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주부 퀴즈왕> 의 유선동감독의 영화를 접하기는 처음이다.
하지만 전작 <고사:피의 중간고사> 를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감독은 틀리더라도 영화 고사의 특유의 분위기를 살려주리라 내심
기대감을 가지고 관람하게 되었다. 고사의 소재는 역시 <복수> 가
주축이 되어 이야기가 전개가 된다. 과거에 있었던 사건을 이유로
하여 죽어야 될 몇명의 인물들이 필연적으로 죽음으로 몰아가는 듯한
전개, 그리고 슬래셔 무비와 같은 잔인한 덫과 보여지는 상당한 양의
흔건한 피의 흔적들은 슬래셔와 스릴러의 장점을 잘 배합하는 듯이
보여주는 듯 하지만 이번 후속작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허울좋게
짜여진 각본아래 유기성이라고는 찾아볼수 없는 엉성한 스토리전개,
그리고 미숙한 캐릭터들과 행동의 매치이다. 전작 고사의 반도 따라
오지 못하는 긴장감과 공포분위기의 조성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덫에 걸린 학생들이 죽어가는 잠깐의 순간 보여지는 긴장되는 전개
를 제외하곤 교생과 반전역활을 맡고 있는 은수(황정음), 그리고 역시
교사로서 권력앞에 진실을 숨기는 비밀을 가진 차선생(김수로)의 연기가
영화의 분위기에 너무 매치되지 않는다. 특히 황정음의 캐릭터는 분위기
와 너무나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주어서 감정이입조차 되지 않는다.
김수로의 연기또한 캐릭터와 많이 동떨어져 있음은 말할 필요조차
없을 듯 하다. 주연으로 열연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관우역의
윤시윤과 세희역의 지연보다 오히려 조연들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
상황에 적절해 보이는 감정연기를 적절히 소화해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연과 조연의 위치가 바뀐 듯하다. 조연의 연기에 빛을 잃은
주연들의 연기력은 사실상 헛웃음이 나올만큼 캐릭터에 몰입되는 모
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것을 표현해내는 플롯조차 엉성하기 그지
없어서 몰입도조차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영화의 흥행성적이
초반에 좋았던 이유는 개인적으로 봤을때 티아라의 멤버인 <박지연>
의 홍보효과와 무대인사에 의한 광고효과에 의존했다고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일반적인 슬래셔 무비에서 보여주는 긴장감조차 살리지
못한채 흔하디 흔해져 버린 성폭력과 죽음, 그리고 그것을 방관한
자와 행하는자, 그리고 권력앞에 고개숙이는 교사의 이야기를 보는
내내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촛점을 종잡을수 없었다. 그런 중심
자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한 '복수' 에 대한 이야기면서도 감정적으로
격앙되거나 동요되면서 스며들만한 공감의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어설프고 낡아빠진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는 이 영화는 포스터에서
보여주는 분위기조차 표현해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아쉽다.
분명 다른 장르의 분야는 독특하고 기발한 영화들이 수없이 보여주면서
한국영화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데 호러와스릴러와
같은 장르는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많이
안타까운 마음이 강하다. 최악의 공포영화를 만들려면 이런 절차를
밟아야 된다고 느껴진 표본과도 같은 영화, 여운이 조금도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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