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하난 끝내주네... ★★★
전편 <타이탄>의 후속편 <타이탄의 분노>. 전편에서 크라켄을 물리친 페르세우스(샘 워싱턴)는 평범한 어부가 되어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지하에 감금되어 있던 크로노스의 유혹에 넘어간 하데스(랄프 파인즈)와 제우스의 아들 전쟁의 신 아레스(에드거 라미레즈)는 제우스(리암 니슨)를 지하 세계에 가두고, 페르세우스는 아버지와 세상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이 영화를 딱히 볼 생각이 없었다. 1편에 실망을 한 것도 있고, 내가 좋아할만한 영화가 아니라는 나름의 판단이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순전히 <디어 한나> 때문이다. 힘든 영화를 보고난 후 가급적 시간 때우기 용의 쉬운 영화를 찾다가 보니 1편보다는 나아졌다는 평들과 함께 어쨌거나 볼거리가 좋다는 평이 눈에 들어와 보게 된 것이다.
우선 <타이탄의 분노>의 스토리, 서사로만 놓고 봤을 때, <타이탄>보다 못하거나 비슷하거나 아무튼, 이런 걸로 승부를 거는 영화가 아니라는 건 확실하다. 오히려 갈등구조는 1편보다 단순해지고 허약해졌다. 부성애로 접근하면서 갈등이나 고민의 여지도 없으며, 인간과 신의 관계도 평면적이다. 하데스와 아레스의 배신, 갈등의 원인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단순하다. 하데스가 결국 제우스를 돕는 것으로 마음을 바꾸게 되는 과정도, 저럴 거면 왜 처음부터 제우스를 잡아 들였는지 허망할 정도다.
이토록 허술한 서사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단연코 화끈한 액션 장면이다. 상상 속 괴물들이 등장해 벌이는 액션은 말 그대로 거대한 볼거리다. 특히 마지막 지하 세계에서 풀려난 크로노스가 용암과 거대한 화염을 내뿜으며 등장하는 장면은 정말 장관이다. 다른 거 필요 없고 화끈한 볼거리를 원한다면 가장 적당한 영화다.
※ 크로노스와 레아 사이에서 태어난 제우스는 6남매 중 막내다. 그러니깐 포세이돈, 하데스가 형인 것이다. 그런데 영화는 자막으로 제우스가 마치 큰 형인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런 것까지 굳이 고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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