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학원>은 두 이야기를 동시에 진행시킨다. 하나는 다섯 여자들이 더 예뻐지려고 발악하다 죽어나가는 요가 심화수련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70년대 사라진 여배우가 어떻게 요가학원의 원장이 되었는가를 파헤치는 미스터리다. 두 이야기는 각각 놓고 보더라도 논리적으로 불가해하고 매력이 없어서 연결도 의미가 별로 없다. 딱 한 가지 연결점이 있다면 ‘예뻐지려는 욕망이 어떻게 여자들을 파멸시키는가’라는 주제의식이다. 주제를 잘 살리려면 여성 캐릭터들을 현실적으로 잘 묘사하는 게 필요하다. <요가학원>은 여성 감독이 만들었음에도 여성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듯하다. 캐릭터들은 그저 얄팍하고 멍청하다.
사실 효정이 요가학원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요가학원>의 전략은 분명해 보인다. 영화 속 요가학원은 인도식 카페와 이탈리아식 가구 등이 마구 섞인, 극도로 양식화되고 과장된 무대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수년 전 <장화, 홍련> 이후 우후죽순 등장해 한국 호러영화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벽지 공포영화’들과 똑같은 전략을 쓰겠다는 거다. 다리오 아르젠토식 인테리어의 저택 속에서 나태하고 재미없는 방식으로 여자애들을 죽이는 영화들 말이다(이를테면 <첼로>나 <인형사> <므이> 같은 영화들, 게다가 윤재연 감독의 전작인 <여고괴담3: 여우계단>도 그중 하나다). 시효가 지난 전략을 되살리겠다면 장르적인 재능이라도 있어야 한다. <요가학원>은 장르적인 이야기의 짜임새나 공포효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는 장르 문외한의 영화에 가깝다.
여배우들은 아름답다. 연기도 아름다운 건 아니다. 그나마 연기다운 연기를 하는 건 조은지다. 다만 그녀도 문어체적이고 바보 같은 대사에 걸려서 어쩔 줄 몰라하는 기색이다. 바비인형 다섯개를 구입한 뒤 목을 하나씩 부러뜨리는 걸 카메라로 찍어서 관람하는게 더 슬프고 무섭겠다. 스토리도 더 탄탄할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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