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경찰 조필호 본 적 없는 강렬한 캐릭터의 탄생 이선균, 가장 악질스러운 얼굴을 선보이다 영화 <악질경찰>에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지독하게 나쁜 경찰 캐릭터가 등장한다.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심지어 범죄까지 사주하는 악질경찰 조필호가 그 주인공이다. 영화는 범인을 잡아야 하는 경찰이 뻔뻔하게 범행을 저지르는 장면으로 시작해 처음부터 관객들의 뒤통수를 친다. ‘경찰 무서워서 경찰 된 사람’이라며 경찰 신분으로 온갖 비리를 저지르던 조필호는 결국 경찰 압수창고에까지 손을 뻗는다. 하지만 압수창고에서 의문의 폭발사고가 일어나고 그는 순식간에 용의자로 몰린다. 밑바닥 인생을 사는 주인공이 더 나쁜 악의 존재에 맞서 변모해가는 과정을 쫓는 영화 <악질경찰>은 조필호의 변화를 따라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전개, 폭발력 있는 이야기로 관객들을 꼼짝 못하게 만든다. 조필호는 폭발사고 용의자라는 누명을 벗기 위해 결정적 증거를 손에 쥔 고등학생 미나를 쫓지만 두 사람을 동시에 옥죄어 오는 거대 기업 태성그룹의 정체를 깨닫는다. 조필호가 도를 넘은 태성그룹의 악행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면서 영화의 긴장감은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한다. 단순한 악행이 아닌 거대한 음모를 숨기기 위해 온갖 비열하고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거대한 악은 나쁜 놈이라 손가락질 받았던 악질경찰마저 바꾸어놓는다. 한낱 경찰이 거대 기업과 맞붙는 과정은 쉽지 않은 고난의 연속이다. 예상치도 못했던 범죄에 휘말리고 궁지에 몰리며 거대하게 짜여진 판 속에서 발버둥 치는 조필호, 계속되는 반전과 사건사고들이 쉴 새 없이 이어지고 그는 점점 더 폭주한다. 조필호라는 강렬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고 감정선을 이끌어가는 것은 주인공 이선균의 몫이었다.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연기상을 안겨준 <끝까지 간다>, 더 서울어워즈 드라마 부문 대상에 빛나는 <나의 아저씨>에서 본인만의 색깔로 연기내공을 공고히 쌓아 올린 그가 <악질경찰>에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영화 속 조필호는 지금까지 관객들이 기다렸던 이선균의 얼굴이면서 동시에 이정범 감독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이선균의 얼굴이다. 17년 전, 이정범 감독의 대학 졸업 작품의 주인공을 연기하며 긴 인연의 시작을 알린 두 사람은 오랫동안 서로를 지켜봐 왔다. 누구보다 이선균의 진짜 얼굴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 이정범 감독은 “이선균의 껍질을 다 벗겨내고 제대로 된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전했고, <악질경찰>은 그의 말대로 “그 어디에서도 본 적 없던 이선균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영화가 됐다. 악질 조필호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선한 마스크를 가지고 있는 이선균의 본래 매력은 필호를 더욱 입체적인 인물로 만들 수 있는 큰 자양분이었다. 이선균은 이정범 감독이 예상치 못했던 순간에도 그만의 연기력이 빛나는 명장면을 수도 없이 만들어냈다. “필호의 감정으로 관객들이 같이 움직여야 하는 영화다. 관객들과 함께 가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었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분노와 감성적인 연기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탄탄한 연기를 보여준 이선균, 이정범 감독은 “조필호가 이선균이라는 배우를 만나 한층 더 짙어지고 결이 풍부해지고 진해졌다”며 이선균에게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선균, 영화 <악질경찰>로 그의 인생캐릭터와 인생연기가 다시 경신된다.
전소니와 박해준 그리고 송영창, 박병은, 김민재, 정가람까지 속이 꽉 찬 캐스팅 이들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다! 매력 넘치는 마스크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영화 <여자들>, <죄 많은 소녀>, 드라마 [남자친구]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차세대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전소니가 <악질경찰>에서 폭발사건의 증거를 가진 미나로 분해 저력을 뿜어낸다. 이정범 감독이 “아주 잘 다듬어진 칼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은 그는 선배 이선균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카리스마 있고 당돌한 미나를 자신감 있게 표현했다. “반항적인 고등학생을 두고 쉽게 떠올리는 인물로 미나를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던 그는 철저한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해석을 마치고 촬영장을 찾았다. 덕분에 경력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첫 촬영부터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여 이정범 감독을 비롯한 스탭들을 놀라게 했으며, 촬영 내내 이정범 감독이 상상하고 그렸던 미나의 눈빛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또 다른 스크린 원석의 발견을 알리고 있는 전소니의 등장은 관객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의 총기전문 저격수, [미생]의 쓸쓸한 직장인, <4등>의 폭력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수영강사를 연기하며 점점 존재감을 높여갔던 박해준, <독전>의 마약 조직원으로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그가 <악질경찰>에서 다시 한번 악역 포텐을 제대로 폭발시킨다. 거대 기업의 회장 정이향의 오른팔 권태주 역을 맡아 젠틀하게 수트를 입고 강도 높은 폭력을 휘두르는 그의 모습은 지금까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악(惡)’ 그 자체이다. 평소 박해준을 보며 수줍음 때문에 내면에 있는 것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은 이정범 감독은 마침내 태주를 통해 박해준 안에 있던 활화산을 터뜨리는 데 성공했다. 박해준 스스로도 자신이 연기한 “태주가 무섭게 느껴졌다”고 고백했을 정도. 권태주가 등장하는 씬은 언제나 주변의 공기를 싸늘하게 만들고 긴장감을 극도로 조성한다. 악을 행하는 데 한계가 없는 권태주 역의 박해준은 스크린을 씹어먹는다는 표현이 어떤 느낌인지 실감나게 보여줄 것이다. <악질경찰>에는 전소니, 박해준 외에도 송영창, 박병은, 김민재, 정가람 등 충무로의 개성파, 실력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에너지를 가득 채운다. 태성그룹의 회장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정이향 역의 송영창, 태성그룹의 비리를 쫓으며 조필호를 동시에 추적해오는 남검사 역의 박병은은 존재만으로도 극을 풍성하게 만든다. 조필호의 동기이자 그의 비리를 캐내는 감찰반 팀장 역의 김민재와 조필호의 오른팔 기철 역의 정가람까지 합세해 극을 촘촘히 채운다. 연기 구멍 없는 베테랑 배우들의 묵직한 존재감은 <악질경찰>의 빼놓을 수 없는 강점 중 하나이다.
“조필호는 나이기도 우리이기도 하다” 부조리로 가득한 사회를 향한 이정범 감독의 강렬한 메시지
<아저씨>로 액션과 감성을 동시에 담아내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이정범 감독이 신작 <악질경찰>로 돌아온다. 더 농밀해진 감정과 탄탄해진 서사를 담아낸 <악질경찰>은 악질경찰 조필호가 더 나쁜 놈을 만나 변화해가는 과정을 담은 강렬한 캐릭터 영화다. 지금껏 스크린에 등장했던 수많은 경찰 캐릭터 중에서 이렇게까지 악질이고 비열한 인물은 없었다. 오직 본인만을 위해 사는 이기적인 인물 조필호는 어떤 사건을 계기로 뜨겁게 폭발한다. 이 구조는 이정범 감독의 전작들과도 맞닿아 있다. <열혈남아>, <아저씨>, <우는 남자>까지 주인공의 모습은 다양하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다 그들의 삶에 손 내밀어 주는 누군가로 인해 변모해간다. 이정범 감독은 “극 안에서 변화하는 인물을 담는 것이 좋고, 쓰레기 같은 삶을 살던 이가 최선의 사람으로 변하는 순간에 끝나는 영화가 좋다”며 자신이 일관되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를 정의한다. 신작 <악질경찰>에 대해서도 이정범 감독은 “경찰이지만 범죄를 저지르는 필호도 밑바닥 인생이다. 하지만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누군가를 만나고, 그 사람을 통해 변화하고 과오를 깨닫는다”라고 말하며 전작들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악질경찰>이 그리는 세계는 또한 우리의 현실과 밀접하게 맞닿아있다. <베테랑>, <내부자들>, <아수라>, <더 킹>까지 대한민국의 부조리와 적폐를 다루며 관객들의 지지를 얻은 기존 범죄물들과 궤를 같이한다. 이정범 감독 또한 이에 주목하여 비리로 얼룩진 공권력, 자본주의 속 대기업의 탐욕 등 여전히 불의로 가득한 세계를 그린다. 특히 감독의 시선은 2014년 세월호 참사에 닿는다. 이후 이정범 감독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인 범죄드라마 장르로 심혈을 기울여 시나리오를 집필하였다. <악질경찰>은 그러나 해당 사건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영화는 이후 상처를 안고 방황하며 살아가는 우리와 여전히 이기적이고 탐욕스럽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동시에 담고 있다. 강자가 약자를, 어른이 아이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사회로 이야기를 확장한다.
<악질경찰>의 조필호는 불의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약육강식과 탐욕이 넘치는 이 세상에서 자신이 저지르는 불의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도덕한 인간이다. 그런 그가 ‘너희 같은 것도 어른이라고’ 말하는 미나를 만나 변한다. 여태까지의 그라면 피해가야 맞지만 그는 이번엔 다른 선택을 한다. 악을 부수기 위해 더 큰 악이 되기로 결심한다. 이정범 감독은 조필호의 극적인 선택을 지지한다. 전작들이 용서받을 수 없는 인생을 살던 이가 누군가를 만나 변화하는 과정을 그렸다면 <악질경찰>은 강렬한 범죄드라마의 구조로 진행되지만, 이런 사회를 만든 어른으로서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담았다. 조필호는 감독자신이기도, 우리이기도 하다.
극단적인 촬영과 섬세한 조명 인물의 감정과 공간의 특성을 끌어올리다!
제작진은 촬영 컨셉부터 조명 디자인까지 캐릭터의 감정과 정서를 효과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고심했다. 특히 <악질경찰>에는 차 안, 엘리베이터 등 한정적인 공간이 주로 등장하는데 긴장감의 밀도를 극도로 끌어올리는 촬영으로 한 씬, 한 씬마다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었다. 인물이 밀접하게 붙는 씬에서 제작진은 광각렌즈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광각렌즈만이 전해주는 왜곡된 이미지는 참을 수 없는 거대 악과 마주한 필호의 폭발하는 내면의 심리 상태를 정확히 담아내는 데 제격이었다. 앵글 또한 각 캐릭터의 특성에 맞게 구사했다.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고 등장과 함께 절대적인 공포를 몰고오는 태주는 누구도 막 대하지 못할 강한 존재로 그리기 위해 부감샷을 적극 이용했다. 마치 제3자가 되어 내려다 보는 듯한 초월적인 시각으로 태주의 폭력성과 잔임함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관객들 또한 극단적인 앵글로 보이는 태주의 폭력성에 꼼짝없이 말려들고 만다. 반대로 필호를 촬영할 때는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앙각 촬영이 곳곳에서 이뤄졌다. 이는 태주와 완전한 차별성을 갖는 앵글이면서 동시에 조필호의 악질스러운 얼굴을 더 세밀하게 포착해낼 수 있는 방식이기도 했다. 조명 또한 캐릭터의 변화와 공간의 이중성을 표현하기 위해 섬세한 계획이 필요했다. 극 초반 조필호의 얼굴에 짙은 콘스라스트를 두어 거칠고 어둡게 살아가는 그의 심리 상태를 표현했다면,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필호를 비추는 빛의 대비는 점점 옅어진다. 이는 미나를 만나면서 변화하는 필호의 심리상태를 따라간 것이다. 극 후반 드라마에서 중요한 공간이 되는 태성그룹 본사의 조명은 무려 5일의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표면적으로 선행을 하는 대기업이지만 그 속에는 거대 악이 득실거리는 태성그룹, 그 이중적인 면을 조명으로 표현한 것이다. 제작진은 형광등 1,000개를 공간 곳곳에 세팅해 차가운 느낌을 전면에 부각시킴과 동시에 또 다른 공간에는 샹들리에를 설치하고 조명에 노란색 페인트를 칠하는 등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태성그룹의 이중성을 표현해냈다. 인물의 감정을 담아내고 공간의 분위기를 창조해내는 <악질경찰>의 촬영과 조명은 인물들의 변화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완벽하게 계획된 공간, 그 곳에서 드라마와 캐릭터가 확장되다! 조필호를 통해 우리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는 이정범 감독은 무엇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공간들이 현실적으로 보이길 원했다. 제작진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세트들은 캐릭터의 성격과 의미를 대변한다. 최초로 사건이 어긋나기 시작하는 경찰 압수창고는 악질경찰 조필호가 폭발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는 결정적 이유를 제공하는 장소로 제작진이 특히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먼저 실제 압수창고의 외형을 본떠 현실감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제작진의 첫 번째 미션이었다. 다음은 폭발사고 직전 기철이 태성그룹의 은밀한 거래 현장을 목격하고 그들에게 쫓기는 일련의 과정을 긴장감 있게 담기 위해 액션이 돋보이는 동선이 반영된 내부 공간 디자인을 완성해야 했다. 극도의 현실감과 긴장감, 두 개의 미션을 완수한 경찰 압수창고 장면들이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해 관객들에게 포문을 열면, 다음으로 관객과 조필호는 미나의 집을 마주하게 된다. 미나의 집은 극 중 가장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공간으로, 할머니를 모시고 살았던 외로운 아이의 정서를 소품 하나하나에 담았다. 갈색 원목계열의 따스한 색조 톤을 가진 벽장식 등의 소품들과 미나의 할머니가 썼을 것 같은 뜨개질 도구까지 꼼꼼히 세팅해 생활감이 살아 숨쉬는 공간을 완성했다. 세트라고 인지는커녕 실제 누군가가 오랫동안 살았을 것 같은 생생함을 담아낸 미나의 집, 하지만 그 곳에서 관객들은 따스함 대신 온갖 액션씬과 마주하게 된다. 온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태주의 폭력이 따스함과 생활감을 가진 공간과 명확히 대비되며 이질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정이향 회장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독특한 구조의 건물을 고안했다. 겉으로는 일반적인 대기업 사옥 같은 태성빌딩, 하지만 건물 꼭대기에 정회장의 펜트하우스가 있다는 설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그의 사회적 위치를 상징한다. 고급스러운 장식과 소품들이 가득하지만 차가움이 물씬 느껴지는 이곳은 회장의 집무부터 식사, 목욕, 휴식까지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화된 공간으로 그의 하늘을 찌를듯한 권력을 표현한다. 각 캐릭터의 성격이 고스란히 반영된 특징 있는 공간들은 <악질경찰>의 관람을 즐겁게 하는 특별한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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