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재란이 일어나고 남은 12척의 배로 고뇌를 거듭하는 충무공의 이야기를 모르는 한국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제 본 영화 '명량'은 이런 충무공이 그 12척의 배를 이끌고 어떻게 300여척이 넘는 왜 함대를 격파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였다.
영화의 전반부는 긴장감과 치밀함의 연속이었다. 터질듯한 전투발발 이전의 긴장감 그리고 왜군 진영에서의 우리나라 배우들의 놀라운 일본어 발음(본인은 일본어 중급정도는 된다)과 액션 등이 나를 많이 기대하게끔 만들었다. 그런데 영화가 후반부로 돌입하면서 실제 전투기록에 근거한 각본과 각색인지는 몰라도 사전 지휘관 협의없이 이순신 함대가 출항하는 것, 대장선이 연이은 함대함 백병전을 치루는 것, 적장 구루시마가 도선후 베어지는것(실제는 익사후 건져저 베어진다) 등은 사실에 근거한 응집력을 많이 떨어트리는 요소라고 보여진다.
또한 초요기를 올려 타 장수의 함선들이 뒤늦게 전투에 참여하는 것은 전사기록에도 나와있는 사실이지만 영화로서의 이를 재확인할때 충무공에게 느껴지는 애잔한 연민과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실의 충무공의 업적을 칭송하고 즐기기에는 영화 명량은 무언가 각본과 각색부분에서 더 치밀하고 복선이 깔려있는 전개로 만들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러한 아쉬움에서인가 연기력으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최민식과 류승룡이라는 두 배우의 연기가 왠지 이 영화에서는 큰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 같아 이역시 조금은 아쉬움이 들었다.
그러한 아쉬움들이 있다고는 하나 영화 명량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충무공을 다시 생각하게끔 하는 영화였다. 그리고 다음 기회에는 다른 감독이 다른 각본으로 또다른 명량해전의 충무공을 그릴 수 있는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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