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한드로 몬테베르드 감독의 <리틀보이>는 99cm의 작은 소년과 그의 아버지 간의 따듯한 사랑을 보여주는 휴먼 판타지물이다. 주인공 페퍼는 작은 키 때문에 언제나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지만 유일한 친구이자 아버지에 사랑으로 힘든 학교생활을 이겨나간다. 2차 세계대전 중 한 가족 당 1명씩 군에 가야하는데 페퍼의 형은 평발이라는 이유로 입대를 못 하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아버지가 입대를 하게 되자 유일한 친구를 이젠 당분간 볼 수 없는 페퍼는 실의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마술쇼에서 무대에 올라 물건을 움직일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보고 전쟁도 자신의 손으로 끝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아무도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와 중 페퍼의 주문으로 지진이 일어나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쟁도 마무리 된다. 이 영화는 오랜만에 보는 정통 판타지물이다. 몇 해 동안 장르의 여러 조합으로 수많은 판타지물이 있어왔고 수많은 히트작들이 있어왔다. 하지만 아이가 주인공인 순수한 판타지물은 그야말로 오랜만이었다. 누가 봐도 거짓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주인공 페퍼의 순수한 모습과 확신에 찬 행동은 순간 그 상황들을 믿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었다. 그리고 어찌 보면 너무 신파의 느낌이 없지 않으나 아버지와의 애틋한 모습이 마을을 움직이기 충분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엔딩이었다. 아버지의 상황이 바뀌면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는데 반전이라는 포인트로 감동을 줄 수 있지만 희생당한 다른 사람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영화를 보고 <인생은 아름다워>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전쟁의 끔찍한 상황을 아들을 위해 게임이라고 설정하고 행동하는 아버지의 부정이 가슴에 사무치게 멋진 작품이었다. <리틀보이>는 그 만큼의 걸작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최근에 잘 볼 수 없었던 캐릭터를 다룬 작품이라 반가웠고 장르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계속 만들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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