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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417년전 그들처럼 가슴이 벅차올랐던 영화 명량
jojoys 2014-08-01 오후 6:38:37 1866   [1]

※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김한민 감독을 다시 보게 만든 시대극 / 15세 관람가 / 128분

김한민 감독 /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진구, 이정현.. / 개인적인 평점 : 8점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화요일(29일) 대구CGV에서 시사회로 관람하고 온 <명량>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다들 잘 아시다시피, <명량>은 올 여름 개봉하는 한국영화 빅4(<군도:민란의 시대>, <명량>, <해적:바다로 간 산적>, <해무>) 중 가장 많은 액수인 180억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 외에도, 우리 나라 남자 배우 중 둘 째 가라면 서러운 연기력과 카리스마를 지닌 최민식, 류승룡가 주연을 맡으신 대다가, 무엇 보다도 우리 민족 최고의 영웅 중 한 명인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 등으로 오래전부터 크나큰 관심과 기대를 받아온 작품인데요.

 

    그러나 언론 시사회와 일반 시사회를 통해 쏟아졌던 온갖 혹평과 전작인 <최종병기 활>이 개봉했을 당시 '표절감독'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던 김한민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이라는 점 등으로 인해, 전 일찌감치 마음속에서 <명량>에 대한 기대감을 지운 채 담담한 심정으로 시사회가 열리는 대구CGV로 향했었죠. 하지만 웬걸?? 애초에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던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러닝타임 내내 한시도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꽤나 흥미진진하게 <명량>을 관람하고 는데. 과연, <명량>의 어떤 점이 저의 이목을 사로잡았었는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그대로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음력 1597년 9월 16일에 벌어진 명량해전에 대한 픽션

 

줄거리 가토 기요마사가 이끄는 일본군과 맞서 싸우라는 선조의 명을 2번이나 거역한 사건으로 인해 갖은 고문을 당한 후, 경남 합천에서 백의종군 중이던 이순신(최민식) 장군은, 원균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이 부산 칠천량해전에서 전멸에 가까운 패배를 당하고 원균마저 전사하게 되자 다시 한 번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 되는데요. 하지만 그의 휘하에 남아 있는 배라고는 경상우수사 배설이 이끌고 도망친 12척의 판옥선이 전부죠.

 

    한편, 칠천량에서의 승리로 한껏 사기가 오른 일본 수군은 이순신을 척살하기 위해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특별히 파견한 이요국의 해적왕 구루시마 미치후사(류승룡)를 앞세워 전투에 나서는데요. 수군 총사령관인 도도 다카노라(김명곤)는 고니시 유키나가가 이끄는 육군보다 한 발 앞서 한양을 점령하기 위해, 와키자카 야스하루(조진웅)가 제안한 진도를 우회하는 해로 대신 진도와 화원반도 사이에 위치한 명량(올돌목)을 지나는 해로를 선택하죠.

 

    그렇게 해서 음력 1597년 9월 16일에 올돌목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게 된 12척의 조선 수군과 333척의 일본 수군. 누가봐도 패색이 짙어 보이는 이날의 전투에서 과연 이순신 장군은 어떻게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둘 수 있었을까요?

 

★ <명량> 예고편 ★

 

    솔직히 고백하자면 전 몇 달 전, <명량>이 김한민 감독님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그 순간부터 <명량>에 대한 기대감을 완전히 접었었는데요. 그 이유는 다들 잘 아시겠지만, 김한민 감독님의 전작인 <최종병기 활>이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멜 깁슨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한 <아포칼립토>를 표절했다는 의혹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 하다는 이유 때문이었죠. (실제로도 김한민 감독이 <아포칼립토>를 참고해서 <최종병기 활>을 만들었노라고 직접 밝힘으로써, 사실상 스스로 표절을 인정했었구요.)

    그런 이유로 <명량>을 관람하기 전부터 '이번에는 또 어떤 영화를 표절했을려나?'하는 삐딱한 시선으로 상영관에 앉아 있던 저는, <명량>의 막이 오르고 영화가 진행되어 가면 갈수록 제가 가지고 있었던 김한민 감독에 대한 편견이 희석되어갔을 뿐만이 아니라, 영화가 끝날 무렵에는 김한민 감독님을 향해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답니다. ^^

■ '나 이제 표절감독 꼬리표 떼주라!!', 김한민 감독의 필모그래피

※ 위 표에 사용된 데이터는 한국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참고하였습니다.​

진정성과 진지함으로 그려낸 김한민표 이순신

 

    솔직히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그 자체가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인 시대극이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요. 그렇기 때문에 시대극이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관객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스케일(전투, 철저한 고증 등)과 작품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지닌 매력, 여기에 역사적 사실을 크게 훼손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수위를 지키며 요소요소에서 작품의 재미를 배가시켜주는 픽션과의 조화 등이 매우 중요하죠. 그런 의미에서 제가 직접 보고 느낀 <명량>은 위 세 가지 요소들을 비록 완벽하게까지는 아니었지만, 나름 양질의 퀄리티를 지닌 채 모두 만족시키고 있는 그런 작품이었답니다. ^^

 

    물론,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화려한 특수효과들과 비교했을 때 <명량>이 보여주고 있는 특수효과들이 한 없이 조악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고, 이순신 장군과 구루시마의 대결 구도가 미약한 점, 여기에 별다른 감정(웃음 혹은 눈물)의 폭발씬 없이 시종일관 진지하게만 흘러가는 내러티브 등이 마냥 불만족스럽게 느껴지시는 분들도 많이들 계실 것 같은데요. 하지만 전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아쉬움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1/10에도 훨씬 못 미치는 제작비로 이만큼의 영화를 완성시킨 김한민 감독님과 배우분들께 감사와 수고의 박수를 보내고 싶어지더라구요. ㅎㅎ

    특히, 제가 <명량>을 관람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극의 초점을 이순신이라는 인물 한 명에게만 맞춘 듯 하면서도, 이순신 장군의 시선을 통해, 417년 전, 가혹한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니  가족, 내 조국을 지키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쳐야만 했던 우리 선조들의 모습들까지도 효과적으로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었는데요. 칠천량에서의 패배로 인해 조선 수군들은 물론이거니와 백성들에게까지 삽시간에 퍼져버린 두려움과 패배감이라는 이름의 무서운 독이, 명량해전이 진행되어감에 따라 이순신 장군으로 인해 점차 용기와 자부심으로 바뀌어 가는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저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지며 두 주먹을 불끈 쥐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마음 속으로 나마 바위섬 위에 백성들과 함께 이순신 장군을 향해 큰 절을 올리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기도 했었구 말이죠. ^^

 

    <명량>의 이러한 점은 백병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대장선 위에서, 장수는 물론이거니와 일개 병졸 심지어 승병과 격군(노를 젓는 수부)에 이르기까지 신분과 나이를 넘어 한 마음 한 뜻으로 왜군과 처절하게 맞서 싸우고 있는 모습을 천천히 훑으며 지나가는 이순신 장군의 시선 속에서 너무나 잘 표현되고 있었는데요. 이렇듯 1597년 9월 16일, 올돌목에서 실제로 벌어졌음직한 이야기들을 인위적인 작위성은 최대한 배제한 채, 진정성을 담아 묵직하게 그려내고 있는 <명량>이 전 그렇게나 좋게 느껴질 수가 없더라구요. ㅎ

강렬함은 약한 대신, 견고한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들

 

    <명량>이 이처럼 억지로 연출된 작위적인 설정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제 마음을 뒤흔들 수 있었던 데에는 주연에서부터 단역에 이르기까지 모든 출연 배우들이 보여준 견고한 연기력 덕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답게 백 마디의 대사보다도 훨씬 더 많은 감정을 전달해주는 묵직한 내면 연기를 펼쳐주신 최민식, 류승룡씨 외에도, 비중이 미미한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혼신의 연기를 보여주신 진구, 이정현씨, 그 밖에 여러 단역 배우들은 물론이거니와 명량해전의 치열함을 충실히 재현하고자 묵묵히 최선을 다한 엑스트라분들에 이르기까지 <명량>에 출연하신 모든 배우분들이 우리 선조들의 얼을 기린다는 진정성을 담아 견고한 연기를 보여주셨기에, 특별히 인위적으로 연출된 작위적 설정 없이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전 특히, <명량>을 보면서 이순신 장군과 구루시마 미치후사, 이 두 사람과 대척점을 이루는 제 3의 인물인 와키자카 야스하루를 연기한 조진웅씨에게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되었는데요. 2009년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에서의 코믹하면서도 순박한 교포 캐릭터를 통해 제 머릿속에 각인된 이후, 장르를 불문하고 출연하시는 작품들마다 전혀 다른 색깔을 지닌 캐릭터들을 항상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소화해내셨던 조진웅씨가 이번 <명량>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최측근에서 보필하며 시즈카타케의 칠본창(오다 노부나가가 죽은 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필생의 라이벌 중 한 명인 시바타 가쓰이에와 벌인 주도권 싸움인 시즈카타케 전투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7명의 장수를 일컫는 말)으로써 명성을 떨친 와키자카 야스하루를 다시 한 번 멋지게 소화해주셨더라구요.

    물론, 와키자카라는 캐릭터 자체가 어떻게 보면 어중간한 인물로 보여질 수도 있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일본 통일 전쟁 최전방에서 크게 명성을 떨친 프라이드 강한 장수가, 이순신 장군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감 그리고 투쟁심등을 나타내는 모습을 조진웅씨가 효과적으로 연기해주신 덕분에 <명량>의 내러티브가 한층 더 풍성해질 수 있었던게 사실이니까요. 올 한 해 동안만 하더라도, <끝까지 간다>를 통해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의 모습을 보여주시는가 싶더니, <군도:민란의 시대>에서는 능글맞은 추설의 브레인으로 변신하셨고, <군도:민란의 시대>가 개봉한지 1주일만에 또 다시 전국시대를 호령했던 와키자카 야스하루로 완벽히 변신한 조진웅씨의 모습을 지켜보며 감탄사를 내뱉은건 아마 저뿐만은 아닐 듯 싶네요. ^^

충실한 고증을 통해 사실적으로 재현된 61분간의 해전도 일품!!

    <명량>​이 개봉하기 전, 많은 분들께서 10년전에 방영되었던 대하드라마(104부작) <불멸의 이순신>과 비교하며 우려의 말씀을 하시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무려 104회에 걸쳐 이순신 장군에 대한 디테일한 이야기들을 다루며 인기리에 방영(최고시청률 33.1%, 평균시청률 22%)되었던 <불멸의 이순신>을 아직도 기억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기에, 과연 2시간짜리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에 얼마만큼 몰입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들이었죠. 여기에 지난 번 <최종병기 활>이 그랬듯, 이번에는 <불멸의 이순신>을 표절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들도 많았구요.

    하지만 <명량>​은 개봉 전 많은 분들이 가지셨던 걱정과는 달리, <불멸의 이순신>이 엉망진창인 고증으로 인해 거센 비난을 받았던 것을 거울 삼아, 충실한 고증에 노력을 기울이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불멸의 이순신>을 참고하고 있었는데요.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이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판옥선에서부터, 등장인물들의 복색, 여기에 조선 최고의 무기라 불리우는 소신기전과 임진왜란 당시 왜군들이 가장 두려워했다는 조란탄에 이르기까지 김한민 감독님을 비롯한 여러 스탭들의 충실한 고증(물론, 완벽한 고증은 아니지만요. ^^;;)에 대한 노력이 있었기에 61분 동안이나 이어졌던 해전씬이 더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네요. <명량>과 <불멸의 이순신>이 고증 부분에 있어서 얼마나 큰 차이를 보여주는지 잘 정리 해놓은 기사를 링크 해놓았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 번 읽어보세요. ^^

※ <명량>​과 <불멸의 이순신>의 고증 비교 기사.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11412

    개봉전 쏟아졌던 혹평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지난 주 <군도:민란의 시대>​가 세웠던 국내 박스오피스 최고 오프닝 데이 스코어 기록을 1주일 만에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명량>인데요. <명량>의 흥행 성적에 따라 김한민 감독님의 '이순신 3부작(2부 한산, 3부 노량)' 제작 여부가 결정된다고 하는데, 부디 <명량>이 대박나서 <한산>, <노량>까지 모두 만들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우선 저부터 가족, 친구들 데리고 몇 번 더 <명량>을 관람해야겠어요. ㅋㅋ

■ '정우야동원아, 미안한데 내가 좀 급해!!', 국내 박스오피스 오프닝데이 스코어 베스트5

 ※ 위 표에 사용된 데이터는 한국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참고하였습니다.

    그럼 이쯤에서 기대 이상으로 흥미진진하고 가슴까지 뭉클해졌던 영화 <명량> 리뷰는 마치고, 오늘 저녁 시사회로 관람 예정인 <안녕, 헤이즐> 리뷰로 조만간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도 빨리 봐야하는데 큰일이네요. ㅠ.ㅠ) 모두들 행복한 일들만 가득 일어나는 하루 되시길 바라요~*



(총 1명 참여)
spitzbz
노인분들 아이들 젊은이들 할거없어 전연령층 골고루 섞어 이번 주말 관객석을 매진초토화시킨거로 봐서 천만은 충분히 넘길것같네요. 국뽕한사발 + 고액의호화캐스팅 + 아이들교육차원 + 어르신추억팔이 + 쪽빠리향수 + 김한민감독 = 천만 ㄱㄱ 씽!   
2014-08-03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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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2014, The Admiral: Roaring Curr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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