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개론(한국. 2012/03/22)
멜로/ 애정/ 로맨스/ 12세 관람가/ 118분
이용주 감독
엄태웅/ 이제훈 / 한가인 / 수지
개봉 당시부터 현재까지 대체적으로 평이 좋은 건축학개론.
이 영화의 포스터를 처음 봤을때 "잔잔하겠구나, 쓸쓸하겠구나,
옛기억이 떠오르겠구나"등등의 생각들이 있었다.
무엇이든간에 감정이입도 잘하고, 이런 류의 영화는 특히나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편이라
솔직히 관람할 자신이 없다고나 할까?
마음이 편치않았던지라 외부로부터의 동요를 원치 않아
주변의 권유에도 미루고 미루며 관람을 거부해왔지만
끝끝내는 보게 됐다. ㅋㅋ
이 영화의 가장 인상깊은 장면을 꼽으라하면 난 이 장면!
햇살과 음악이 주는 설레임, 두근거림
그 것들 덕에 숨도 죽인채 내 시선만 빨간펜을 쭈욱~ 따라갔다.
뒤따라 흘러나오는 대학교수님의 대사를 듣고 영화초반부터 눈물바람;;
>>
자기가 사는 동네를 여행 해보는거야
평소에 그냥 무심코 지나치던 동네 골목들. 길들. 건물들.
이런걸 한번 자세히 관찰을 하면서 사진으로 기록을 남겨보세요.
자기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이해를 시작하는 것!
이게 바로 건축학개론의 시작입니다.
우습지만 또 감정이입;; ㅋㅋ
동네를 자연스레 사람으로 바꾸어 생각하면서 너무 감동적인 대사로 느껴졌다.
교수님의 말투, 억양 그냥 백점만점! 쏜다.
이미 많이 알려진 상태이지만,
건축학개론의 줄거리는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무조건적이며, 어리숙하고, 조심스러운,
조금은 불편해도 그 모든 게 설레임으로 표현될 수 밖에 없는 첫사랑.
젊은 날의 그 설레임을 잔잔하고 조심스레 담아낸 영화였다.
이 영화의 또다른 매력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우리에게도 지난 추억을 고스란히 넘겨준다는데에 있다.
유행했던 브랜드나, 헤어스타일, 음악, 풋풋했던 대학 새내기 시절 등등.. ㅎㅎ
나도 영화를 보면서 ㅋㅋ 대학 새내기 시절을 떠올리며 슬며시 웃을 수 있어 참 좋았다.
그리고 수지의 연기. 예상보다
너무 매끄러운 연기를 보여준 것 같아 뿌듯한 느낌까지 들었다는;;
가수이다보니.. 발연기이겠거니 했는데..
순수하면서도 당찬 약간의 이중성이 있는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낸 것 같고,
이제훈 << 이렇게 순하게 생기기 있기? 없기? (오랫만에 영화보면서 사랑에 빠짐;;;)
그리고 주인공의 친구 납뜩이;; 조정석님 ㅋㅋ
약방의 감초였다. 센스작렬하는 웃음포인트를 모두 쥐고 있는 분으로 명대사가 많다.. ㅋㅋ
무스(지금의 왁스같은;; 헤어스타일링을 위해 머리에 바르는 거임. ㅋㅋ)를 모르는 승민에게
"어떻하지? 너?"
웃음이 안멈추는데.. 어떻하지? 나?
건축학개론은 일반적인 멜로물과는 다른방식으로 결말을 맺었다.
어찌보면 결말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것이야 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의 실체가 아닐까 싶다.
드라마니까~! 영화니까~! 라며
과도하게 설정된 드라마적인 요소들을 무턱대고 인정해주던 관객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찍어낸 영화였던 것 같아 꽤 유쾌한 느낌이었다.
또 한편으로는 그간의 패턴이 있어서 그런지
너무 평이하게 흘러가는 영화에 단조로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느낌으로 봤을 땐 절제의 미가 돗보인 볼만한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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