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한나_2012
역시 홍보처럼 영국판 <똥파리>였다. 특히 남자 캐릭터 조셉의 경우 양익준의 캐릭터와 거의 흡사했다. 그들의 인생에서 상처를 준 인물들은 다르지만, 그 상처를 해소하는 방법은 상당히 폭력적이다. 조셉의 경우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강아지)에게 그 폭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한나의 경우는 김꽃비의 캐릭터와 다르지만,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와 연결될 때의 화학작용은 두 작품이 비슷한 결과를 내고 있다. 이런 면들에서 <똥파리>와의 비교는 불가피 할 것이다.
<똥파리>에서 두 인물이 만나는 장면과 <디어한나>의 경우는 상당히 다르다. 전자는 두 인물이 폭력성을 띠며 대하고, <디어한나>의 경우는 남자가 일방적으로 그녀의 공간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런데, 한나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그를 위로해준다. 그녀에 대한 반응에 조셉은 당황하며 부정적인 자신의 성격을 고스란히 그녀에게 쏟아낸다. 하지만, 어느새 둘은 마치 소울메이트처럼 각각의 상처를 서로에게 의지하며 조금씩 치유해 나간다. 특히나 신실한 한나는 조셉을 만난 이후 자신의 종교와 운명을 조금씩 부정해나간다. 그 부정은 전체라기보다는 너무 의존적이었던, 혹은 어쩔 수 없는 그녀의 상황에 대한 부정과 그것을 해결해나가려는 그녀의 의지의 시작이다. 어쩌면 자신과 비슷한 모습의 남편, 그 남편은 집 밖 세상에선 천사고 집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악마로 바뀐다. 집 안팎의 모습이 마치 자신이 억누르고 있던 표현과 신에 대한 믿음의 경계선처럼 그녀가 느끼고 게다가 남편도 느껴 서로를 증오하지만 결혼이라는 제도 아래 묶여있는 것이다. 결국 남편을 살해하고 어쩔지를 모르는 한나는 이젠 마치 자신의 수호천사인 조셉을 찾아가고 그녀는 자신의 죗값을 치른다. 하지만, 제목처럼 조셉은 한나에게 편지를 보내고 관계를 유지한다. 보통 작품에선 엔딩에서 두 인물이 연인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끝이 나지만, 이 작품은 연인이라기보다는 소울메이트의 느낌이 더욱 드는 엔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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