감을 받아 마침내 문경을 배경으로 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심한다. 당시 차박을 하면서 식사 중에 소나기를 맞은 적이 있는데, 신동일 감독은 그 경험도 영화 속에 녹여냈다.
문경과 가은이 사고를 당한 강아지 길순의 주인을 찾아 문경시 가은읍을 돌아다니다 문경 주민인 유랑 할매 집에서 하룻밤 머무는 에피소드가 있다. 영화의 주요 스토리가 전개되는 이 집은 110년이 넘은 고택으로, 실제로 신동일 감독의 아버지가 태어난 곳이다. 집성촌인 고향마을, 그것도 아버지의 옛집에서 촬영하다 보니 동네 어르신들이 ‘누구 아들'이라 반기면서 간식도 챙겨 주시는 등 촬영 기간 내내 많은 혜택도 입었다는 후문이다.
영화의 편집본을 미리 본 신동일 감독의 아버지는 고향 마을과 고향 집이 나오자 특히 반가워하면서 잘 찍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신동일 감독은 하루 속히 큰 극장에서 아버지께 '문경'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문경’의 풍경
‘문경’은 업무와 스트레스에 지쳐 번아웃을 겪는 문경이 자신과 이름이 같은 문경에서 다양한 만남을 통해 치유와 회복의 에너지를 얻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 초반을 이루는 서울의 직장 씬을 제외하고 80% 이상이 문경시에서 촬영됐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한 달 이상 임시 숙소에 머물면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고, 로드무비 형식으로 전개되는 영화에는 경북 문경의 풍경이 가득 담겼다.
선유동계곡, 윤필암, 고모산성, 주암정, 진남교반, 잉카마야박물관 등 어떤 앵글로 찍어도 아름다운 문경의 명소가 영화 속 다양한 에피소드의 배경이 됐다. 신동일 감독은 이중에서 자신에게 영감을 준 선유동계곡, 배 모양의 바위 위에 자리잡은 정자 주암정, 고대 아테네 못지 않은 건축물인 고모산성을 여행지로 적극 추천했다.
주인공의 이름을 문경시에서 따왔다면, 비구니 스님 가은의 이름은 문경시 서쪽에 있는 가은읍에서 따왔다. 들을 문(聞), 경사 경(慶) 자로 이뤄진 문경은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는 기분 좋은 뜻으로, 영화의 주제와도 잘 어울린다. ‘문경’은 업무와 스트레스에 지쳐 번아웃을 겪는 문경이 자신과 이름이 같은 문경에서 다양한 만남을 통해 치유와 회복의 에너지를 얻는 과정을 담았다.
쉼 없이 달려온 모든 이에게 쉼이 되기를! 극 중 비구니 1년차 스님 가은은 주인공 문경과 함께 길순의 주인을 찾기 위해 문경을 돌아다니다 잠시 과거의 트라우마로 휘청거리지만, 문경과 함께 유랑 할매의 고즈넉한 고택에 초대돼 인간적인 유대를 쌓으며 서서히 자신을 되찾는다.
영화는 문경과 가은의 눈을 통해 문경에 사는 다양한 생명의 고통과 죽음, 회생과 극복의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줌으로써, 눈앞에 산재한 문제로 고통받는 현대인의 공감도 이끌어낼 예정이다. 그래서 문경의 자연과 영화 속 대사들은 MZ세대뿐 아니라 모든 세대를 향한 소박한 위로의 메시지가 돼줄 것이다.
실제로 영화 ‘문경’을 본 관객들은 문경의 정취에 반했고, 주인공들의 정서에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맛난 집밥 같은 영화”, “사랑스럽다”, “휴양지 같은 영화”, “할머니 말씀에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따뜻한 연대와 치유를 그린 영화” 등 긍정적인 평을 했다.
신동일 감독은 “우리 옆에는 공기와 나무 같은 존재들이 있어서 우리가 살 수 있고 행복감도 느낀다”며 “당신도 당신 옆에 있는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를 소중하게 대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는 또 "당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줄 존재는 어디든, 언제든 있다는 걸 잊지 말라”면서, “가은이 오랜 하안거를 마치고 잠시 너럭바위에 누워 쉬었던 것처럼 영화 ‘문경’도 일상에 지친 여러분께 단잠 같은 휴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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