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네티즌이 100만명에 이르는 기점이 된 1997년, 영화 [접속]이 통신에 대한 환상을 선물했다면, 2000년의 영화 [해변으로 가다]는 이미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통신의 맹점을 이야기한다. 한없이 평온하게만 보이는 바다의 표면 아래 수많은 생명체들이 먹이사슬을 이루고 살아가듯, 평평한 컴퓨터 모니터의 뒤에선 네티즌들 사이의 크고 작은 사건들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해킹과 스토킹, 이지메 등으로 대표되는 가학적 집단행위... 통신의 대표적 특성인 익명성과 일회성을 악용한 일련의 범죄들은 실제로 최근 우리 사회의 윤리와 질서를 위협하고 있기도 하다.
[해변으로 가다]는 사이버공간에서의 한 사건에서 비롯된 살인을 소재로, 간과 혹은 묵인되기 쉬운 통신의 이면을 그리는 영화이다. 통신의 가장 편리한 도구중 하나인 e-mail은 영화속에서 죽음을 예고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무책임하고 치기 어린 통신에서의 행동들은 공포와 참혹한 죽음으로 되돌아온다. 통신을 일상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상공간과 현실이 만나고 충돌하는 지점을 풀어보는 영화 [해변으로 가다]. 오는 2001년 통신대국 세계 7위를 바라보는 오늘, [해변으로 가다]는 우리사회에 의미심장하고 시기적절한 화두를 던질 것이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