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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권하는 사회 미녀는 괴로워
kharismania 2006-12-06 오후 4:46:18 971   [2]
외모가 대세, 아니 득세하는 시절이다. 44사이즈가 필수덕목이라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런웨이 편집장 미란다의 말은 영화나 소설 속의 허영이 아닌 시대의 코드다. 이 시대의 여성들은 아름다움을 꿈꾼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의 기준은 21세기 브라운관속의 지상파 여신들이다. 그래도 현대의학의 발달은 원판 불변의 법칙을 극복하는데 이바지한다. 그것이 외모지상주의라고 학을 띠어도 시대에 부합하는 이미지상을 추구하기 위한 방법론이라면 과감히 돌파하는 수밖에.

 

 유미코 스즈키의 동명원작만화로부터 모티브를 따온 이영화는 이야기로 나가기 위한 발상의 근원지점만을 취한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비슷한 사연을 지닌 만화와 영화속의 인물들은 다른 이야기구조안에서 살아가지만 그녀들의 심정은 다시 하나로 읽힌다. 뚱뚱하고 못생겨서 괴로웠던 그녀들이 미녀로 환골탈태한 후에 날씬하고 예뻐져서 괴로워야 하는 심정은 엇비슷하다.

 

 영화나 만화나 미녀가 괴로워야 하는 이유는 그놈의 인기떄문도 자신의 외모에 대한 타인의 끊임없는 관음떄문도 아니다. 그것은 선천적으로 폭발물 기질을 지니고 있던 자신의 외모로 인해 굳어진 열등적 성향은 외모의 환골탈태와 동반되지 못한 불균형 현상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외모를 통해 새로운 삶을 누리고자했던 인물이 자신의 지우고 싶은 과거만이 아닌 지키고 싶은 과거마저 외면해야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것.

 

 일단 이 영화는 첫인상부터 경악스럽다. 김아중이라는 검증된 미인이 한나(김아중 분장 역)라는 인물로 치환된 것은 수많은 할리웃 영화의 전례에서 보였던 특수분장의 신묘함에 대한 부질없는 예찬보다도 놀라운 광경이다. 물론 성형이라는 영화의 허구적 방법론으로 그녀는 자신의 온전한 모습을 스크린에 재등장시키지만 이는 시각적 충격과 더불어 색다른 묘미를 보인다.

 

 무엇보다도 성형이라는 방법론으로 자신의 삶을 바꾸고자하는 한나의 모습에 질타를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이 영화의 단순하지만 정공적인 돌파구다. 노래에 빼어난 재능을 지녔지만 팔릴 수 없는 비쥬얼을 지녔기에 재능없는 노래 실력이지만 팔리는 비쥬얼을 지닌 아미(서윤 역)가 무대에서 관객들을 유린할 때 무대 뒷편에서 그녀의 목소리를 공급해야 하는 한나의 모습은 동정심을 자극하는 것 이상이다. 재능있는 루저가 성공하는 스토리의 과정은 통쾌한 클리셰다. 또한 그것은 평범한 이들의 공감적 욕망을 대변하는 페르소나이기도 하다. 마치 '전차남'의 연애에 힘을 불어넣는 댓글의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평범하거나 그 이하였던 사람들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 신데렐라 스토리를 뒷받침하는 것이 이미 지니고 있으나 발현되지 못한 능력이 아닌 인공적 변화로 인한 시도라는 점에서도 이영화는 색다르다. 성형이라는 부도덕한 트렌드를 노골적으로 전면에 배치한 것은 결국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는가라는 사항앞에 우리가 알면서도 대답하지 못한 것을 통쾌하게 까발린것만 같은 제스쳐다.

 

 살을 찢고 뼈를 깎는 것이 비유가 아닌 행위가 되는 성형의 결과가 남긴 것이 비단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은 한나와 제니의 간극이 만들어내는 상황의 도출떄문이다. 그것이 영화적 상황의 허구라고 치부해도 좋겠지만 이는 성형을 꾀한 이시대의 이름모를 그녀들을 이해해야 하는 방점이다. 마치 성형중독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만 같은 여성들에 대한 무지한 손가락질 이전에 그 중독을 부르는 사조적 세태를 먼저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한나가 제니로 변모해야 되는 이유이기도 하며 우리가 그에 대해 일침을 놓을 자격이 없다는 근거로 작용하기도 한다.

 

 물론 이 영화가 추구하는 것 성형에 대한 옹호가 아니다. 영화는 시대를 말하는 적극성보다는 개인을 말하는 소극성에 가깝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 드러나는 것 역시 지극히 사적인 사연이며 그로 인한 에피소드적 활극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한나와 제니의 간극에서 드러나는 시대적 코드를 외면하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그것이 이영화를 단순한 장르적 웃음으로 한정시키지 않는 미덕이기도 하다.

 

 물론 이 영화를 루저의 성공기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한나가 제니로써 거둔 성공은 한나로써의 단점을 죄다 솎아 낸 뒤의 장점을 통한 승리니까. 고백의 상황이 짊어진 눈물의 결과가 과연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였을까라는 의문도 간과할 수 없다. 그것은 성형수술로 인한 외모변화가 눈에 훤히 드러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성형을 부인하는 연예인들의 정색과도 맞닿는다.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극중대사처럼 미녀가 아닌 괴물로 몰락할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니가 한나로 되돌아와 거두는 성공에 대한 에필로그는 미약한 씁쓸함을 남긴다. 결국 미모가 따라주지 않는 한나의 성공따위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것이기 때문이고 성형을 통한 한나의 성공은 그 현실을 확실히 체감하게 하는 그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에 반기를 들수 없는 것은 한나의 그것이 '천하장사 마돈나'의 동구와도 같은 절실함을 지녔기 때문이다. 단지 살아가고 싶기 떄문에 여자가 되고자 했던 동구처럼 살아가고 싶어서 성형을 택한 한나에게 돌을 던지기에 그 절실함은 영화속의 현실에 얽매이지 않은 진실함과 맞닿는 통증이 전이된다.

 

 어쨌든 이 영화는 웃음과 단순한 감동외에도 무언가 시대적인 코드에 대한 노골적인 사유를 담고 있다. 여자로써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이 성형을 부채질하는 것만은 아니다. 분명 그것은 남성이 지닌 아름다운 것에 대한 차별적 성취욕망과도 무관하지 않다. 여성들이라면 공감할 법하고 남성들이라면 그 앞에 불쾌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모양새를 띠고 있는 영화다. 필자 역시 그 상황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영화를 보고 나서도 성형미인에 대한 은근한 불쾌감을 불식시킬 수 있었는지는 여전히 검증되지 않는다. 짝퉁보다는 진퉁이 아무래도 기분좋은 일인것은 어쩔 수 없는 심리니까. 물론 성형이 장난은 아니다. 이 영화속의 해피엔딩이 현실에 적용될 보장은 없다. 미녀와 괴물의 차이는 결국 그 아이러니의 극복에 있는 것이다.

                         -written by kharis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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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는 괴로워(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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