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토요일 밤이네요..
비 때문에 한국시리즈가 연기되어서 너무 속상하다는.. ㅠ.ㅠ
이번엔 어제(26일) 대구칠곡CGV에서 관람하고 온.
《007 스카이폴》 이야기를 해볼께요.. ㅎ
음.. 사실 이번주에 관람한 영화들을 제가 느낀 재미순으로 리뷰를 작성하면..
《강철대오》 = 《파라노말 액티비티4》 > 《비정한 도시》 > 《007 스카이폴》인데..
아마도 다들 《007 스카이폴》에 대해서 더 궁금해하실 것 같아..
원래 쓸려고 마음 먹었던 리뷰 순서를 좀 바꿔봤어요.. ㅎ
어제 극장에 도착해보니 역시나 많은 분들이 기다리셨던 《007 스카이폴》이라서 그런지..
왠만해서는 관객이 그리 많지 않은 대구칠곡CGV임에도 불구하고..
상영관이 꽉 찼더라구요.. ㅎㅎ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상영관을 꽉 채운 관객수만큼이나..
여기저기서 엄청난 욕설이 들렸던 영화 《007 스카이폴》..
과연 저도 재미없게 봤는지 지금부터 말씀드려볼께요.. ^^
이스탄불 임무 중 본드에게 찾아 온 위기.. ㅎ
영화는 시작부터 이스탄불에서 MI6 요원들을 살해하고..
세계의 각 테러단체에 잠입해 있는..
비밀 요원들의 명단이 담긴 하드 디스크를 가져간 킬러를 쫓고 있는..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와 이브(나오미 해리스)의 추격전을 보여주는데요.. ㅎ
하지만 추격 중에 M의 명령에 따라 발포한 이브의 총알이..
그만 킬러가 아닌 본드를 맞추게 되면서..
본드는 수십미터 아래 바다 속으로 추락한 이후 행방불명이 되어 버리고..
결국 M은 해군 중령 제임스 본드의 부고를 작성하면서..
007 시리즈의 23번째 이야기가 시작되네요.. ㅎ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한 007 시리즈..
시리즈로 제작된 영화 중에서는 단연 가장 오래되었죠..
그래서일까요??
이번 《007 스카이폴》은 전체 스토리의 윤곽에서부터..
본드와 M의 행동이나 대사 하나까지..
남들은 비록 우리 시리즈를 한물 간 퇴물이라 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지난 50년간 그래왔던것처럼 앞으로도..
강인하고 힘차게 계속 이어져갈 것이다!!
라고 각오를 다지는듯한 시리즈의 메세지를 느낄 수 있더라구요..
본드의 재기나 새로운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는 것 등도 그러한 부분을 나타내지만..
극중에서 그런 메세지를 가장 강력하게 피력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M이 영국의 대표 시인인 테니슨경의 《율리시즈》 중 한 구절을 암송하는 씬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 옛날 하늘과 땅을 호령하던 힘은 사라지고 없지만..
지금 이렇게..
마음만은 용맹스럽게..
영웅의 용기와..
한결같았던 기개가..
시간과 운명 때문에 약해지긴했어도..
분투하고 추구하고 탐험하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강한 의지로!!
하지만 이번 《007 스카이폴》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이런 메세지가..
이렇게 관객들의 눈에 뻔하게 보일만큼 노골적으로 표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참담하게도 자신들만 그러하다고 외치는 공허한 울부짖음에 그칠 뿐이라는 것이죠..
누구 하나 호응해 주는 사람 없는 외로운 외침처럼 말이에요.. ^^;;
본드뿐만이 아니라 MI6 전체를 휘청이게 만든 위기..
본드가 행방불명이 된지도 벌써 석달째..
그 사이 새로 부임한 정보 보안 위원회의 신임국장 말로리(레이프 파인즈)는..
비밀 요원들의 명단이 담긴 하드 디스크 분실을 빌미로..
은퇴를 종용하며 서서히 M의 목을 졸라오죠..
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M의 눈 앞에서..
보란듯이 MI6 국장실을 폭탄 테러로 날려버리는 정체 불명의 적..
이렇게 안밖으로부터 압박해오는 적들로부터 간신히 버티고 있는 M에게..
본드가 짜잔~ 하고 나타나 M의 숨통을 틔어 주는데요.. ㅎ
비록 조금만 뛰어도 숨이 가빠오는 저질 체력에..
심각한 수전증으로 1m 앞에서도 표적을 제대로 명중시키지 못하는..
자기 말마따나 퇴물이나 다름 없는 몸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말이죠.. ^^;;
M의 충격적인 과거와 거대한 적의 공격!!
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007 스카이폴》..
하지만 실제 영화 속 M의 과거는 충격적이지도 흥미롭지도 못한데다..
하비에르 바르뎀이 연기해주는 악당 실바의 존재감 역시..
전혀 거대하지가 않더라구요.. ^^;;
"기존의 007 시리즈에는 없었던 악당을 연기하고자 했다!!"
라고 말한 하비에르 바르뎀..
어떤 의미에서는 본인이 말한것처럼 된 것 같기도 하네요..
기존의 모든 007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카리스마 없고 약해빠져서는 징징거리기만 하는 악당의 모습을 보여줬으니까요.. ^^;;
새로운 얼굴들 그리고 사라진 본드걸.. ㅎ
이번 《007 스카이폴》은 새로운 얼굴로 바뀐 Q(벤 위쇼)라던지..
앞으로의 시리즈에서 중요한 역할(영화 보신분들은 아시죠?? ㅎ)이 기대되는 말로리 등의..
새로운 얼굴들의 등장과 동시에..
여전사 이미지의 본드걸 이브와 전통적인 팜므파탈 스타일의 본드걸 세버린(베레니스 말로)..
이렇게 두 명의 본드걸을 전면에 내세웠는데요..
여기서 또 나타나는 문제가..
새로운 Q와 말로리야 그렇다치더라도..
이브와 세버린의 비중이 본드걸이라고 말하기에는 초라할 정도라는 것이죠.. ^^;;
전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번 《007 스카이폴》의 매력은 한 가지뿐인것 같아요..
음.. 제가 생각하는 《007 스카이폴》의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하신가요??
궁금하면.. 500원~ ^^;;
이스탄불의 저주?? ^^;;
제가 이스탄불의 저주라고 농담 삼아 말씀드린 이유는..
얼마전에 개봉했던 《테이큰2》 역시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촬영되었지만..
전작에 비해 형편 없는 이야기를 보여줬었죠?? ㅎ
그렇게 《테이큰2》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분량이 적긴 하지만)《007 스카이폴》에서 또 이스탄불..
그것도 《테이큰2》에서 킴이 열심히 내달렸던 그랜트 바자르의 지붕을..
바이크를 타고 달려가는 본드의 모습을 보는 순간..
불현듯 제 머리를 스쳐간 불길한 예감이 어김없이 맞아 떨어져 가는 것을 보면서..
이만하면 이스탄불의 저주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
여기에 덧붙여 기발한 무기를 구경하는 재미까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린 《007 스카이폴》..
이거 왜 이러는걸까요?? ㅎㅎ
다니엘 크레이그의 섹시한 수트빨.. 단지 그뿐.. ^^;;
제가 리뷰 중간에 말씀드리려 했던 《007 스카이폴》의 유일한 장점은..
다름 아닌 섹시한 남성미를 마음껏 보여주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수트빨이었어요.. ㅎㅎ
(500원 안 주셔도 되요.. ^^)
아참.. 상하이에서 벌어진 어둠 속의 결투씬도 꽤 좋았었네요.. ㅎ
어쨌거나 얼마전에는 《회사원》이 소지섭씨의 비주얼 하나로 승부하더니..
이제는 《007 스카이폴》까지 다니엘 크레이그의 섹시한 남성미 하나로만 어필하려드는군요.. ㅠ.ㅠ
어떤 의미로는 그나마 러닝 타임이 짧기라도 했던 《회사원》이..
2시간이 훌쩍 넘는 러닝 타임의 《007 스카이폴》보다..
더 나은 영화로 느껴질 정도였으니 말이죠.. ㅎ
(《회사원》은 상대적으로 잠시만 괴로우면 되니까요.. ^^;;)
전 그럼 또 연달아 《파라노말 액티비티4》 리뷰 작성을 시작해야겠네요..
과연 오늘 안에 《비정한 도시》 리뷰까지 다 쓸수 있을런지.. ㅠ.ㅠ
p.s. 그나저나 요즘 영화마다 소화기를 연막탄으로 사용하는게 유행인가봐요?? ㅎ
《간첩》이랑 《회사원》에서도 그러더니..
이번엔 《007 스카이폴》까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