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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식 코미디의 부활.... 퀴즈왕
ldk209 2010-09-30 오후 4:55:39 564   [0]
장진식 코미디의 부활.... ★★★☆

 

사건의 발생은 마치 ‘나비효과’를 연상시킨다. 모든 건 가수 이수영의 잘못 때문? 강변북로에서 라디오를 듣다 이수영의 음 이탈로 깜짝 놀란 호만(송영창)과 아들 지용(이지용)은 한 여자를 치게 되고(자살), 그 뒤를 달리던 상도(류승룡)와 팔녀(장영남)가 공중에 뜬 자살녀를 한 번 더 치게 된다. 사건은 연쇄적으로 이어져 트렁크에 시체를 싣고 달리던 도엽(김수로)과 상길(한재석)은 다행히 피했지만, 우울증 모임을 끝내고 귀가하던 정상(김병옥) 여나(심은경) 등이 탄 차가 여인을 밟고 지나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경찰서에 모인 이들은 여인의 죽음에 누구의 잘못이 큰 지를 놓고 한 바탕 소동을 벌이는데, 알고 보니 죽은 여자는 누적 상금 133억원이 걸린 퀴즈쇼의 문제 출제자이고, 그녀의 소지품에서 마지막 문제와 답이 발견된다. 우연한 사고로 경찰서에 모이게 된 이들은 상금을 얻기 위해 각자의 방법을 동원, 퀴즈쇼에 도전한다.

 

사실 장진이라는 스타 감독의 새로운 작품치고 <퀴즈왕>은 그다지 많이 홍보되지는 않은 것 같다. 나 역시 우연히 다른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에 들렀다가 <퀴즈왕>이란 조금은 유치한 제목의 영화가 장진 감독의 영화라는 사실을 알고 그 자리에서 바로 관람을 결정해 버렸다. 그러면서 내심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장진이 초기 작품에서 보여줬던 재기 발랄함과 장진식 코미디라 이름 붙을 정도의 엇박자, 좌충우돌식 코미디 감각은 중반기를 지나면서 빛이 많이 바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작품으로 봐도 장진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간첩 리철진> <킬러들의 수다> <아는 여자> 정도로, 대체로 초기 작품들이다. <거룩한 계보>는 그나마 조금 괜찮은 정도였고, <박수칠 때 떠나라> <아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내 생각에 분수령은 <박수칠 때 떠나라>가 아니었나 싶다. 이전의 장진 감독 작품은 어느 정도 미니멀리즘에 가까우며, 작은 규모의 영화에서 빛을 발했지만, 작품의 규모가 커지면서 장진의 색은 빛이 바랬고, 장점보다는 단점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장진 영화의 단점은 영화 연출보다는 연극 연출에 가깝다는 점이다. 화면의 앵글도 그렇지만, 특히 배우들의 연기는 마치 무대 위에 선 연극배우 같은 느낌이 강했다. 중반기 이후 작품에서 그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나름 노력한 흔적이 보이긴 하지만 딱히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고 보인다.

 

이런 차원에서 <퀴즈왕>은 장진이 내 놓은 새로운 답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깐 <퀴즈왕>은 마치 장진의 초창기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그 동안 극복하려 했던 연극식 연출을 오히려 강화했으며, 그러한 연극적 연출의 강화로 인해 엉뚱한 상황 설정, 엇박자 리듬, 좌충우돌식 코미디라는 장진 코미디의 특징들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반면에 약간은 늘어지는 듯한 장진 코미디의 단점도 그대로 살아 있다.

 

여러 가지 면에서 <퀴즈왕>은 묘하게 <아는 여자>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있다. 사랑에 아파하다가 자살하는 여자를 주요한 모티브로 삼은 것이라든가(<아는 여자>에서 죽은 여자는 장영남이었다), 그 여자로 인해 주인공(들)이 변화한다는 설정도 그렇다. 사소하게는 자살하는 여자의 표정을 세심하게 살피는 장면이라든가 장진의 대사량이나 비중이 다른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도 비슷한 지점이다.

 

어쨌거나 <퀴즈왕>은 크게 두 군데의 무대(!)에서 진행된다. 첫 번째 무대는 경찰서 안이며, 두 번째 무대는 퀴즈쇼 현장에서다. 두 무대의 연결이 좀 헐겁기는 해도, 대규모로 출연한 장진 사단이 펼치는 개인기의 향연은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적절한 리듬감을 타며 연속으로 터지는 코믹함은 극장 내에 웃음 바이러스를 뿌려대며, 그 사이 사이에 던져지는 감동 코드도 딱히 어색하진 않다. 다만, 너무 많은 출연진과 적당할 정도로 분배된 출연량으로 인해 분위기는 상당히 산만한 편이며, 전반적으로 잘잘한 잔펀치는 많지만 결정적 한 방은 끝내 터지지 않는다.

 

※ 김수로의 코믹 연기가 나름 재밌긴 해도 그가 원톱으로 이끌어가는 영화는 부담스러운 지점이 있다. 시종일관 보기엔 너무 과다하는 느낌. 그런 점에서 김수로와 장진의 궁합은 의외로 잘 어울린다.

 

※ 스스로가 저지른 나쁜 짓을 나쁜 짓이라고 인정하는 나쁜 놈은 승자의 자격이 있다? 좀 아스트랄하다.

 

※ 이한위, 정재영, 신하균 등 장진과 인연 있는 배우들의 카메오 출연은 카메오 출연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

 

※ 대한민국의 주권은 ○○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으로부터 나온다. 정답은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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