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헐리우 스타 중 유독 더 사랑을 받는 배우인 '니콜라스 케이지'. 그는 우리나라 아내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한다는 이유로 더욱 친숙한 배우입니다. 그런 국민적 응원에도 그의 영화는 최근들어 많은 아쉬움을 주고 있는데요 고스트 라이더나 방콕 데인저러스 등 연속된 흥행 부진을 아쉬워했지만 이번 영화는 훌륭한 감독과 함께 하기에 그에 명성에 걸맞는 좋은 작품을 기대했습니다.
감독인 알렉스 프로야스는 '아이, 로봇'에서 기계의 발달로 인공 지능을 가진 기계와 인간의 처절한 대결을 박진감 넘치게 보여주면서 철학적 메세지도 전달한 훌륭한 감독이었습니다.
이전에 몇몇 많은 작품에서 고도로 발달된 기계가 인간만큼의 지능을 갖게 되면서 생기는 문제에 대한 영화시도는 있었지만 프로야스는 좀 더 심오하게 인간 존재에 대한 고찰과 철학적 접근이 돗보였습니다.
그런 그가 보여주는 재난 영화는 단순히 재난의 발생과 그를 막으려는 노력만이 전부는 아닌 뭔가 다른게 있을 것이라고 짐작은 했습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재난의 장면이 주는 비주얼의 강렬함이고 현실적이라는 점입니다. 비행기 추락과 불타는 사람들.. 그리고 지하철 탈선으로 인한 아비규환의 혼돈... 거기에 도시 전체가 몰락하는 장면은 이전까지의 재난을 다룬 장면들에 비해서 한층 upgrade 된 CG와 함께 지독히도 사실적인 장면묘사를 해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재난 블럭버스터라는 칭호가 그리 틀리지 않아 보이는 대목이죠.
거기에 50년 전에 이미 예견한 미래의 재앙과 그걸 막기 위한 주인공의 고군분투가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미래를 알지만 막을 수 있을것인지... 데스트네이션처럼 미래를 바꾸면 또 다른 사건을 야기하는 것은 아닌지... 이런 점들을 감독은 어떻게 풀어갈 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궁금증 속에 검은 옷을 입은 정체 불명의 사람들이 출현하고, 알 수 없은 검은 돌이 의미심장하게 나오다가 조금씩 제가 영화를 보면서 제발 그렇게 끝나지 않기를 바란 것이 현실이 되어버리더군요.
감독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이 철학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인류를 본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이번 영화는 과학의 가장 기본인 숫자를 바탕으로 진행하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로 마무리를 해 나가는 혼란을 줍니다. 그들이 선택되어진 이유나 마지막 장면이 존재하는 곳은 막연히 우주 어딘가라는 것 등등... 코믹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감동과 눈물을 자극하는 최루성 영화로 바뀌는 혼란과 다를바 없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마지막 장면에서 니콜라스가 보여준 혼신의 연기나 엔딩에서의 가족애가 썩 감동적이진 않았습나다.
비주얼이 주는 강렬함에 비해 감독이 말하려는 의도나 메세지는 그리 화려하지 않는 어색함같은 것이겠죠. 기독교의 사상과도 많이 차이가 있어 보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