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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간 아내의 기가 막힌 사연들.... (스포..) 집 나온 남자들
novio21 2010-04-16 오전 12:32:43 864   [0]

  아름다운 하늘이 보였다. 한국에도 미국에나 나올 법한 광활한 하늘이 있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안 순간이다. 그런 화면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낭만성, 무척 좋았다. 어쩌면 촬영기법의 발전을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를 통해 조성된 낭만적인 분위기는 긴장감으로 가득한 영화의 서사와 대비를 이루었다. 긴박하고 격렬한 서사와의 기묘한 대조, 영화는 매우 신선해 보였다. 각박한 현실을 잊을 수 있는 영화, 본연의 기능이 산 것만 같았다. 그러나 영화의 갈등은 역시나 존재했다.
  현대인의 낭만 중 점차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바로 이해 받는 삶이다. 도시 생활로 인해 각자의 생활을 인정받는 자유주의와 개인주의를 얻은 것은 물론 장점은 있다. 그러나 서로의 삶에서 접촉과 만남이 점차 소원해지는 요즘, 이해 받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으며,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사용되는 수단으로 애용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이제 대리만족으로만 느낄 수 있는 그 감정은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개연성을 중시하는 순간부터 심지어 영화에서조차 사라지고 있다. 사회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서사 예술들의 한계일지 모르겠다.
  이해 받기를 원하는 아내, 그녀는 그것이 충족되지 못하자 떠났다. 그러나 남편 역시 떠나려 했다. 라디오 방송 중 아주 크게 이혼하겠다는 선언을 한 방송인 ‘지성희(지진희)’는 그렇게 아내를 이해할 마음을 끝냈다. 그러나 그가 알게 된 현실은 아내가 자신을 먼저 찼다는 현실이었다. 버리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누가 먼저 했는가 하는 문제를 매우 중시한 ‘지성희’는 자신이 싫다는 아내를 찾고자 여행을 떠나게 된다. 거기에 동참한 남자는 그의 후배이자 아내의 과거 애인이었던 ‘황동민(양익준)’이었다. 이 기이한 관계를 갖고 있는 남자 둘이 여자 하나를 찾아가는 이 영화는 Road Movie가 된다. 무척 오랜만에 본다.
  이해 부족, 현대사회가 언제나 아파하는 이유다. 관계의 과다로 인해, 그리고 바쁜 사회생활로 인해, 도시인은 자신의 옆에 있는 가족이나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기조차 힘들다. 도시화로 인해 받은 피해자들이면서도, 결국 도시에 살 수밖에 없는 그들, 그렇게 도시인들은 불행하게 살고 있는 듯하다. 어쩌면 자신이 그렇게 사는 줄도 모르면서, 아니 외면하면서 살고 있는 그런 사람들, 영화엔 그런 인물들이 주인공이자 조연들이다.  

  도망갔기에 잡으러 다니게 된 남편은 그의 추적 과정에서 아내에 대해 몰랐던 점들을 하나 둘씩 자각하게 된다. 과연 부부였는지조차 의심하는 상황까지 몰리게 된 남편, 그것은 도시인들의 일반적인 특성이기도 하다. 아내의 고민, 아내의 과거, 그리고 아내의 가족 등 전혀 예상 못한 내용들에 당황해 하고 그리고 미안해 한다. 그는 그녀를 몰랐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에게 그런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었다. 믿지 못했지만 믿지 못하게 만든 그런 관계, 어느 부부에겐 그렇게 지독한 불신과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모르는 것이 죄인 것. 영화는 사건의 원인으로 지적한 것이다. 그래서였던 것 같다. 그녀의 과거 하나하나를 알게 되면서 느끼는 자괴감과 함께 밀려드는 미안함은 영화의 후반부를 만들어간다. 그리고 도망한 아내에 대한 용서는 필연적인 결론이 된다.
  보통의 현대의 도시인들처럼 부부, 혹은 가족이란 묶음이 단순한 인간관계의 하나일 뿐 귀하지도 않게 된 그런 사회에서 살고 있을 뿐이다. 어쩌면 말뿐인 관계 속에서 혼자만의 비밀과 사연, 그리고 인간관계로 살아가게 되는 것만 같다. 물리적으로 공간을 함께 한다고 해도, 결국 타인들끼리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현대인들, 영화 속에서 가득한 세상의 모습이었다.
  부부, 이젠 민법상으로만 친한 관계일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부부라는 관계에만 한정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주인공 집안에 도둑이 들어 10억 이상의 금액이 털렸다는 이야기에도 집에 가지 않은 모습은 부부든 혹은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에서든 그냥 알고 있는 관계와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함께 산다 해도 도리어 미지의 인물로만 느껴지는 모습이 영화 속에서 보일 때, 현대인들의 살아가는 비극을 보는 것만 같아서 슬펐다. 영화는 뛰어난 연기로 빚어진 즐거운 코미디 구성을 띠면서도 그 뒤에 숨겨진 도시인들의 애환이 느껴졌다.  

  하지만 영화는 만족만을 주진 못했던 것 같다. 주제를 위해 만든 시나리오라 한 쪽의 이야기를 긍정적으로 보면서 썼다는 점에서, 예술의 일방적 시선은 통상적으로 인정한다. 예술의 자유로운 선택방법과 그 내용은 어느 사회나 다 인정하고 또 인정받는 것이 다양한 측면에서 좋다고 인정한다. 다만 영화의 앵글을 아내에 집중했다면 아내 역시 문제 많긴 마찬가지다. 남편이 안 아내의 비밀은 근본적으로 아내이기에 남편에게 이야기해야만 했던 사실들이다. 아내는 자신의 문제를 남편이 알 수 있도록 노력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영화를 보는 내내 갖게 됐다. 부부가 관계라고 본다면 사실을 숨긴 것은 거짓일 뿐이며, 결국 아내는 남편을 결혼 전부터 버린 것이다. 이미 그 관계는 불건전했고 파탄이었다. 어떤 점에선 아내의 행동은 자신의 세계에서 나오려 하지 않는 사회의 부적응자로 보일 수 있다. 즉, 나을 것이 하나도 없는 아내의 입장을 미리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은 어쩌면 과도한 의미 해석과 과도한 인식의 단정이 있었을 수도 있다.
  또한 무리한 요구, 그녀의 행동 역시 영화 속의 사건의 빌미를 제공했다. 즉, 그녀 역시 누군가에게 자신의 자유를 위해 희생시킨 그다지 좋아 보이진 않아 보였다. 어쩌면 이런 면은 현실과 반대인 이상향으로 묘사하고 싶었던 감독의 의중이 강하게 표현되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 어느 것 하나 이해 받지 못한 상황이다 보니 그것이 극도로 인정된 세상으로 가고 싶다는 욕구를 들어주면서도 동시에 상대에 대한 고통을 주는 상황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영화의 구성은 분명 비판의 소지도 있어 보인다. 어쩌면 상대의 입장이나 배려는 없어 보였고, 자신만의 시각에서 모든 면을 해석하려 했고, 그래서 수긍할 수 있는 일처리를 결코 수긍하기 힘든 묘한 구석을 몰고 갔다. 아마도 독특한 스토리를 만들려는 의도에서 그랬던 것 같다. 이런 점이 부각됐다면 영화는 더욱 강한 주제의식을 담았을 것이고 좀 더 설득력이 강하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래도 영화는 신선했다. 넓은 대평원에나 있을 법한 풍광이 한국의 풍경을 배경으로도 볼 수 있었다는 점은 물론 신선한 구성과 내용은 무척 즐거운 것들이다. 엉망이고 뒤죽박죽인 영화 속에서 독특하면서도 쉽게 만나보기 힘든 캐릭터들이 자신만의 세계관을 갖고도 다른 타인들과 잘 조화를 이루었다. 자신들의 피치 못할 사연의 개연성은 부족했지만 그런 약점들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지진희, 양익준, 이문식 등의 뛰어난 연기자들의 공일 것이다. 영화는 아마도 만점을 받기 힘든 구석들을 갖고 있지만, 이하 감독의 다른 작품은 기대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총 1명 참여)
kkmkyr
내용이 웃겨   
2010-04-22 13:05
hsgj
감사   
2010-04-19 13:12
xman11
열심히 쓰셨네여...   
2010-04-18 17:42
man4497
잘봤어요   
2010-04-17 11:36
smc1220
감사   
2010-04-16 17:48
ssh2821
잘읽었습니다   
2010-04-16 01:01
ckn1210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010-04-16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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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온 남자들(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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