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라이즈>를 연출한 벤 휘틀리가 이번에도 제한된 공간을 배경으로 한 독특한 액션물인 <프리 파이어>로 돌아왔다. 무기 밀거래를 위해 브로커인 저스틴(브리 라슨)과 오드(아미 해머)가 바이어인 크리스(킬리언 머피)와 셀러인 버논(샬토 코플리)을 연결해주기 위해 폐공장에서 만나게 된다. 삐걱대지만 거래는 성공적으로 끝날 것 같았는데 같이 온 부하 중 한 명인 스티보(샘 라일리)가 거래 전날 버논 쪽 멤버인 해리(잭 레이너)의 사촌 동생을 성폭행을 한 것. 이미 전날 해리에게 두들겨 맞았지만 아직 해리의 분이 덜 풀린 상태. 스티보의 사과로 상황이 정리 되어 보이지만 결국 스티보가 해선 안 될 말을 하고 격분한 해리는 스티보에게 총을 쏘게 되고 폐공장 안에서 이들의 총격전이 시작된다. <프리 파이어>는 단순한 사건 하나로 끝까지 극을 밀어붙이는 독특한, 아니 엄청난 자신감을 가진 작품이다. 엄청난 배우들과 마틴 스콜세지라는 거장의 지원이 있는 작품이지만 그 결과는 솔직히 성공적이지 못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리고 그의 위대함이 다시 한 번 느껴졌다. <프리 파이어>는 영화 초반부터 총격전이 시작되지만 캐릭터들 간의 시시껄렁한 농담들이 액션과 더불어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근데 이 농담들이 관객들에게 특히 우리나라 관객들에겐 전혀 먹힐 것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타란티노의 영화 중 <데쓰프루프>나 최근에 <헤이트풀8>까지 그의 작품에서 농담들은 재미도 있지만 후에 벌어지는 사건들과 연관성을 갖기도 한다. 심지어 영화의 리듬감까지 그 농담으로 만들어지기까지 하니 달리 거장이 된 게 아니다. <프리 파이어>는 전작인 <하이-라이즈>에 비해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이었다. 후반부에 재치 있는 대사와 긴장감 있는 연출을 보여줬기에 아쉬운 감이 더했다. 다음 작품에선 그런 능력을 좀 더 잘 사용해 좋은 작품을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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