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는 “사랑은 늦게 올수록 격렬하다”고 했다. 섹스코미디 <40살까지 못해본 남자>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담패설과 화장실 유머를 속사포처럼 쏟아내며 한 독신남이 자기만의 세계에서 세상 밖으로 걸어나오는 발걸음을 그려낸다. 주인공 앤디는 직장을 벗어나면 피터팬 신드롬에 걸린 10대처럼 생활한다. 규칙적이고 자기폐쇄적인 그의 사생활은 첫 섹스라는 임무를 통해 롤러코스터를 타듯 변해간다. 앤디는 섹스를 목적으로 내세우지만 실상 소통이 그리운 것이다. “상자에 갇힌 액션 피겨”처럼 살아가며 아쿠아맨이랑 대화하던 그는 이제 동료들과 어울리며 망신도 당하고 일탈도 저지르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가전제품 매장에서 일하는 마흔살의 독신남 앤디 스티저(스티브 카렐)는 숫총각이다. 어느 날 밤 동료들과 어울린 포커판에서 이 사실이 알려지고 그는 웃음거리로 전락한다. 이후 동료들은 앤디의 총각딱지를 떼기 위해 강제로 데이트를 시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며 조언하지만 매번 실패로 돌아간다. 어느 날 손님으로 찾아온 길 건너편 가게의 트리쉬(캐서린 키너)에게 앤디는 호감을 느낀다. 고민 끝에 트리쉬를 찾아가서 데이트를 신청하는 앤디. 두 사람은 연애관계에 돌입하고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오언 윌슨이 출연한 <웨딩 크래셔>와 함께 올해 할리우드 성인코미디의 쌍두마차로 평가된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의 매력은 바로 배우들이다. 영국식 악센트와 기묘하게 굳은 얼굴 표정으로 앤디 스티저 역을 소화한 스티브 카렐은 오랫동안 연극무대와 TV시리즈에서 다진 연기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그는 이 영화의 원안을 주드 어파토 감독에게 제공했고 처음부터 각본을 함께 썼다. 앤디를 둘러싸고 악행을 일삼으며 여자를 밝히는 세 친구 데이비드, 제이, 칼의 숨쉴 틈 없는 수다도 스티브 카렐의 생뚱맞음에 뒤지지 않는다. 데이비드(폴 러드)와 칼(세스 로젠)이 서로를 게이라고 공박하는 말장난이나 제이(로마니 말코)가 라틴계 노인들과 욕지거리를 주고받는 장면은 ‘막 나가는’ 대사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준다. “오래된 R등급 섹스코미디의 팬”을 자처한 감독 주드 어파토는 <프릭스 앤드 긱스>와 <래리 샌더스 쇼>를 통해 단련한 성인용 유머를 레시피로 하여 중년의 ‘아메리칸 파이’를 구워내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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