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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봉> 죽도록 사무치는 녀석. 우리형
jabongdo 2004-09-23 오후 8:29:22 2400   [3]

<우리 형> - 먼 훗날 그 녀석은 이런 녀석이었다고 회상하면서 한 방울의 눈물을 흘릴 것이다. 바로 형제이기 때문이다.

나에겐 형이 한 명 있었습니다. 언청이라는 선천적 기형으로 인해 말도 제대로 못하는, 그래서 동네에서 놀림을 당하는 형이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어머님의 사랑을 독차지한 형. 아버지라는 그 흔한 자리마저 없어 기댈 곳 마저 찾기 힘들었습니다. 이래서 한때는 정말 형을 싫어했습니다. 하지만 훌쩍 커버린 지금 많이 후회가 됩니다. 원망했던, 웬수 같았던 형이 너무나도 보고 싶습니다. 없으면 좋을 것만 같았던 그의 빈자리가 너무나도 크게 다가옵니다. 다시는 형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형은 이런 녀석이었습니다.

영화 <우리 형>은 사진관에서 시작된다. 오래된 카메라에 담겨있는 필름을 인화하기 위해 사진관을 찾은 종현<원빈>. 그 사진관에 걸려있는 우리 가족의 모습. 그 사진 한 장을 보면서 가슴속에 흐르는 눈물을 뒤로하고, 우리형<상현:신하균>을 생각하는 것으로 영화를 알리고 있다. 종현의 목소리로 가족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지만, 주로 보이는 것은 고등학교에서의 이들의 모습이다. 싸움 1등급인 종현, 그리고 내신 1등급인 성현. 이들의 고등학교 생활은 극과 극을 이루고 있다. 극과 극을 이루고 있는 와중에도 형제라는 고리만은 절대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주로 종현이 한 발짝 물러서 형을 위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형을 위하는 모습은 마치 아버지의 사랑과 같다.

형제간의 우애와 이들의 운명은 한 여자를 통해 드러난다. 인근 고등학교에서 퀸카로 소문이 파다한 보영(조미령). 종현과 상현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보령이란 여학생에 푹 빠져있다. 이들의 모습에서 '미인은 용감한 자가 차지한다'는 일상적인 진리가 문득 떠오르게 한다. 활동적이고 자신감이 충만한 종현은 보영에게 다가서기 위해 문예부 활동을 하는 용기를 선보인다. 물론 이와는 반대로 상현은 지고지순하게 바라만 본다. 하지만 종현은 형이 보영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결국 형을 위해 헤어지게 된다. 하지만 그로 인한 형제와 보영의 고리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연계되고 있음은 상기해야한다. 고등학교 당시의 잠깐의 관계가 이들의 운명까지 결정짓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형>은 단순히 형제간의 사랑만을 다루고 있진 않다.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사랑을 함께 어우르고 있다. 홀로 자식을 키워내는 억척스런 어머니,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극히 한국적인 어머니 상을 그려내고 있다. 상현과 종현이 싸우고 화해하는 모습에서 어머니의 짧은 한마디는 보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고 있다. 형제를 바라보는 관객과 시선을 같이 하도록 유도하는 것 같다.

<우리 형>은 정말 특별함이 없는 영화이다. 남자의 우애를 드러내기 위해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노상방뇨. 갑자기 들려오는 폭죽 소리. 이와 같이 영화는 엉성한 부분들이 많이 존재한다. 또한 <우리 형>은 시대를 전혀 알 수 없다. 분위기나 학생들의 모습, 그리고 모든 상황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작은 소품들은 현재를 대변해 주고 있는 아이러니를 가지고 있다. 무슨 의도가 있는지, 아니면 모르고 한 것인지는 보는 사람의 판단에 두고, 가볍게 웃고 지나가도록 하자.

또한 도처에 등장하는 이들의 오버는 눈살을 찡그리게 만들기도 한다. 형이 사라진 슬픔을 길게 끌고 가는 모습이나, 종현과 연관된 많은 폭력들 중에 일부는 불필요할 정도로 많은 시간과 자세한 묘사를 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그리고 그 후. 상현과 종현 두 형제만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좀 더 보여주기를 기대했던 것에 비해, 종현만이 강조되는 모습으로 조금은 기형적인 모습으로 향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이런 특별함이 없는 와중에도 재미를 느낀 것은 우리의 보편적인 정서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론 과도하게도 보이지만, 가족애로 포장된 끈끈한 피는 다른 허점을 무마하기에 충분했다.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라'라는 복선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빗나간 형제의 엇갈린 운명은 아주 적절한 구성이었다.

자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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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형(2004)
제작사 : 진인사필름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cjent.co.kr/mybrother/mainpage.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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