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생각보다 괜찮았다.
데이빗 핀처감독의 <소셜네트워크>는 <페이스북>의 창립자를 바탕으로 만든 실화다.
그동안 <쎄븐><파이트클럽><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등 자신만의 세심한 연출력과 영상미,
탄탄한 스토리로 다져온 데이빗 핀처감독이 새롭게 내놓은 작품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2시간 동안 펼쳐지는 왕따소년 '마크'의 천재성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영화에 빠져들고 만다.
첫째. 이 영화는 외로운 천재의 홀로서기를 재미와 극적요소를 가미해 다룬 이야기다.
성공을 이룬 뒤, 주로 법정에서 아이디어 분쟁소송을 계기로 펼쳐지는 '마크'의 인생 이야기는
그의 성공 뒤에 숨겨진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렇게 점점 성공적인 삶을 향해 달려가면서
마크는 스스로를 나쁜사람으로 치부하려고 노력하지만
그 속에 감춰진 따뜻한 본성은 그를 밉지않게 만들고, 오히려 연민마저 느껴지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점점 세상의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열광하는 동안
그는 가장 친한친구 '왈도'와 적이 되어 가고,
처음에 아이디어를 제공한 친구들도 그를 법적분쟁으로 몰아넣으며 위기를 맞게 된다.
그렇게 '마크'는 자신이 창조한 '세계' 즉 <페이스북>을 위기에 처하는 자는
모두 내쳐버리면서 스스로를 냉정한 천재(사업가)로 보여지게끔 애를 쓴다.
그리고 마지막 노트북을 통해 <페이스북>에서 전 애인 '에리카'를 바라보는
그의 뒷모습은 성공한 자의 외로움과 슬픔이 서려 있는 듯 보여졌다.
그의 빠른 말과 행동처럼 그는 빠르게 변화는 세상 속에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며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것이다.
둘째. 이 영화는 꼭 '마크'의 인생이야기를 다루면서도 그 속에 인터넷의 위력과 폐해, 부와 명예 앞에서 펼쳐지는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비열함을 비판하고 있다.
술집에서 우연히 만난 '마크'와 헤어진 전 애인 '에리카'의 대화를 통해서
인터넷의 잘못된 폐해(사생활침해, 급속도로 퍼지는 인터넷의 위력 등)를 꼬집기도 하고 영화 초반에 하버드대의 학생들을 해킹해서 사이트를 만드는 장면은 보안이 철저하지 않는 인터넷의 병폐(개인정보 도용)를 여실히 보여준다.
'마크'와 '왈도', 그리고 냅스터의 창시자 '숀'은 모두 부와 명예 앞에서
서로 이용하고, 속고 속이고, 갈등하고, 배반을 하면서 동지에서 적으로 변모한다.
그렇게 감독은 부와 명예를 차지하기 위해 변모하는 그들의 관계를 통해서
인간이 가진 잘못된 욕심과 비열함을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우정과 따뜻한 교감이 사라진 지금의 삭막한 현실을 안타깝게 여기는 것처럼 느껴진다.
<소셜네트워크>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잡으려는 데이빗 핀처감독의 욕심이 빛을 발하는 작품인 동시에
성공한 천재의 외로운 홀로서기를 보여주는 인간적인 성장드라마인 것이다.
<굿윌헌팅><뷰티풀마인드>의 천재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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