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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나이들의 뜨거움만은 남았다 무적자
mokok 2010-09-23 오후 4:05:18 712   [0]

홍콩 느와르의 최고였던 <영웅본색>의 적룡 그리고 주윤발과 장국영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공통적으로 떠올리는 영상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성냥개비, 썬글래스 그리고 헐렁하게 펄럭이던 바바리 코트 휘날리며 쌍권총질을 해대던 주윤발의 모습과, 단정한 경찰제복을 입고서는 오직 머릿속에 '정의로움'만 들어차 형의 삶을 조이던 답안나오는 순수함의 장국영을. 


 





  


오늘 단 하루만 반짝거리며 살려하는 사람들마냥 선과 악이 모호한 세상속에서 손에 잡히지않는 담배연기같은 영웅의 삶을 살아보려했던 이 사나이들의 뜨거운 형재애와 의리를 그렸던 영화 <영웅본색>은 당시 홍콩에 만연한 불안한 미래에 대한 사회적 소용돌이를(하긴, 홍콩의 불안정함이 영화에 미친 영향은 대단했다고 하니까...^^;) 매우 스타일리쉬한 느와르로 풀어내었던 대히트작이었다.


성냥 좀 씹던 행님들 많아졌음을 물론이요, 선글래스에 바바리는 말할필요도 없을뿐더러...


주윤발의 아이템도 모자라 돈으로 담뱃불 붙이는 장면이 주던 그 각별한 '호사'의 느낌을 잊을수가 없더라는..ㅎㅎ 


 



  


  


형님 역할의 적룡에게 한의리 보여주던 주윤발의 간지는 그야말로 최고였으니...


배우 주윤발의 열혈팬이던 어머니 덕에 어려서 그가 출연한 크고작은 영화는 복사본으로라도 입수하여 함께 볼 정도였으니 나도 은연중 물들어버린셈이다. 그의 매력에 강제적으로 ㅎㅎ


그리 오래된, 나와 연배인 이 25년 이상된 영화가 2010년 한국에서 리메이크되어 <무적자>라고 개봉하였으니...


<캐리비안의 해적>에서의 괴수같던 주윤발님의 모습에 크게 충격받으며 서운해하시던 어머니 모시고 영화<무적자>를 안보러갈수는 없었지 ㅠㅠ



영화 <무적자>는 오우삼 감독의 <영웅본색>에서 형님(적룡)-아우(주윤발), 범죄자 형(적룡)-경찰 친동생(장국영)이라는 관계적 맥락과 파국으로 치닫는 사나이들의 운명적 카테고리인 '의리'와 '형제애'만을 빌어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냈다.


  




  


특히, <무적자>는 다정한 형제사이의 모습을 미리보여주기보다는 아예 처음부터 형제의 삶의 시작을 '탈북'이라는 상처로 미리 갈라놓음으로써 뜨거운 형재애의 '안타까운 증오심'에 이유를 만들어주어 혁(주진모)과 철(김강우)의 어긋남이 계속될수록 보는이들로 하여금 눈물로 얼룩져버린 이 형제의 운명에 탄식하게 만든다.


 


또한 비슷한 처지(같은 탈북 출신)에 서로 의기투합하여 험한 세상에 자기몫 꾸리며 사는 사업 파트너이자 마음을 알아주는 우정의 동반자인 영춘(송승헌)은 뿌리없이 흔들리는 이방인과 같은 자신들의 삶을 오직 돈과 권력으로 충당하고픈 욕심에 무모한 허영을 감추지 못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런 맥락이라 그런지 옷과 신발등의 스타일에 무진장 집착을 보이는 느끼하고 걸렁한 양아치 느낌의 허당으로도 보여지는데... 


 




 


개인적으로 진중하고 감수성 풍부한 순수청년였던 그의 이미지가 바싹 말라버린 몸뚱이에 깡만 가득 들어서 어울리지도 않은 트렌치코트를 걸친채 어색하게 으쓱거리는 모습은 좀...아니 대실망감을 안겨주고 말았다.


차라리 라이더 자켓에 진을 입어주었더라면....하는 안타까움에 속이 터졌다 ㅜㅜ


그나마 혁에게 보여주는 그의 끝없는 신의와 의리, 그리고 마지막까지 오기 가득한 시선으로 태민을 응징하고 말겠다는 의지의 눈빛연기가 불편한 다리의 핸디캡을 충당하는 든든한 '총질'과 함께 영화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배신의 원죄를 뒤집어쓴채 끝없는 죄책감으로 동생에게 용서와 구원을 구하던 혁으로 분한 배우 주진모의 열연은 액션에선 투박한 힘이, 파트너인 영춘에게는 깊은 신의와 의리에 미안한 마음을, 죽어마땅한 원수같은 조직보스 태민(조한선)에게는 여유를, 끝없이 자신을 증오하며 탓하는 동생 철(김강우)에게 한없는 눈물과 용서를 구하는 감성변화를 섬세하고 강인한 모습의 연기로 되살려 이 영화가 단순한 마초적 액션으로 시시해질뻔한것을 해소해주고있다. 


 




 


이미 영화 <사랑>에서 가슴아픈 남자가 흘리는 눈물의 뜨거움을, <쌍화점>에서 상대의 아픔을 갈음해주기 위해 자신의 아픔을 그냥 삼키려던 자의 죽음의 용기를 보여주었던 배우 주진모의 연기는 '희생'과 '의리'를 위한 그의 뜨거운 감성과 폭발적인 액션으로 완벽하게 무장하여 영화 <무적자>속에서 아주 빛을 발한다.


 


잔소리쟁이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얄밉다고, 속도 모르고 떼쓰는 애마냥 고집스러운 고통을 담당한 동생 철의 김강우는 그야말로 미운사람 속은 이렇게 뒤집으면 효과만점인 시츄에이션은 모두 구사함으로써 영화보는 관객들의 '한숨'을 톡톡히 담당하고있다. 옆에서 영화보시던 어머니께서 "쟤가 진짜 저러믄 안되는디말여...." 라는 말씀을 몇번이나 하시던지..ㅎㅎ


 




 


그 애정에 허기진 눈으로 형을 바라보며 흔들리던 눈빛은 미운짓하는 동생 안아주고 싶게 만드는 형 혹은 누나의 심정을 마구 자극하는 유약함이 흘러넘쳐 영화의 마지막, 형을 위해 결정적 희생을 결심하는 그의 뜨거운 마음을 더욱 슬프게 만든다. 아, 이부분이 정말 사람 확 분노하게 만들기도 하는데...이럴수밖에 없었을거라는 결말옹호자들도 있지만 반대로 아주 되지도 않을 엉망진창의 결말이라며 쓴입 다시는 관객도 많았다.


음..."엥? 뭐야 이게...쯧!"이런 느낌?!


 


특히 강렬한 열등의식에 사로잡혀 개연성이며 맥락에도 안맞아보이는 요상한 비열남으로 나와주는 태민(조한선)의 태도에 기분나븐 불쾌감 느꼈던것은 혹시 나뿐이었나?? 뭐 그렇담...미안하지만...-_-;;


안되면 다 죽여서라도 되게하여 가지려하는 그 단순무식한 잔임함과 비열함이 나중에 형제와 우정 모두를 망치는 음모로 확대되는것까지 차례로 따라가다보면 울컥하는 짜증이 치밀어오른다. 


 




 


어쩌면 저토록 진부하단 말인가.....ㅜㅜ 어차피 리메이크하면서 많이 뒤바꾼 설정....이 역할도 좀 성의있게 만들어보셨으면 어떠했을까하는....아예 영화 <아저씨>의 만석이 종석이 형제만도 못한 이 애매하게 무식하고 어리버리한 욕심쟁이가 되버리고만 이 캐릭터가 너무나 안타깝다.


 


영화가 총으로 모든걸 마무리하는 파국으로 치닿으며 무너저내리는 주인공들의 모습과 함께 흐르던 원작 <영웅본색> 메인테마를 듣는 순간, 비장함과 아픈상처에 대한 서글픔 보다는 어설픈 안타까움만 가득 풍기며 눈물흘리고 있는 매력있는 네 배우의 노력만큼은 인정해줘야겠다는 약한 한숨만 쉬게 되었다.


 


혹시 오우삼 감독의 <영웅본색>을 아예 모르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 상당히 스타일 괜찮은 액션영화다.


그러나 광팬까지는 아니어도... 홍콩느와르의 재미를 '제대로' 맛본적 있던 영화팬들이라면 이 영화...미안허다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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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자(2010, A Better Tomorrow)
제작사 : 핑거프린트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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