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댄스영화제의 이유 있는 선택! 유수영화제를 순항하며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은 <디어 한나>
2011 선댄스영화제의 이유 있는 선택!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심사위원특별상 등 주요 부문을 석권한 <디어 한나>는 2012 영국아카데미 신인감독상 수상까지, 유수영화제를 순항하며 가는 영화제마다 평단과 관객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아 왔다. 평단과 관객은 “올해 최고의 영화”, “패디 컨시딘의 뛰어난 감독 데뷔작”, “두 주연의 혼을 빼는 연기가 일품”이라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며, 영화의 기대치를 한껏 올렸다. 이 같은 반응은 해외뿐만 아니라 <디어 한나>를 향한 국내 관객들의 기대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만남을 가진 관객들의 입소문이 원천이 되어 꼭 봐야 할 영화로 인지도를 상승시켰다. 이로써 국내외로부터 작품성을 검증받은 <디어 한나>는 미국 유명 주간지 버라이어티의 찬사처럼 캐릭터, 대사, 스토리라인, 작품의 완성도, 미학적 엄격함을 모두 갖춘 영화로 시종일관 관객들의 심장을 움켜쥐며 강렬한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영국의 거장 켄 로치, 마이크 리 감독을 잇는 차세대 시네아스트 패디 컨시딘 감독, 전세계를 열광시키다
세상과 자신을 향한 끓어오르는 분노를 내뿜으며 모진 밑바닥 인생을 살아온 것 같은 ‘조셉’과 남편으로부터 얻은 상처를 품고 있지만 타인을 위해 따뜻한 미소로 기도해 주는 중산층 여자 ‘한나’의 아름다운 여정을 다룬 <디어 한나>는 패디 컨시딘 감독이 직접 집필하고 연출한 작품이다. 어딘가 익숙한 모습의 두 캐릭터는 마치 영국을 대표하는 거장 감독의 인물들을 보는 듯 하다. 켄 로치 감독의 <하층민들>, <레이닝 스톤> 등에 자주 등장하는 노동자, 서민층을 대변하는 듯한 인물인 주인공 ‘조셉’과 <세상의 모든 계절>, <비밀과 거짓말>등 중산층의 보편적인 삶과 삶의 아이러니를 질문해 온 마이크 리 감독의 인물들과 ‘한나’의 캐릭터가 절묘하게 만나 인간 심연의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꺼내 놓는다. 그래서 일까? 패디 컨시딘 감독은 거장 감독의 반열에 한 걸음 다가서며 영국 작가 감독의 계보를 잇는 차세대 시네아스트로서 인정받고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조지 클루니, 벤 애플렉 등 ‘연기’와 ‘연출’을 겸비한 만능 엔터테이너의 계보를 잇는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컨페션>의 조지 클루니, 벤 애플렉, <이토록 뜨거운 순간>의 에단 호크의 공통점은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최고의 배우이자 연출을 겸비한 만능엔터테이너라는 것. 여기에 영미권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해 온 열정 넘치는 배우이자 걸출한 신예 감독 패디 컨시딘이 가세한다.
<어 룸 포 브래스>(1999)에서 처음 연기로 주목 받은 패디 컨시딘은 감성적이면서 독특한 이미지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드는 자유분방한 배우로서 탄탄한 경력을 쌓으며, 본 시리즈의 완결판인 <본 얼티메이텀>(2007)에서 냉철함을 지닌 캐릭터로 분해 헐리우드 배우로서의 야심 찬 행보를 택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또한, 최근 개봉한 <블리츠>(2011)로 다시 한번 본능적이면서도 과감한 연기를 선보여, 본토뿐 아니라 국내 영화 팬들의 시선 또한 사로잡았다. 이렇듯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필모그라피를 채워간 패디 컨시딘, 그에게 ‘연출가’란 이름은 꾸준한 노력의 원천이 되면서, 어떤 ‘운명’으로 다가왔다. 영화계 입문부터 시나리오 작가이자 연출가인 셰인 메도우스와 인연을 맺어 온 그는 공동 집필과 출연을 병행하며 내러티브에 관한 자신만의 목소리를 깨닫기 시작하면서, 곧 연출에 대한 욕망을 발견하였다. 그러한 소명 의식으로 만든 단편영화 <독 올 투게더>(2007)로 정식 연출을 처음 경험하게 된 그는, 이 작품으로 영화계에 두각을 나타내면서 ‘작가’ 감독의 가능성을 드러냈다. 이후 패디 컨시딘은 캐릭터 연구에 관심을 쏟으며 자신이 창조해낸 ‘한나’라는 인물에 관한 깊숙한 이야기들을 끌어내기 시작했고, 그렇게 장편 <디어 한나>를 탄생 시켰다. 연출에 대한 강한 집념으로 세상에 빛을 본 <디어 한나>는 각종 영화제 수상을 휩쓸며 영국 영화의 저력을 확인시켰음은 물론, 진정성 있는 드라마로 주목 받으며 배우 출신 감독의 빛나는 능력의 산물로 각광 받고 있다.
외롭고 상처받은 두 영혼이 빚어 낸 강렬한 울림 기적과도 같은 치유가 시작된다!
<디어 한나>는 영화 시작부터 거칠고 친절하지 않은 장면들로 화면을 장식한다. 폭력과 분노를 자제할 줄 모르고 자기파괴에까지 이르는 조셉의 행동들은 어딘가 위태롭기까지 하다. 이 불안한 남자가 어떤 사고를 칠지, 장면마다 마주하게 되는 조셉의 모습은 관객의 가슴을 졸이며 온몸에 힘을 주게 한다. 그러다 조셉에게 구원자가 되어 준, 기독교 자선가게에서 일하는 여인 한나와의 만남이 전개되면서 영화는 조금씩 움 추려진 긴장을 풀게 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그토록 밝게 느껴졌던 한나가 어두운 비밀을 숨기며 살아왔음이 드러나고, 더불어 그녀의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목격하면서 관객은 혼란과 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그간의 긴장은 그녀의 아픔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조셉이 한나에게 건네는 말들로 이완되고 그 풀어진 자리를 먹먹함으로 채워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패디 컨시딘 감독은 사는 환경부터 신분까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을 ‘상처와 외로움’이라는, 보이지 않는 내면의 공통점을 만들어 한 자리에 불러 모은다. 그리고 다른 성질의 둘을 같은 하나로 합치고 여기에 반전의 묘미를 선보여 관객으로 하여금 이 놀라운 광경에 감탄하게 만든다. 홀아비 실업자이자, 술꾼이며, 더러운 성질 때문에 불구가 된 조셉과 기독교인으로 충만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듯 보이는 여인 한나. 이 둘이 함께 할 때 한나는 조셉의 영혼을 구언해 줄 유일한 사람이다. 그녀는 조셉의 거칠고 거대한 크기의 분노를 다스리고 그에게 따뜻함을 선사하며 친절로 감싸준, 그런 사람인 것이다. 하지만 평안을 찾은 조셉이 한나의 비밀을 알게 된 순간 상황은 역전된다. 그간 수면 아래 있던 진실, 바로 한나의 남편 제임스가 무자비한 폭력과 학대로 짓밟아온 사실들이 드러나게 되면서, ‘한나’라는 여인이 겉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처럼 조셉의 삶 속에 파고들게 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조셉은 자신에게 구원자가 되어 준 그녀가 보이지 않는 ‘신’과 같은 존재가 아닌 눈 앞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람’이라는 것과 함께, 그녀에게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단 한 사람이었음을 알게 된다.
외롭고 상처받은 두 영혼이 만나 서로의 고통을 감싸 안으며 마침내 서로를 구원하는 기적과도 같은 과정을 강렬한 울림과 깊은 호소력으로 담아낸 <디어 한나>는 누군가의 조용한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긴 여운을 선사하면서 가슴 속 깊숙한 울림을 전한다.
<디어 한나>는 캐릭터에 대한 아름다운 탐구이면서 진정한 의미의 스릴러다!
<디어 한나>는 삶의 우여곡절과 싸워나가는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삶을 관찰하는 시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하나의 줄기에서 시작되지만 조셉을 연기한 피터 뮬란이 말한 것처럼, 그것이 알레고리가 되어 다면적인 부분들로 펼쳐진다. 그리고 영화의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는 순간, 그 여운들이 전해지면서 가슴이 쿵 하는 강렬한 울림과 다양한 감정들을 솟구치게 한다.
<디어 한나>는 영혼이 멍들어 있는 조셉과 한나라는 캐릭터를 통해 상처와 위로 그리고 구원에 대한 메시지를 패디 컨시딘 감독만의 화법으로 전달하고 있다. 영화는 감정적으로 매우 어두운 영화지만 경쾌한 순간들이 있으며, 조셉과 한나가 심한 고통을 겪지만 한편으론,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 수 있는 여유로움의 순간들을 그들의 가쁜 삶 속에 슬며시 밀어 넣어, 주인공들을 끝까지 비참한 삶 속에 가두려 하지 않는다. 그저 지옥 끝에서 만난 고통의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또는 자신 속에 있는 악마와 어떤 담판을 지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지에 관한 대안적인 희망을 보게 한다. 조셉과 한나가 비극을 유대 하면서 조금씩 서로에게 구원의 힘이 되어 주는 것처럼 말이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한나가 남편을 살해하면서, 비록 죄를 얻었지만 그녀 안에 머물던 영혼의 멍은 씻겨 내려간 듯한 안도감을 전해주면서, 그간 꽉 막혀 있던 숨통을 트여준다. 감독은 이 모든 시퀀스마다 생동감을 주는 놀라운 연출의 혼을 불어 넣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짜릿함과 동시에 파워풀한 전율을 일게 한다.
캐릭터에 대한 아름다운 탐구이자 진정한 의미의 스릴러 구조로 이루어진 드라마 <디어 한나>는 캐릭터가 지닌 힘과 스토리를 끌고가는 내러티브의 긴장감으로 감성을 자극해 한동안 잊지 못할 작품으로 기억 될 것이다.
운명을 뒤바꾼 구원의 편지 한 통! 그리고 다시 시작 할 수 있다는 작은 희망. 내 안의 상처와 마주할 용기를 주는 힐링 시네마 <디어 한나>
Dear. 한나. 시간이 좀 걸렸소. 글 솜씨는 없지만 궁금해서 몇 자 적어요. 내가 신을 믿는 건 아니지만 전에 왜 왔냐고 물었을 때 내가 대답 안 했죠? 신을 보러 간 건 아니고 당신을 보러 갔어요 나한테 웃어 주는 사람은 샘과 당신밖에 없어서… – 조셉의 편지 中
<디어 한나>는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친숙한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자신의 개를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는 잔인하고 폭력성이 짙은 남자 조셉. 가까이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분류되는 그가 영혼의 구원자인 한나를 만나면서 서서히 변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구제받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조셉은 세상과 타협하고 남을 위해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간다. 이 같은 변화는 곧 관객들로 하여금 상처가 치유되는 듯한 묘한 경험을 선사한다. 영화의 후반부, 한차례의 폭풍이 지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정리한 뒤 사람을 패던 손으로 펜대를 잡으며 한나에게 쓴 고해성사 같은 편지 한 통. 이 한 통의 편지는 조셉의 운명을 뒤바꾼 구원의 편지이자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그리고 감독은 자신 있게 말한다. <디어 한나>는 어떤 영화보다 가장 심오한 영화지만, 관객 가운데 영화의 흐름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심오함 강렬함 그리고 강인함 뒤에 숨어 있던 아픈 상처의 결을 따라 삶의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해내며 모든 이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디어 한나>는 내 안 깊은 곳에 감춰져 있던 상처와 슬픔에 따뜻한 위로가 될 힐링 시네마로 다가갈 것이다.
상처 위에 돋아난 새 살처럼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나의 소울메이트 <디어 한나>
영화 전반에 도사린 흉악한 폭력과 처참한 가정 학대, 감정적인 잔인함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디어 한나>는 사랑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감독은 “처음부터 나는 모두에게 러브스토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난 삶의 암울함에 대해서는 흥미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디어 한나>에 가끔씩 좀 힘든 장면이 있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 영화엔 희망이 있어야만 했다. 삶이란 게 희망 없이는 견딜 수 없는 것 아닌가? 적어도 난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스크린에 벌어지는 충격적인 잔혹함은 두 사람에게 있어서 부차적인 것이다.” 라고 말한다. 또한 감독은 보잘것없는 삶을 산 사람에게도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선한 면을 보고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디어 한나>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부언한다.
조셉과 한나. 이들은 어느 하나 어울릴 만한 구석이 없지만 깊은 상처라는 연대감으로 이어져 있어, 영혼의 연결고리를 지닌 소울메이트가 되어 서로를 받쳐준다. 예측불능에 폭력적이고 혼돈투성인 세상에서 아픔을 나누고 삶을 살아내려는 모습은, 비록 연인 관계는 아니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로가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로 묶여진다. 세상과 자신을 버린 듯 삶을 소모해온 조셉, 그리고 오로지 생을 버텨내려고만 했던 한나. 상처로 다져져 마음의 불구가 되어버린 두 남녀는 깊은 고통 속에서 아픔의 시간을 보냈지만, 상처가 아물면 조금씩 새 살이 돋아나듯이 다시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용기를 얻는다. 그리고 우리 역시, 영화가 끝나갈 즈음 그들 사이에 반짝이는 희망의 빛을 발견하게 된다.
<디어 한나>가 탄생하기 까지!
“가슴 깊숙한 곳에서 나는 배우라기보다 작가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고의 코치가 늘 최고의 선수인 것은 아니다. 내가 영화라는 매체에서 계속 일할 거라면 연출을 하는 것은 절대적인 필연이었다. – 패디 컨시딘 감독
영국 리즈에서 촬영한 <디어 한나>는 감독의 첫 단편 <독 올투게더 Dog Altogethe>(2007) 에서 장편으로 발전됐다. <독 올투게더>와 <디어 한나>를 제작한 다이아미드 스크림쇼는 “<독 올투게더>는 시작할 때 개를 발로 차 죽여버리는 잔인한 한 남자를, 영화가 끝날 즈음에는 관객이 그에게 동정을 가지게 하는 것이 영화의 목적이었는데 패디 컨시딘은 그것을 완벽하게 달성했다.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그가 특출한 작가이자 감독이라는 것이다.”라는 말로 패디 컨시딘 감독의 재능을 높이 평가했다. <디어 한나>의 프롤로그라 할 수 있는 단편 <독 올투게더>는 베니스국제영화제, 영국아카데미, 영국독립영화제에서 최우수단편영화상을 받았다. 영화를 만들 당시 감독은 연기경험에서 비롯된 것뿐 아니라, 실제의 자신과도 가까워 더욱 가슴에 와 닿는 ‘조셉’이란 캐릭터와 함께 <사랑이 찾아온 여름 My Summer Of Love>(2004)에 출연했을 때 리서치 했던 내용을 토대로 조셉과 상반되는 듯한 여성 캐릭터인 ‘한나’를 얻어냈다고 말한다. 리서치 하고 있을 당시 그는 자선가게에 술 취한 사람이 들어와 자원봉사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분노를 쏟아내고 가는 지 알게 되었다고 한다. 자선가게에서 일하는 여성들 중 한 명은 종종 문을 닫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곤 했는데 그녀의 말에 따르면, 부랑자들을 응대하는 것이 당시엔 두려웠지만 신념이 있었기에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면 종종 다시 들르기도 하고, 가끔은 너무 말짱하게 나타나 사과를 하기도 했다. 자선가게는 조셉과 같은 종류의 이들에겐 피난처와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독 올투게더>를 끝냈을 무렵, 감독은 자선가게에서 선의를 베풀던 여성을 모델로 한 이 여성 캐릭터에 대해 더욱 더 많은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영화를 본 사람들 역시 자신을 극에 몰입시킨 한나의 캐릭터에 궁금해 했기에 그런 지점들을 모아 자신의 영감을 풀어나가 보기로 했다. 이전에 감독은 이미 올리비아 콜맨이 맡은 캐릭터에 기반한 다른 시나리오를 써 놓았고, 이 역시 단편으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 캐릭터에 관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 지 매우 관심이 많다는 것을 듣고 난 후, 감독은 조금 더 긴 호흡으로 끌어나갈 용기를 얻으며 내러티브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결심 끝에 온화한 모습 뒤로 숨은 사연을 안고 사는 여인 ‘한나’가 탄생하게 되었고 감독은 <디어 한나>를 통해 한나의 인생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탐험하기 시작했다. 감독은 자신을 비롯해 사람들이 의문을 품었던 그녀의 삶 속에 들어가길 원했다. “그녀가 어떻게 살고 있는 지 알고 싶었다.”는 감독의 바람은 곧 스토리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모나 치장 또는 살고 있는 곳을 잣대로 그 사람을 판단하며 멋대로 추정한다. 우리 자신의 생활에 빠져 살기 때문에, 은행에서 나를 웃으며 응대하는 이 여성이 지옥에서 살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1초도 하지 않는다.”고 말한 감독은 인물이 지닌 묘한 모순점을 부각시키며 ‘한나’라는 여성을 세상과 만나게 했다. 여성 캐릭터인 한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확장시켜나간 감독은 그 중심에 있는 또 다른 인물인 조셉과 함께, 두 캐릭터가 공존하는 ‘진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감독은 <독 올투게더>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배우 뮬란과, 올리비아, 그리고 프로듀서 스크림쇼가 그들이다. 스크림쇼는 “<디어 한나>의 초고를 처음 읽었을 때, 이건 바로 찍어도 되겠구나 생각했다”며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람의 마음을 끌어담는 장악력을 지닌 시나리오로, 꼭 제작되어야만 하는 그런 운명에 처한 영화였다. 대부분 감정적으로 진실되고 정직한, 호소력 있는 강력한 작품을 만들고 싶어 영화를 하지만 그걸 진짜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디어 한나>는 관련된 모든 이가 영혼을 쏟아붓게 하는 힘을 지녔다.”라는 아낌없는 찬사를 남기며 각본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트레인스포팅>, <내 이름은 조>로 유명해진 피터 뮬란도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깜짝 놀랐다고 한다. “짧은 단편이었다면 아쉬웠을 만큼 <디어 한나>의 시나리오는 경이로울 정도로 훌륭한 장편이 되어 있었다. 보통 단편은 단편 나름의 완결작이다. 하지만 감독이 캐릭터의 삶을 더욱 깊이 있게 바라보면서 자연스럽게 장편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감흥을 전한 뮬란은, 배우뿐 아니라 감독과 스탭 모두 함께 이뤄낸 아름다운 작업이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렇듯 열흘 남짓한 시간 동안 자신을 툭 내던지며 <디어 한나>의 각본을 완성 시킨 감독은, 4주 간의 시간 동안 완벽에 가까운 시나리오 바탕으로 운명처럼 자신에게 온 조셉과 한나의 이야기를 훌륭한 연출로 마무리해냈다.
<디어 한나> 빛나는 캐스팅!
감독이 단편 <독 올투게더>를 집필할 때, 조셉 역으로 유일하게 생각한 배우는 피터 뮬란뿐 이었다고 한다. 그는 피터 뮬란이야 말로 배우가 지녀야 할 자질을 제대로 갖춘 사람으로, 촬영이 지연되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뮬란이어야 했음을 강조하며 그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내는데 주저 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리 마빈, 잭 니콜슨처럼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이며 난 뮬란이 충분히 그들과 어깨를 견줄만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지닌 카리스마와 직관력으로 조셉 내부에 있는 동물적 성향뿐 아니라 섬세함 까지도 이해할 만큼 감정이입이 뛰어났다. 한마디로 그는 천상 배우다!”라며 조셉 역할로 자신이 진정 원하는 배우였음을 밝힌 감독의 말처럼, 피터 뮬란은 폭발적인 감각으로 마성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였다.
<뜨거운 녀석들>에 함께 출연하면서 만나게 된 올리비아 콜맨에 대해 감독은 “올리비아를 보고 바로 느낌이 왔다! 주로 코미디에서 얼굴을 비췄지만 실은 진지하고 정직한 배우다. 평상시 그녀의 진가가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않다고 느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올리비아는 자신의 존재감 이상의 것을 해냈다.”라는 말로 그녀의 성공적인 연기변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한 “한나 역은 총체적인 미스터리와 같았는데, 촬영하는 동안 점점 한나로 변해가는 그녀의 모습이 믿기지 않을 정도 대단하게 느껴졌고, 맡은 역할을 너무나 멋지게 소화해냈다.”며 세트장에서 올리비아 콜맨이 뿜어낸 에너지에 현장에 있던 모두가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는 말을 전한 감독은, 그녀가 <디어 한나>로 한 단계 올라서서 ‘월드 클래스’급의 연기를 훌륭히 해냈음을 밝혔다.
패디 컨시딘 감독이 존경하는 배우 에디 마산은 TV 시리즈 <레드 라이딩 RED RIDING>을 찍으면서 만난 사이로, 연출을 결심해온 그가 수 년 전부터 주목해온 배우였다.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캐스팅에 수락한 그에 대해 감독은 “제임스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아주 까다로운 균형감을 요구하는데, 에디 마산은 엄청난 혼란 속에 빠진 영혼의 연기를 완벽하게 해냈다.”는 말로 전형적인 악한과는 또 다른 캐릭터를 선보인 에디 마산의 호연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함께 작업한 올리비아 콜맨 역시 에디 마산에 대해 “예술을 알고 또 자유자재로 자신의 캐릭터를 다룰 줄 아는 훌륭한 배우.”라며 그가 옆에 있어 안심하며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피터 뮬란과 올리비아 콜맨 그리고 에디 마산까지, 내러티브의 중심축을 이룬 그들은 <디어 한나>에서 거칠고 어두운 곳까지 주저 하지 않고 들어가며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보였다. 장면마다 살아 숨쉬는 배우들의 연기와 극적인 이야기의 흐름, 이 모든 것들이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고 있어 패디 컨시딘의 컴팩트한 연출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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