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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와 BGM만으로 영화는 얼마나 고급스러워 질수 있는가.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heidelloon 2010-03-28 오전 2:17:06 1033   [0]



 수다와 BGM만으로 영화는 어디까지 고급스러워질 수 있는가.
여기, 그것을 체험할 수 있는 티켓이 있다.

 

 

 이 얼마나 고급스러운 포스터란 말인가. 여기에 비하면 한국판의 포스터와 제목이란.... 그래. 세계 제 2차대전, 홀로코스트라는 반인륜적인 만행의 중심에 한 남자가 있다. 타칭 유태인 사냥꾼 한스. 그리고 가족을 한스에게 잃고 도망친 유태인 소녀 쇼산나. 나치가 유태인을 잡는다면, 우리는 나치의 머리가죽을 벗기겠다! 라고 외치며 반나치 특수부대를 이끄는 알도.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전란의 소용돌이와 저마다의 사연을 가슴에 안고서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수많은 사람들. 그들의 행동은 뜻하지 않게도 히틀러 암살이라는 전무 후무한 사건으로 치닫게 되는데.....

 이렇게 급박하고 긴박한 상황에서 어떤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어떤일이?! 그것은 바로 수다. 그렇다. 이영화는 전쟁영화도 아니고 액션영화도 아니고 스릴러는 더더욱 아니다. 그저 대사의 분량이 조금 과한 오락영화. 팝콘무비. 그리고 그 수다를 보조해주는 BGM이 적절함의 궁극을 보여주는 타이밍에 적절함의 극치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울려 퍼진다. 영화는 시작부터 관객의 의중따윈 아랑곳 하지 않는다. 무뚝뚝하게 시작하는 오프닝, 한명의 독일군 장교가 나타나고. 그 순간부터 그 독일군 장교는 미칠듯한 포스를 뿜어대기 시작한다. 무려 20분. 오프닝씬이 20분. 이 마성의 20분(챕터1)이 끝나갈때쯤엔 당신은 이미 크리스토퍼 왈츠의 노예가 되어 있을 것이다. 굉장히 억세고 강한 악센트를 사용하는 브래드 피트와는 반대로 너무나도 부드럽고 부드러워 산들바람이 살랑이는듯한 연기를 보여주는 크리스토퍼 왈츠. 카메라를 장악할줄 알고, 화면을 지배할줄 아는 배우가 관객까지 다룰줄 안다면, 그런 배우가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영화는 생기를 얻는다. 굳이 수다를 장르화 시켜 예술의 경지까지 끌어올릴줄 아는 감독이 함께 하지 않는다 해도 말이다.

 어떤 소재라도. 어떠한 상황이라도 타란티노의 손을 거치게 되면 수다와 음악. 그리고 쓸데없이 리얼하고 진지한 유혈이 낭자하게 된다. 타란티노는 자신의 손이 어디까지 갈수있는지 한계를 시험했고, 그 결과는 보시는 바와 같이 대성공. 타란티노를 집대성한 타란티노의 가장 타란티노 스러운 영화. 타란티노가 타란티노에게 헌정하는 타란티노의 오마주. 서로의 고간에 총부리를 겨누고 마주 앉아 있는 상황에서도 수다를 떨고, 킬빌의 대미를 장식했던 머리 뚜껑이 수시로 벗겨진다. 물론 인물들의 수다를 방해하지 않는 최대한의 범위내에서 적절함의 궁극을 보여주는 BGM은 말할것도 없고 말이다. 대화간에 이루어지는 미묘한 움직임. 그로인해 벌어지는 숨막힐듯한 정적. 불안감. 긴장감. 이마저도 타란티노는 수다의 일부로 승화시켰다. (물론 덕분에 배우들은 10분이 넘는 롱테이크씬을 찍어야 했고 30페이지가 넘는 대본을 외워야 했으며 바에서의 장면은 리허설만 2주를 진행해야 했다. 물론 촬영에만도 2주가 걸려 바에서 수다떠는 장면을 찍기위해 한달을 투자해야 했지만.)

 독일인들은 홀로코스트라는 반인륜적 범죄 행위에 대한 굴레를 평생 이고 간다. 날때부터 갈때까지. 인정하고 수긍하고 또 뉘우친다. 감히 그들의 입장을 옹호하지 못하고 반박하지 못한다. 유태인들은 그저 영원한 피해자일 뿐이다. 하지만 타란티노에게 역사적 사실따윈 예술이라는 거대한 파도앞에 흔들리는 한척의 돛단배따위에 불과하지 않았을까. 도망치는 유태인 소녀에게 유쾌하게 다음에 보자고 외치는 한스나 독일군 머리가죽을 벗기고 야구방망이로 때려잡으며 즐거워 하는 유태인이나. 그리고 이러한 선악 구도의 파괴는 히틀러의 회화화에서 절정을 맞이한다. 특히 클라이막스부분에서 너덜너덜 해지는 그모습은 할 말을 잃게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것들을 아우르는 수다가 있다. 나치와 바스터즈를 관통하는 수다가 있다. 협상을 믿고 충실이 이행하는 독일군에게 잔혹한 짓을 저지르는 유태인이 문제인가 아니면 수다에 의미를 부여하고 순진하게 마음을 놓은 독일군이 문제인가. 나치에 대한 복수심으로 자신의 목숨마저 포기하는 유태인이 문제인가 사랑앞에 모든걸 바치고 결국 배신당한 전쟁영웅이 문제인가. 문제따윈 없다. 그저 수다가 있을뿐. 2차대전을 바라보는 시각도. 나치와 유태를 바라보는 시각도. 히틀러를 바라보는 시각도. 타란티노가 아니면 할수 없었을 것이다. 사상이나 이념을 뛰어넘는 그 무언가. 타란티노에겐 아마도 그것이 수다로 보였겠지.

 물론 그렇다. 내가 지금 이렇게 혀가 닳도록 찬양을 해대고 있지만, 끔찍하게 지루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요 이딴게 영화냐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극명한 호불호. 이것 조차도 타란티노의 매력이고, 나아가 타협하지 않는 것도 타란티노의 매력이다. 그리고 나같이 타란티노의 그런 스타일에 푸욱 절여진 사람이라면 더 무슨 말이 필요하랴. 호불호도 평점도 상도. 그저 한낱 수다거리에 불과한 것을.

 

 

 여담으로 클라이막스에서 상영되는 '조국의 영광'이란 영화를 연출한사람은 일라이 로스라는 타란티노의 초 절친. 타란티노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제작한 호스텔 1,2 를 연출한 사람인데 조국의 영광 뿐만 아니라 빠따로 나치 때려잡는 도니 도노위츠 역으로 영화에도 직접 출연해 우정을 과시.(둘이 사귀는건 아니겠지?) 뿐만 아니라 중간에 히틀러에게 반감을 가진 장군역으로 나오는 사람은 무려 마이클 마이어스! 그리고 사무엘 잭슨도 목소리 연기에 직접 참여해 주셨단다.(그 캐릭터 소개해주는 목소리가 사뭴잭슨)

  에, 그.. 머리 벗기는 손이랑.. 총상을 쑤시는 손은 퀜틴 타란틴 본인의 손. 이사람은 정말 멋있음. 37분 정도가 잘렸다는데 제발 감독판으로 무삭제판이 공개 되기를....! (장만옥도 찍었다는데 삭제됨 최종본은 190 짜리라고 함!! 무려..무려 190분!!)

 킬빌 3부를 제작한다는 소문을 얼핏 들은것 같은데....


(총 0명 참여)
jinb4563
잘 읽었습니다..   
2010-04-12 02:16
image39
잘읽었습니다.^^   
2010-03-31 09:35
hsgj
잘읽었습니당   
2010-03-31 00:29
ssh2821
잘읽었습니다   
2010-03-28 22:23
1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2009, Inglourious Basterds)
제작사 : Universal Pictures, The Weinstein Company / 배급사 : UPI 코리아
수입사 : UPI 코리아 / 공식홈페이지 : http://inglouriousbasterd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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