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의 제목은 '질끈 감은 눈'이란 뜻. 제목이 암시하듯이 큐브릭이 선택한 13번째 작품의 주제는 누구나 마음 속 깊이 갖고 있지만 결코 들여다보지 못 하는 본능의 세계 즉, 성적 강박 관념의 영역에 닿아있다. "통제할 수 없는 욕망을 통제하며 살아가는 인간에 관한 영화"라는 큐브릭의 설명대로 [아이즈 와이드 셧]에서 그는 오랫동안 억눌려온 욕망의 원형을 큐브릭만의 독특한 몽환적 영상으로 그려냈다.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은 영화계에서 완벽주의자로 악명 높은 스탠리 규브릭 감독의 13번째 작품이자 마지막 작품이다. 그는 고집스런 기인으로 불리며 살아있는 동안 이미 무수한 전설을 만들었던 감독이다. 그의 죽음에 대해 세인들은 영화계의 큰 별이 떨어졌다며 매우 아쉬워했다.46년이란 긴 영화 인생 동안 고작 13편의 작품을 내놓았지만 그의 작품들은 하나 같이각종 영화계에 큰 획을 그은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풀 메탈 자켓]이후 12년 만에 만든 [아이즈 와이드 셧]을 마친 후 곧 세상을 떠난 큐브릭 감독은 완성된 필름을 보고 매우 만족스러워하며 "자기 생애의 최고작!"이라 자평했다고 한다.십여 년 동안 단 한 차례의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고 전화와 팩스로만 외부와 접촉하며 이 영화에만 몰두했다.
만족스러울 때까지 수십 차례 NG를 외쳐대며 애초 촬영 기간을 훨씬 넘기고 출연료도 많지 않은 큐브릭의 작품에 출연한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 부부는 300일이 넘는 촬영 기간 동안 아예 가족을 데리고 영국 런던에 거주할 만큼 이 작품에 혼신을 다했다. 이들 부부에게 있어 큐브릭과의 만남은 남다른 의미를 지녔다. 베니스 영화제 인터뷰에서 니콜은 "큐브릭에세 커뮤니케이션을 배웠고 연기가 무엇인지를 배웠다."라고 말했을 만큼 그들은 그와의 만남으로 새로운 연기 인생을 경험했다.
큐브릭의 영화 세계에서 또 하나 커다란 의미를 지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영화음악이다. [아이즈 와이드 셧]의 예고편이 세상에 공개되었을 때 니콜의 에로틱한 누드를 타고 흐르던 크리스 아이작의 'Baby did a bad thing'은 거부할 수 없는 성적 욕망으로 가득찬 에로틱한 영화에는 관객의 꼭 감겨진 눈을 열어 꿈의 세계로 인도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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