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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의 갈림길 더 그레이
everydayfun 2012-02-24 오전 12:20:58 473   [0]

전과자 이방인 루저 외톨이 등이 떠돌다 떠돌다 마지막에  

닿는 곳이 알라스카 인생 최후의 종착지다.

죽기전에 그들이 일하는 마지막 장소

세상과 고립된 그들만의 울타리 안에서

악천후를 무릅쓰고 비행기는 이륙하는 데

그 비행기가 시야에서 사라진 후

리암 니슨 은 눈 속에 내팽겨쳐진다.

알라스카 혹한 그 속에

그리고 상상초월 추위와 알라스카 늑대와의 혈투

가슴아프고 처절한 싸움이 전개되는데.

가끔 알라스카 상공을 지날 때면 저기에 비행기가 추락한다면

살아날 수 있을까 생존할 수 있을까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하곤 했는데

 리암 니슨 에게 일어난 것이다.

자기 영역에 들어온 인간 땜에 완전히 빈정 상한 늑대무리들이

한 명 한 명 인간을 잡아먹는데

정말 죽느냐 사느냐 본능을 건드리는 생각보다 볼만한 영화였다.

 

하지만 진짜 가슴 아픈 건 늑대와의 사투가 아니었다.

설령 늑대에게 벗어난다 해도 이 사지에서 살아남는다 해도

아버지가 망나니 아웃사이더로 비참한 생을 마쳤듯 자기도

아들인 바로 자신 리암 니슨 도 똑같은 운명 팔자 현실 이라는 데에

그걸 알아차린 그 암담함에 있었다. 언제나 쳇바퀴 도는 일 그리고

미래가 전혀 보이지 않는 현실 병든 아내 어디에서든 리암 니슨 은

집이든 석유채굴 회사에서든 사회에서든 그 어디에도 갈 곳 없는

기댈 곳 없는 의지할 데 없는 바로 그 쓰라린 현실 혹독한 자신의 입장이

늑대의 추격보다 매서운 혹한보다 더 비참한 것이었다. 이걸 깨닫는 순간

리암 니슨 은 절망 뿐이었다. 늑대가 쫒아오면 본능적으로 도망가지만

도망간 후 잠시 정신을 차리고 보면 갈 데 가 없는 것이다. 맘 편히 자기몸을

뉘일 휴식할 공간조차 없는 것이다. 차라리 늑대에게 잡혀먹히는 게 낫겠다

돌아갈 데도 없고 더구나 미래도 없는데 이렇게 살려고 바둥대다니

그런 자기가 너무 싫은 것이다. 그런 현실이 너무 끔찍한 것이다.

으르렁대며 날까로운 이빨을 드러내는 늑대가 바로 현실이며

그 암담한 순간을 피하면 또 다시 으르렁, 하루하루 힘들게 피하면 또 으르렁

이렇게 주위 동료들은 하나 둘 씩 죽어가고 이제 나만 남았지만 나도 결국은

아무리 안달해도 발버둥쳐도 결국은 무너지고 말 것, 이 쓰라린 처절한 현실의 나.

매일 자살할까 말까 갈등하는 룰렛게임에 빠져버린 그의 미래없는 암담한 현실

총구를 입속에 넣었다가 그때 늑대울음 소리를 듣고 저것 죽이고 죽자며

자살시도를 멈춘다. 늑대가 그 순간 그를 구한 것이다. 그래 하루 더 살아보자

하루 더 버텨보자 다시 총을 거두는 그지만 결국 늑대 밥이 되고 만다. 이게 삶이다.

이게 인생이다. 자기목숨을 구해주기도 하지만 결국은 거두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가만히 밥이 되진 않는다. 죽더라도 마지막까지 폼나게 싸우다 죽는 것이다.

늑대와 폼나게 싸우는 것이다. 인생과도 그렇게 폼나게 싸우라는 그러다 가라는 암시다.

그게 늑대=인생 이라는 것이다. 좀 비약해서 생각하면.

이렇게 늑대에 쫓기면 본능적으로 살고 싶어하고, 현실에서는 죽고 싶어하고

이런 해답없는 갈등속의 사회탈락자 아웃사이더들을 잘 묘사했다. 

 

그리워 하는게 있는가 살면서 그리워 하는게 있을 거다 바로 그 그리움이

더 살려고 만들 것이다. 좋은 것만 생각해요 누굴 제일 생각해요 사랑하는

사람만 생각해요 죽음은 금방 지나가고 곧 따뜻해질거요 당신은 지금

죽어가는 있는 중이다. 이렇게 리암 니슨 은 엄청 현실적이다. 완전 현실 그 자체다.

지금까지 보지못했던 처음보는 리암 니슨 의 연기다.

리암 니슨 의 눈빛은 자포자기 체념 단념 절망 포기 무기력 암울 등 삶의 끝자락에

닿아있는 모든 종착점감정이 다 들어있다. 매우 처절하다. 

영화 엄청 쓰라리다. 매우 씁쓸하고 처절 처연하다. 아주 고통스럽다.

눈보라와 싸우고 혹한, 늑대무리와 싸우는 장면들은 정말 너무 비참하고 슬프다.

동료 존은 여기서 살아나가면 뭐가 있는데 종일 기계 돌리고 밤새 술 푸고

전혀 미래가 없는데 구지 나갈거야 차라리 비통히 죽음을 택한다. 무서운 현실앞에

힘차게 싸워보세 도 안하고 죽음을 택하는 것이다.

 

리암 니슨 의 부인은 죽음을 앞두고 남편 을 안심 격려시킬려고 두려워하지말라고

계속 얘기하지만 그 앞에 남은 거라곤 그도 곧 맞이할 죽음 밖에 없다.  무섭도록

가슴아프고 슬픈 영화다. 현대인의 고독과 소외 막장노동자들의 비참한 일상을

극한 자연환경과 함께 가슴이 미어터지도록 따끔하게 만들었다. 

'한번 싸워보세 마지막으로 한번 더 폼나게 싸워보세

바로 이 날 살고 또 죽으세 바로 이 날 살고 또 죽으세'

망나니 알콜중독자 사회탈락자 가정폭력자 피도 눈물도 없고 남의 약점을 악착같이

파고드는 비열한 아버지가 죽기 전 시라고 쓴 이 귀절은 미래없이 하루하루 비참

처참하게 살아가는 바로 대다수 우리들의 자화상이라 더욱 더 고통스런 부분이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자기 아들 리암 니슨 도 자기처럼 살게될거라고 예측한 걸까

어느 순간 자기도 아버지처럼 똑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리암 니슨 에게

 알라스카 는 가장 잔혹한 순간을 맞이하는 장소 비극적 삶의 터전인 것이다.

그래 인생이란 결국 '발버둥' 아니던가. 발버둥 치며 살아가는 거 그게 인생이다.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지 성공 실패 이건 우리들이 만든 개념에 불과하다.

 

근데 감정에 빠지는 순간 늑대의 소굴로 들어간다.

죽음 파멸이 기다리는 늑대의 소굴로.

그러니 절대 절대 감정에 빠지지 말라. 절대로.

빠지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죽음 파멸 늑대의 소굴 한가운데로 곤두박질친다.

알아차렸을 땐 이미 모든 건 다 늦다. 정신차려라 현실을 직시하고

냉정해라 살고 싶다면 말이다. 이 영화 진짜 쿨하다. 말그대로 완전 회색 잿빛이다.

리암 니슨 의 눈빛은 다른 배우들에게서는 볼수 없었던 가장 큰 절망의 눈빛이었다.

현실 현실 현실 그는 소름끼칠만큼 지독한 현실주의자 였기에 하루하루가

 더 고통스러웠는지 모른다 꿈조차 꿀 수 없는 앞이 완전 깜깜한 암담한 미래의 현실

그렇게 살아온 그가 일순간 감정에 빠져드니 바로 죽음이 들이닥쳤다.

감정에 빠져드는 건 현실의 줄 정신줄을 놓는 것 바로 죽음으로 직행하는 관문이다.

차가운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기위해 감정을 항상 통제해야하는 이 시대의 인간

그것은 비극이었다. 우리사회는 비극적으로 변한 것이다. 오 마이 갓. 갓뎀. 쉬트! 

잘 살펴보면 꽤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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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그레이(2012, The Grey)
제작사 : Liddell Entertainment, Scott Free Productions / 배급사 : (주)팝 파트너스
수입사 : 조이앤컨텐츠그룹 / 공식홈페이지 : http://www.grey201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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