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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에는 좀 불편하다.. 체포왕
ldk209 2011-05-13 오후 3:40:46 1211   [0]
웃기에는 좀 불편하다.. ★★★

 

어딘지 촌스러운 제목의 <체포왕>은 두 명의 남자 형사가 등장하는 전형적인 버디무비다. 대게의 버디무비들이 그러하듯 <체포왕>은 두 주인공이 처음에 옥신각신하다가 힘을 합쳐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새로 부임한 경찰대 출신 서대문서 강력계 팀장 정의찬(이선균)과 순경 출신의 마포서 강력계 팀장 황재성(박중훈)은 체포왕 타이틀을 놓고 두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쇄 성폭력 사건인 ‘마포 발바리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무한경쟁에 돌입한다. 그러나 합동수사본부라는 말이 무색하게 두 경찰서 소속 형사들은 사사건건 대립하게 되고 수사본부의 해체와 함께 두 팀장은 징계성 보직발령을 받게 된다. 그러나 발바리 검거에 미련이 남은 황재성은 정의찬에게 둘이 범인을 검거할 것을 제안하게 된다.

 

<체포왕>이 지향하고 있는 코믹 액션 영화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다이 하드 시리즈나> 특히 대표적인 형사 버디무비인 멜 깁슨, 대니 글로버 주연의 <리쎌 웨폰>이 그러하다. 이러한 영화들에서 끊임없이 시도되는 말장난, 유머는 심각한 범죄와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아이러니한 매력을 발산한다. 긴장과 이완의 조화라고나 할까.

 

<체포왕> 역시 마포, 서대문 일대의 여성들을 공포에 몰아넣은 발바리 사건을 배경으로 끊임없이 코미디를 구사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은 어땠을지 몰라도 (극장 안에서 웃음소리는 꽤 났던 것 같다. 그리고 같이 본 동료들도 나름 재밌다고는 한다) 나로선 도저히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물론 몇 번 정도는 웃음이 터진 것 같기는 하다. 대체 왜 나는 웃을 수가 없었을까? 코미디 감각이 달라서? 그런데 장면 하나만 떼어 놓고 보면 분명 웃기긴 했다. 내 생각에 아마도 심각한 범죄에 비해 과도한 코믹이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다시 말해, <다이 하드>나 <리쎌 웨폰> 역시 매우 심각한 범죄 상황에서 구사되는 유머를 재밌게 봤는데, 반대로 <체포왕>에서는 왜 불편했을까 하는 것이다. <체포왕>은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전체적으로 과도하게 단순화, 정형화되어 있다. 피해자인 여성들을 제외하고 본다면, 범인을 잡으려는 경찰들은 모두 코믹한 캐릭터, 범죄자는 진지한 캐릭터로 정확하게 이분화되어 있는 것이다. 사실 심각한 범죄 영화에서 코미디의 구사는 제한적으로 진행되는 게 맞다고 본다. <체포왕>에서라면 극을 이끌어 나가는 박중훈과 이선균 정도가 코믹한 캐릭터를 연기한다면, 기타 출연진은 무게 중심을 잡아 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분명 둘의 코미디 연기는 꽤 괜찮다)

 

특히, 두 명의 경찰서장(주진모, 이한위)과 대체 왜 이런 역할이 필요했는지 이유를 찾기 힘든 임원희의 투입은 코믹의 과다를 넘어서서 과잉이라고까지 여겨지며, 마포서의 송형사(김정태)가 룸살롱에서 업주들을 상대로 연설하는 장면은 <방가? 방가!>의 장면을 그대로 빌려온 것으로 심지어 게으른 연출자라는 판단으로 나아간다.

 

코미디를 홍보에 중점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개인적으로 <체포왕>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아현동 추격신이었다. 물론 창의적인 추격신은 아니다. 정확하게 <본 얼티메이텀>의 모로코의 탕헤르 추격신의 모방이라고나 할까. 그럼에도 최소한 서울에서 이런 장소를 찾아내 이를 카메라에 옮겨 담아냈다는 것만으로도 노고(!)가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물론 도중에 잡다한 장면의 삽입으로 추격신의 리듬을 방해한 것은 못내 아쉽다. 어쨌거나 세계적으로 액션영화는 <본 얼티메이텀>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듯하다.

 

또 하나의 아쉬운 점은 영화 전반부에서 영화가 품고 있는 문제의식에 대해 아무런 이의나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 채 덮어버렸다는 것이다. 아니 그럴 의사조차 없어 보인다. 왜 황재성은 노인의 폐지수집과 소녀가장의 커피믹스 절도까지 모두 입건 처리한 것일까? 왜 마포서와 서대문서 형사들은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일까? 왜 형사들은 어떤 범죄엔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어떤 범죄엔 마지못해 나서는 것일까? 이는 바로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시스템의 문제인 것이다. 황재성의 갑작스런 개과천선(?)도 뜬금없지만, 이러한 문제가 황재성처럼 개인적인 자각과 양심의 회복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 것인가? 결말의 모두가 행복해지는 듯한 해피엔딩에도 불구하고 엔딩 장면에서처럼 시스템의 개선이 없다면 영화에서 드러난 문제들이 무한 반복될 것이라는 건 너무도 뻔해 보인다.

 

※ 비록 이 영화가 스릴러 장르의 영화는 아니지만, 범인이 등장하자마자 너무 쉽게 알 수 있다는 것도 아쉬운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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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왕(2011, Officer of the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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