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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후궁은 어디에 있을까? 후궁 : 제왕의 첩
novio21 2012-06-05 오후 12:30:36 618   [0]

  내 개인적인 지식의 한계를 제대로 인식한 영화라고 할까? 영화 제목인 후궁이 분명 주인공이나 아니면 핵심인물 중에 있어야 할 텐데 도무지 찾을 수 없다. 혹시 이 영화 속편을 만들려는 계획이 있나? 그리고 그 작품 속의 주인공이 신분상으로 후궁인가? 아니면 주인공이 정말 후궁인데 내가 잘 몰라서 인식하지 못한 것일까? 이 영화, 알 듯도 모를 듯도 하다. 하지만 확실하게 하나는 존재한다. 여성의 탐욕과 그에 휘둘린 세상의 모든 남자들이 그것이다.
  여성 페미니즘의 걸작이 될 것 같다. 여성들의 탐욕, 제대로 보여줬다. 중전이든 후궁(영화 속 주인공은 아닌 듯 한데)이든 모든 여자들이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 아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 자식들은 어미의 탐욕을 위한 수단이란 느낌이 들었다. 사실 아들을 위한 것인지 자신을 위한 것인지 헷갈린다. 아무튼 여자도 권력욕심이 있는 존재임을 확실히 드러냈다.
  이런 소재야 이미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드러난 것들이다. 시대는 변했고 그에 따라 인간도 변해야 한다. 이제 한국 남성들이 염원하는 그런 어머니 상이 과연 이 시대에 남아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 헌신적이고 가정적인 현모양처를 기대하는 남자는 어리석다. 실제, 헌신적인 어머니 상은 사실 이제 영화 속에선 사라지는 추세다. 차라리 헌신적인 어머니에 대한 가족들의 위로가 부족하다는 것을 꼬집는 영화가 대세다. 이제 누군가를 위해 존재하는 가족이란 것도 점차 꿈으로만 느끼는 그런 시대다. 그런 시대는 어쩌면 낭만적인 생각 속에서나 존재하는 그런 가족이다. 사실 그런 가족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그래서 이 영화, 남의 일 같지 않다. 죽고 죽이는 궁중의 암투는 조선시대를 다루는 드라마에서 매번 반복되는 사건들이다. 숙종 때의 장희빈이 3년을 멀다 하고 드라마 주인공으로 나오는 실정이다. 통치는 없고 암투만 난무하는 조선의 왕궁, 그리고 그 속엔 언제나 여자들이 주인공이다. 그녀들은 자식이 왕의 오르도록 하기 위해 상대를 저주하고 은밀하게 모함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그런 여자들의 궁중 암투의 틈바구니에서 가장 불쌍한 자는 임금이고 남자다.
  만인의 우두머리이면서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 인간인 임금은 그 권력의 강대함으로 인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과연 그런 왕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왕이라 해도 give and take라는 불멸의 법칙을 어기며 살 수는 없는 노릇일 것이다. 그나마 왕의 자리는 독하지 않으면 결코 생존할 수 없는 자리다. 그래서일 것 같다. 영화 속 왕은 여자들의 치마폭 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우유부단한 왕으로 각색된다. 그리고 그 뒤에서 수렴청정하며 조종하는, 권력욕을 성사시킨 어머니, 그리고 자식의 안위를 위해 자신의 몸을 이용, 최후의 승자가 되는 형수 등 영화는 막장의 모든 것을 갖췄고, 그리고 어지럽다고 할 만큼 빠른 전개 속에서 독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준다. 남녀를 굳이 나눌 필요 없이 인간은 권력을 잡기 위해, 그리고 최고가 되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해야 하고 그런 사실을 비밀에 붙여야 한다. 만약 안다면 그 권위에 흠집이 가니까.
  권력욕을 성취시키려는 여성들의 몸부림은 오늘의 여성을 상징한다. 이제 스스로 자립을 해야 할 시대인 상황에서 여성이라고 권력욕이 없을 것이며, 생활력이 왜 없을까? 그녀들도 이제 당당히 자립하면서 스스로를 책임지고, 나아가 사회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할 시대이다. 남자의 씨앗을 통해 아기를 가졌으면서도 우리 애란 친부의 이야기에 이건 자신의 아기라고 강조하는 여성의 모습 속에서 이제 자신의 자립을 강하게 선포하는 여성의 모습은 분명 여성성의 강조가 아닌 생활하는 여성으로서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오늘의 여성관을 보여주며, 강한 여성이기에 사회적 책임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분명한 메시지도 있을 것 같다. 사회에 함께 책임지는 여성이 이제 강조되어야 할 시점이다. 반면 어린 소년일 뿐이었을 뿐만 아니라 상대의 요구에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린 여린 마음씨를 지닌 왕은 어쩌면 한국 남자를 대변한다 할 수 있다. 다양한 무거운 책임감에 휘둘린 채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일의 기계가 되어 살아온 한국 남자들의 슬픈 자화상이었으며, 과연 그렇게 사는 것이 좋은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영화는 거짓말을 해야 한다. 지고 지순한 여성 자체가 시대적으로 진부하고 없어져야 할 대상이고 보면 연정을 평생 간직한 남자 캐릭터 역시 진부하긴 마찬가지다. 이런 캐릭터는 누군가의 승리를 위해 이용당해야 하는 도구여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형성된 것이리라. 하지만 가족의 안위가 곧 자신의 행복이라 생각한 기성의 남성들을 생각하면 평생 연정을 간직하고 살아간 남자들의 로망과 연결된다는 생각도 든다. 가족의 행복이 사실은 자기 것도 아니었고 언제나 간과되기 마련이었는데 너무 착각하며 살았단 생각도 든다. 마치 혼자 착각하면서 살다가 마지막에 비참해지는 왕의 모습을 보면 오늘의 남자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성적인 쾌락 속에서도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민하는 여성에 비해 너무 순진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래서 그의 마지막은 무척 서글프다. 그렇게 살면 안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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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궁 : 제왕의 첩(2012, The Concubine)
제작사 : 황기성사단 / 배급사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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