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유령작가>를 만든 후 차기작으로 <대학살의 신>을 선
택한 그는 유치찬란한 말싸움이 난무하는 본격 코미디에 처음으로 도전해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
놨다. “모든 것이 새롭고 멋진 경험”이었다고 고백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신선한 도전, 관객
들은 즐길 준비만 하면 된다는 영화 <대학살의 신> 곁으로 다가가 본다.
어느 날 오후, 초등학교 앞 공원, 11살 재커리는 친구들과 다툼 중 막대기를 휘둘러 이턴의 앞니 두 개를 부러뜨린다.
아이들 싸움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한 거실에 모인 앨런, 낸시 부부와 마이클, 페넬로피 부부.
지금 애들 싸움보다 웃긴 어른 싸움이 시작된다!
Round 1 교양과 이성으로 시작된 이들의 만남은 말꼬리 잡기, 비꼬기, 지난 얘기 또 꺼내 시비 걸기 등 유치찬란 말싸움으로 이어지고..
Round 2 유치하고 치졸한 말싸움은 엉뚱하게 같은 편 배우자를 향해 폭발하며 급기야 난장판 육탄전까지 벌어지는데..
아름다운 거실에서 벌어지는 우아한 부부들의 인생 최악의 오후!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된다'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녀를 데리고 있는 가정한테는 전부 형용
되는 어구이다. 왜?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될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가재는 게 편이요, 초록
은 동색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애들 싸움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그래도 그놈의 핏줄이 뭔지,
주관적으로 바뀌게 만든다. 아무리 학식이 높고 점잖은 사람이라도 이 경우엔 거의가 다 예외라
는 수순을 따른다. 그만큼 자신이 키운 자식은 그 어느 것 보다 소중하고 그 자식 앞에선 바보가
되어버리기 일수다. 그러니 애들 싸움은 어른 싸움이 되는게 당연한 이치일지 모른다. 영화는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된다'의 전형적인 선례를 보여준다. 영화를 보면서 본인이 자식이 있
으면 아무래도 배역들 처럼 처음에는 점잔을 떨다가도 막상 자식에 관한 안좋은 이야기가 흘러
나오면 '점잔'이란 단어에 상반되는 '몰 상식, 몰 염치'라는 단어와 친분을 맺을 것이 뻔하게 눈
앞에 보일 정도로 리얼하게 호연을 펼친 네 배우들에게 찬사라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영화는 배
우들의 대사에 맞춘,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춘 리얼한 연기가 압권을 이룬다. 그 수많은 대사 외우
기도 힘들텐데 대사 내용과 어울린 표정 연기하며 몸짓 연기가 웬만한 배우로선 감당하기 힘든
영화적 구성에 흡수되고 일치된다. “모든 것이 새롭고 멋진 경험”이었다고 고백한 '로만 폴란스
키'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게 만드는 영화 <대학살의 신>이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