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체코 카를로비바리영화제 개막작 초청에 이어, 토론토, 시체스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선정된 <시간>은 이미 해외 30여개국에 판권이 팔린 세계적인 화제작이나, 일면 비정상적인 국내 영화마케팅 및 배급구조에 대한 회의를 느껴온 김기덕 감독의 고민으로 한때 국내상영이 불투명했던 작품. 인디 예술영화들의 국내 채널을 도맡아온 배급사 스폰지와의 만남을 통해 일반 관객과의 만남이 가능하게 되었다. <시간>은 김기덕 감독과 함께하는 기자시사 및 간담회 진행 후, 전국 약 10~15개의 영화관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영화 <시간>은 오래된 연인 ‘지우(하정우)’와 ‘세희(박지연)’가 시간의 흐름 속에 점차 무뎌져가는 서로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성형수술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감행하는 비극적인 이야기로, 성형수술 후 ‘새희’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두번째 세희’ 역을 성현아가 맡아 열연을 펼쳤다. 소수의 인물만을 등장시켜 대사가 많지 않았던 김기덕 감독의 근래 작품들과는 달리 주인공 커플의 주변에 여러 배우들을 기용, 그들을 시간의 미로 속에 빠뜨리고 끊임없이 스스로의 운명에 대해 질문하게 하는 방식으로 좀처럼 붙잡을 수 없는 시간과 인간이라는 존재를 다루고 있다.
개봉을 앞두고 공개된 포스터 속, 조각상을 소중하게 껴안고 잠든 ‘새희’의 모습은 멈출 줄 모르는 시간 속에 식어가는 남자친구의 마음을 붙잡으려는 그녀의 욕망을 시각화한 모습이다. 보일 듯 말 듯 그녀를 휘감고 있는 가는 실들은 그녀가 결국은 벗어날 수 없는 시간의 영향력 하에 존재함을 보여주며, “그대의 어디를 움켜쥐어 잠시 멈추어 있게 할 수 있을까”라는 카피는 설렘이 사라져가는 사랑에게,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 시간에게 동시에 슬픈 탄식을 던지고 있다. 한글 로고는 김기덕 감독이 스스로 오려서 만들어 제작한 영화 속 오프닝 타이틀을 기초로 제작되었다.
<나쁜 남자> <빈 집> 등 개성 있는 작품 세계로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던 김기덕 감독의 열세번째 영화 <시간>은 8월 24일에 개봉될 예정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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