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감독과 배우 모두 자신들의 장기를 전혀 보여주지 못한 액션영화 / 청소년 관람불가 / 115분
피에르 모렐 감독 / 숀 펜, 하비에르 바르뎀, 자스민 트린카, 이드리스 엘바..
개인적인 평점 : 1.5점 (IMDB평점 : 5.6점, 로튼토마토 지수 : 16%, 4월18일 기준)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어제(17일) 롯데시네마 프리미엄칠곡에서 관람하고 온 <더 건맨>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
프랑스의 장 패트릭 맨체트의 베스트셀러 'The Prone Gunman'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더 건맨>은 <13구역>과 <테이큰>을 연출한 피에르 모렐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미스틱 리버>, <밀크>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숀 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하비에르 바르뎀, 여기에 이드리스 엘바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여배우 중 한 명인 자스민 트린카 등이 출연한다는 점 등으로 인해 기대를 불러 모았던 작품인데요.
■ 피에르 모렐 감독의 필모그래피
※ 위 표에 사용된 데이터는 IMDB, 박스오피스모조, 로튼토마토, 한국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참고한 것임을 밝힙니다.
※ 개봉일은 북미기준이며, 각 데이터는 4월 17일까지 집계된 수치입니다.
하지만 <더 건맨>은 지난 3월 20일에 북미에서 개봉해, 북미 평론가들로부터 "람보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은 참담했던 숀 펜의 실패작", "피에르 모렐 감독도 막아내지 못한 숀 펜의 개망신" 등과 같은 혹평 일색의 평가를 받으며 16%라는 참담한 로튼토마토 지수를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죠.
과연, 제가 직접 보고 느낀 <더 건맨>도 북미 평론가들의 평가와 같았는지, 언제나 그렇듯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자신이 저지른 죄악으로 인해 제거 대상이 된 전직 용병의 이야기
줄거리 2006년 콩고 민주 공화국. 반군들로부터 NGO 대원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던 전직 스페셜포스 출신의 용병 제임스 테리어(숀 펜, 이하 짐 테리어)의 주요 수입원은, 다국적 기업들의 개발도상국 자원 착취를 돕기 위해 개발도상국 내에서 약탈, 살인, 강간 등을 일삼으며 내전을 장기화시켜 사회 혼란을 유발하는 일인데요. 그렇게 온갖 악행을 저지르며 살던 짐 테리어는 NGO 소속의 여의사 애니(자스민 트린카)를 만나게 되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하죠.
그러던 어느 날, 다국적 기업들에 의한 자원 수탈을 막기 위해 콩고의 신임 광업부 장관이 일방적으로 자원 채취 계약 해지 선언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다국적 기업들은 짐 테리어가 속한 용병단에게 광업부 장관 암살을 의뢰하게 되는데요. 이에 짐 테리어는 별 어려움 없이 광업부 장관 암살에 성공하게 되지만, 조직의 명령에 의해 그 즉시 아프리카를 떠나게 되죠. 사랑하는 애니에게는 그 어떠한 말도 전하지 못한 채 말이에요.
그렇게 8년의 세월이 흐른 뒤, 용병 생활을 청산하고 NGO 대원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던 짐 테리어는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들이닥친 정체불명의 무장괴한들로부터 기습을 받게 되는데요. 무장괴한들의 습격이 용병 생활과 관련된 자신의 과거 때문임을 직감한 짐 테리어는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누구인지를 밝히기 위해 곧장 런던행 비행기에 오르죠. 과연, 짐 테리어에게는 앞으로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13구역>과 <테이큰>을 통해 전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피에르 모렐 감독, 헐리우드 최고의 연기파 배우 숀 펜, 그리고 스페인이 낳은 세계적인 명품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 등이 함께 한 <더 건맨>에게 기대감이 생기는건 영화팬이라면 너무나 당연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런 이유로 저 역시도 북미 평론가들의 혹평 세례에도 불구하고 그들 세 사람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일말의 기대감을 가진 채 <더 건맨>의 상영관에 입장했었죠. 하지만 전 영화가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더 건맨>에 대한 북미 평론가들의 평가가 전적으로 옳았음을 씁쓸한 마음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더라구요. ^^;;
이토록 훌륭한 배우들로, 이렇게나 볼품없는 영화라니.. ㅠ.ㅠ
우리가 영화를 보다 보면, 식상하고 단순한 스토리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출, 연기, 촬영, 음향, 특수효과 등 영화를 이루고 있는 각 구성 요소들이 절묘한 케미를 만들어냄으로써 극한의 재미를 선사해주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더없이 화려한 연출진과 출연진을 자랑하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이루는 각 구성 요소들이 전혀 어우러지지 못한 채 불협화음만을 만들어내면서 결국에는 망작으로 귀결되고 마는 경우 등을 심심찮게 볼 수가 있는데요. <더 건맨>은 바로 그 후자에 해당하는 작품이더라구요. ^^;;
제가 <더 건맨>을 보면서 올드하고 단순하며 엉성한 데다가 식상하기까지 한 스토리보다도 훨씬 더 심각한 문제점으로 느껴졌던 부분은 다름 아닌 감독과 배우들이 자신의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는데요. <13구역>과 <테이큰>을 통해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짜릿한 액션 쾌감을 선사해줬던 피에르 모렐 감독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빈약하기만 했던 액션씬을 비롯해, 자신의 필모그래피 내내 혈기왕성한 젊은 경관, 광기 어린 군인, 비열한 사형수, 지적장애인, 게이 인권운동가 등 다양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천의 얼굴을 지닌 배우'라는 찬사를 한몸에 받았던 숀 펜이 전혀 그 답지 않은 초라하고 안쓰러운 연기를 펼쳐 보이고 있었던 점, 단역이나 다름없는 자신들의 캐릭터로 인해 하비에르 바르뎀과 이드리스 엘바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친 새도 없이 소모되고 만 점, 그리고 어눌한 영어 발음으로 인해 이탈리아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자다운 연기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자스민 트린카 등 <더 건맨>의 감독과 배우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의 필모그래피를 통틀어 최악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미미한 활약을 펼쳐 보이고 있더라구요.
41년 연기 인생을 통틀어 최악의 오점을 남긴 숀 펜
<더 건맨>이 북미에서 개봉했을 당시, 전 북미 평론가들의 잔혹한 혹평을 읽으며 '숀 펜이 주연이라서 평론가들도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졌었는데요. 수십 년 동안 숀 펜이 보여줬었던 페이소스 가득한 연기들을 떠올려 봤을 때, 그가 <더 건맨>에서 이토록 초라하고 볼품 없는 모습을 보여주리라고는 도저히 상상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숀 펜은 스토리 전개상 딱히 필요하지도 않은 써핑씬과 샤워씬 등을 통해 관객들이 그다지 보고 싶어 하지 않을 자신의 몸매를 수차례에 걸쳐 과시하는 것을 비롯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얼음장 같은 눈빛을 맥락 없이 남발하는가 하면, '노익장'말고는 전혀 내세울 것이 없는 볼품없는 액션씬으로 일관하면서 결과적으로는 41년 연기 인생을 통틀어 최악의 오점을 남기고 말았더라구요.
물론, 숀 펜을 좋아하시는 분들께서는 러닝타임 내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람보가 되기를 갈망하는 그의 연기가 신선한 즐거움으로 느껴지실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스크린 속 숀 펜의 모습이 초라하다 못해 안쓰러워보이기까지했던건 <더 건맨>이 처음이었네요. ^^;;
감독과 배우들의 이름값만 굳게 믿었다가 큰 코 다치고 만 <더 건맨>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기로 하고, 오늘(18일) 저녁 관람 예정인 <위자> 리뷰로 조만간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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