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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모된 기억, 그럼에도. 냉정과 열정사이
cute2302 2006-09-16 오전 2:51:04 1098   [5]

다른 시간, 다른 공간속에서도
서로의 아우라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

그 먼 기억 속에 그들이 있었다.

10년. 새로이 기억이 생성되고 소멸하기에 충분한 그 시간 동안
그들은 자라지 못한 채 어른이 되었다.
정확히 10년의 시간 동안 그들이 배운 것이라고는
'잊지 않는 방법' 뿐.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약속의 날.
피렌체의 두오모에 거짓말 처럼 거기, 그들이 서있었지만
예정된 약속 처럼 남자는 여자를 말 없이 보내주었다.
인정하지 못 했을 뿐 그들은 10년 전 이미 서로를 놓아준 것이다.
붙잡고 있다 믿었던 것은 단지 기억일 뿐.
놓아버린 것에 대한 지독한 그리움은
서로를 기억하게 했고, 다시 만나게 했으며, 사랑하게 했고
또 이별하게 했다.
여자는 그렇게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들의 긴 이야기는
남자가 다시 여자를 좇아 떠나는 것으로 마지막을 알렸다.

책을 덮으며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그 남자, 과연 여자를 만나기는 했을까.
그저 멀리서 바라보다가 돌아 오지는 않았을까.
만약 만났다면 남자는 어떤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여자는… 기뻤을까.


비록 냉정과 열정의 간극 속에서 다시 서로를 떠나보냈지만,
그것 마저 평생 품고 살 수 밖에 없는 이들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게 마지막까지 놓을 수 없는 기억이라면,
처음이 그러 했듯 마지막 구원도 서로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아직, 이야기의 끝을 정하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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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쓴 건 냉정과 열정사이 책을 읽고 썼던 서평.

 

 

오늘 드디어 영화를 봤는데... -_-

쥰세이는 그럭저럭...; 뭐 그냥 좀 아쉬운 정도였지만

책에서 표현되어진,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아오이는 유감스럽게도 아예 영화 속에는 없더라.

 

음악은... 음악때문에 본 거나 마찬가지니까 역시 맘에 들었어

(뭐 간혹 흘러나온 엔야의 노래가 좀 거슬리긴 했지만 ㅋㅋ)

 

어쨌거나 전체적으루 책보다 캐릭터자체가 너무 평면적인데다가

특히 그 문제의 라스트신... 뭐 절대다수에겐 감동적이었겠지만;; 

난 개인적으로 별루;

그들의 연이은 재회 -그리고 또 다시 재회-가 감동적이기엔

책에서 느꼈던 '미완의 아름다움'이 너무 컸나보다.

결론적으로.  많이 침범 당한 기분.

또 다시 재회하는 걸 그렇게 꼭 확인해주듯 보여줬어야만 할까.

소설수업 때 늘 혼났던 부분이 생각났다- ㅋㅋ

((독자는 바보가 아니다. 잘난척하지 말아라. 일일이 떠먹여주지 말라. 생각하게끔 만들어라. 독자를 무시하는 행동은 소설 자체의 퀄리티를 떨어뜨린다. 등등 ㅋㅋ))

 

그러게 말이야.

그렇게 꼭 떠먹여 주지 않아도. 좋았지 싶다.

누군가들에게는 감동이었을 확인사살이 내겐 뼈아프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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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2001, Between Calm and Pa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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