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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퇴치하라고 했지, 누가 재미 퇴치하라고 했나 R.I.P.D.: 알.아이.피.디.
fkdk0809 2013-08-26 오전 12:11:12 869   [0]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제 이번 여름 최대 기대작은 의외로(?) <R.I.P.D.>였습니다. 독특한 제목에 끌려서 본 예고편에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맨 인 블랙>의 냄새가 물씬 풍겼기 때문인데요. 특히 예고편에서 보여준 '제프 브리지스'-'라이언 레이놀즈'의 콤비의 모습은 그들이 '토미 리 존스'-'윌 스미스' 콤비를 뛰어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영화가 개봉하고 수많은 혹평들이 쏟아지면서 그런 제 기대감도 많이 사라졌는데요. 그럼에도 한때는 엄청난 기대작이었기 때문에, 한 줌 남아있던 기대감을 잡고서 본 영화는 그 '한 줌 남은 기대감'조차 충족해주지 못할 정도로 실망스러운 영화였습니다.


R.I.P.D. : 알.아이.피.디.

 

 '귀신잡는 중간계 부서, R.I.P.D.'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있는 <R.I.P.D.>는 그 소재 이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지 못합니다. 'R.I.P.D'라는 중심 소재를 제외하고는 디테일한 세계관 설정 자체가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러다보니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에 대한 설득력이 너무나도 떨어집니다. 이런 문제때문인지, 영화 전체를 꿰뚫는 메인 플롯(핵심적인 스토리)도 소재가 끌어낼 수 있는 독특함을 거의 살리지 못하고 빈약한 설정을 거의 건드리지 않는, 지극히 평범하고 평면적인 스토리로 흘러가버리죠. 당연히 스토리에 대한 매력이나 흡입력을 느끼기가 힘들었고요. 게다가 스토리를 이끄는 악역을 맡은 '케빈 베이컨'도 너무 밍숭맹숭합니다.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에서 그렇게 강한 포스를 풍기던 사람과 동일 인물이라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네요.

 

 영화의 비주얼도 아쉽습니다. 영화 속 많은 장면에서 <맨 인 블랙>이 떠오르는데, 그 15년 전 영화보다 이 영화가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더 나은 부분을 찾기가 힘듭니다. R.I.P.D의 본부나 사무실같은 공간들이 거의 그대로 <맨 인 블랙>의 것을 답습하고 있고요. 오히려 괴수(<맨 인 블랙>에서는 외계인, <R.I.P.D.>에서는 악령) CG는 <맨 인 블랙>보다 떨어집니다. 악령의 디자인에서 이 영화만의 특색이나 개성을 찾아보기가 힘들고요. 실사로 연기하고 있는 주인공들의 모습과 CG로 표현된 악령들의 모습 사이의 괴리감도 생각보다 어마어마합니다. 이 괴리감이 어느 정도의 수준이냐면, 몰입감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과연 이게 1억 3000만달러(약 1400억원)이 들어간 SF 액션 블록버스터의 CG가 맞나'싶은 생각까지 들더군요. 그렇다고 이 영화가 액션이나 볼거리적인 측면에서 뛰어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영화의 규모와 영화에 들어간 제작비에 비해서 이 부분이 너무 빈약한데요. 특히 후반부 클라이맥스는 약간 <어벤저스>클라이맥스의 느낌도 나는데, 물론 이 영화보다 1억달러의 제작비가 더 투입된 <어벤저스>와의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겠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소박(?)하고 별볼일없었습니다.


R.I.P.D. : 알.아이.피.디.

 

 더 심각했던 부분은 제가 제일 기대했던 '제프 브리지스'와 '라이언 레이놀즈'의 콤비였습니다. <맨 인 블랙>과 비교하자면 '제프 브리지스'가 '윌 스미스'와 같은 역할을, '라이언 레이놀즈'가 '토미 리 존스'와 같은 느낌의 역할(조금 다르긴 하지만...)을 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제프 브리지스'가 쉴새없이 떠들어대는데, 박장대소는 고사하고 피식거리는 웃음조차 거의 터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치 주위에 한명씩은 꼭 있는 '말은 많은데 재미는 하나도 없는 친구'를 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그 외 유머들도 재미없기는 마찬가지이고요. 게다가 유머가 다양하지도 않습니다. 아무리 재밌는 유머라도 90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계속 반복해서 본다면 질리기 마련인데요. 이 영화는 재미도 없는 유머를, 심지어는 상황과 대사도 거의 비슷하게 만들어서 영화내내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참혹하고요.


R.I.P.D. : 알.아이.피.디.


 아이러니한 것은 전체적인 연출, 특히 액션 연출과 CG는 아동틱하고 유치한데, 정작 유머의 대부분은 수위가 꽤 있는 화장실 유머라는 점입니다. 영화를 보는데 어느 장단에 맞춰서 춤을 춰야할 지 당췌 알 수가 없더군요. 이런 총체적 난국 속에서도 '메리-루이스 파커'만은 빛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매력적이고 톡톡튀는 캐릭터를 정말 잘 살려내더군요. 물론 그런 그녀의 모습도 이 영화를 살려내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요.


+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 조합에서 이런 영화가...


++ 제작비는 다 어디로 증발한걸까요...;;


+++ 사진은 네이버 영화 출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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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D.: 알.아이.피.디.(2013, Rest In Peace Department)
제작사 : Dark Horse Entertainment, Original Film, Universal Pictures / 배급사 : UPI 코리아
수입사 : UPI 코리아 / 공식홈페이지 : http:// www.rip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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