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소셜 네트워크를 보고 돌아왔다.. 페이스북을 만든 사람 이야기라는 말에 처음부터 호감을 가지고 있었던 영화였던 지라 기대가 갔다.
영화는 현재, 과거, 현재를 넘나드는 역순행적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고 있었다.
여자친구에게 버림받은 주인공 마크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자기를 버린 여자친구 얘기를 올리다가 페이스북의 모태가 되는 사이트를 만들게 된다.
사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재미 없고 지루하다. 하지만 그 속에 담으려는 온라인이 가져온 폐해가 곳곳에 드러나는 것이 보인다. 주인공 마크의 모든 정신은 페이스북 개발에 집중되어 있다. 친한 친구의 투자로 페이스북은 성공을 거두게 되지만 친한 친구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지도 관심도 없다. 오로지 마크의 관심은 페이스북이다!!
밥먹으면서도 페이스북!! 수업을 들으면서도 페이스북!!
그의 표정은 영화가 시작되면서부터 끝날 때까지 무표정으로 일관한다. 온라인활동으로 단절된 인간관계가 가져온 비극을 무감하고 무심한 표정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의 무심한 행동으로 친구도 잃고 여자친구도 잃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그의 행동.. 마지막까지 그는 컴퓨터에서 손을 놓지 못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내내 씁쓸한 기분을 버릴 수 없었다. 우리네 자화상을 보는 느낌이랄까..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리고 있는 나도 외로워서, 누군가가 그리워서 온라인 사이트 곳곳을 기웃거린다. 그러다가 이름도 모르고 그저 자기포장용 닉네임으로 가득한 온라인에서 감정도 버린 채 하루를 보낸다. 자신의 글에 댓글이라도 달리는 날에는 고마운 마음에 열심히 답글 달아주고 댓글이 없으면 낙담하는 아무 의미없는 행동들의 반복을 하는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는 그런 우리네 자화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만 같아 씁쓸하면서도 허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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