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카니의 <비긴 어게인>은 <원스>을 잇는 음악영화이다. 이번 작품에선 마크 러팔로, 키이라 나이틀리처럼 기성 배우들이 타이틀 롤을 맡고 있다. 그리고 훨씬 더 잘 다듬어진 스튜디오 작품이라는 것이 가장 달라진 점이다. 더 좋은 조건에서 만든 작품이 훨씬 더 좋아야 되지만 항상 꼭 그렇지 않듯이 이번에도 그러했다. 물론 <원스>라는 작품이 워낙 기적과 같은 작품이라 비교하기가 좀 그렇긴 하다. <비긴 어게인>은 시대에 뒤 떨어진 한 때 잘나가던 음반프로듀서 댄과 남자친구(애덤 리바인)와 함께 뉴욕에 음반계약을 하러 온 송라이터 그레타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는 조금 예상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남자친구가 결국 바람이 나고 홀로 남은 그레타는 절친이 스티브의 집에서 잠깐 얹혀 살면서 우연한 기회에 라이프 카페에서 댄과 만나게 된다. 이 작품은 두 주인공의 시점에서 둘이 만날 때까지의 시간 구성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또 흥미로운 것은 길거리에서 음반 녹음을 한다는 것이다. 길거리의 소음까지도 음악의 한 요소로 만들어보겠다는 환상으로 시작한 작품은 의외로 쉽게 진행된다. 이렇듯 이들의 음반작업은 예상보다 너무 쉽게 진행되는 점이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것과 동시에 둘의 관계가 애매모호하게 끝나는 점도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음악영화의 핵심은 음악이 아닐까싶다. 극의 후반부까지 한 곡을 끊지 않고 들려주고 주인공들의 노래 실력도 좋았다. 애덤 리바인(마룬5의 보컬)은 당연히 잘 해야 하는 것이고, 키이라 나이틀리의 실력도 상당히 좋았다. 그런데 애덤 리바인의 마지막 무대가 없었더라면 조금 아쉬웠을 것이다. <원스>의 ‘falling slowly’와 같은 한 방이 없었는데 끝에 정말 좋은 곡이 애덤 리바인의 목소리로 흘러나왔다. 그의 멋진 목소리와 함께 정말 멋진 곡이었다. 존 카니가 차기작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음악영화의 장인으로 한 걸음씩 나가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 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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