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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투 퍼디션] 또 하나의 명작을 발견하다. 로드 투 퍼디션
belastre 2002-09-04 오전 7:31:40 921   [5]

로드 투 퍼디션.. 지옥으로 가는 길..


"성서는 여러곳에서 살인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다..
살인하는 자의 영혼은 구원을 받을 수 없거니와 심판을 피할수 없고,
생명으로 갚아야 하며 지옥에 던지우는 길을 피할수 없다.."

....
....

삶은 아이러니하다고 하던가요..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바뀌고,
서로 헐뜯고 싸우던 사람이 다음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고 화해를 하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21세기 현재 세계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라는 통념이 이미 묵시적으로 관례화 된것이 오래입니다..

헐리우드에서는 일찍부터 그것을 간파하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른바
갱스터 무비라는 한 장르를 개척하였습니다..갱스터 무비에서는 기본적으로
수많은 배신과 암투가 난무하고, 서로 죽고 죽이는 먹이사슬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갱스터 암흑가 무비에 집약을 시켜놓은 것이죠..

'아메리칸 뷰티'라는 출중한 첫작품으로 아카데미를 휩쓴 신인 샘 멘데스의
두번째 영화 <로드 투 퍼디션>은 외형상으로 갱스터 무비의 전형을 취하고
있으나,기실은 미국의 가족사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전작 아메리칸 뷰티에서 무너져가는 현대 가정의 모습을 정면으로 담아내더니
이번에도 역시 그 특유의 가족사의 모습과 대공황 시절의 미국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들추어내며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절대적인 부성애를 깊이 조명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설리번(톰 행크스)은 갱스터 세계에서는 능력있고, 냉혹하며 알아주는
일급 해결사입니다..그러나 그도 역시 가정에서는 엄한 가장이라고 하기보다
따뜻한 한남자 일뿐입니다..유독 첫째 아들 마이클에게만 엄하게 대하지만
마이클이 설리번과 너무나도 성격이 닮았기에 자신과 같은 갱스터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 두려운 것입니다..

"나는 이렇게 살고 있지만 너는 다르게 살아라.."

이것은 모든 부모의 소망입니다..힘들고 어렵게 살아온 부모님들이 꼭 하시는
말씀이 어쩌면 진부하고 성가시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들의 자녀가 어떤길을
걸어가고 무슨일을 하던지 끝까지 지켜주고 보호해주는 것이 부모입니다..

심지어 갱스터 보스 존 루니(폴 뉴먼)까지도 자신의 아들이 쓸데없는 살인과
아버지의 사업까지도 빼돌리는 배신을 하지만 결국은 아들이라는 숙명때문에
죽음까지 당하게 되지만 망나니 코너 루니를 어쩌지 못합니다..결국은 끌어
안을수 밖에 없습니다..오 주여..오 주여..외치면서 말입니다..

보스는 말합니다..갱스터 우리의 최후는 그런것이다..우리는 천국에 갈수없다..
설리번도 그것을 잘알고 있기에 자신의 최후까지도 자신은 구원을 받지 못하지만
아들 마이클은 죄를 범하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주고 있습니다..자신의 아들이
실족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희생적인 부성애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설리번과 마이클과의 대화에서 어떤 과목을 좋아하느냐는 말에 마이클은 성서
역사를 좋아한다고 하지요..성서의 역사는 피와 전쟁의 역사로 점철되었으나
그 본질은 인간과 영혼의 구원이라는 것을 아마도 설리번은 알고 있던것 같습니다..
살인을 하면 영혼이 구원을 받지 못한다는 것도 또한....

설리번의 가족들이 죽임을 당하자 큰아들 마이클과 설리번은 시카고로 잠시
도피하여 후일을 도모하려고 하지만 그곳에서는 아무도 설리번과 그 아들
마이클에게 전혀 관심을 부여하지 않습니다..일률적으로 똑같이 신문을 보는
모습이라던지..대공황을 겪는 거대한 미국사회는 그들의 가정파괴와 복수쯤이야
안중에도 없는 것이죠..

지난세대 미국인 대표배우였던 폴뉴먼..
현재의 미국인의 대표배우 톰행크스..
차세대 헐리우드를 대표할 쥬드로우..

톰행크스는 어쩔수 없는 미국인의 대표배우였습니다..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의
구원의 상을 보여주더니..이제는 아들을 끝까지 보호하는 아버지의 모습까지..
당분간 톰행크스의 이미지를 대신할수 있는 배우는 나타나지 않을것만 같습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쥬드로의 천연덕스러운 연기의 장면인데..쥬드로우가
"인정사정 볼것 없다"에서 박중훈이 맡았던 형사연기를 많이 참조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드는 부분이 있더라는 것입니다..앞으로 보게될 여러분들은 유심히
관찰을 해보시기 바랍니다..쥬드로의 연기와 인정사정 볼것 없다의 박중훈의
연기를 비교해보십시요..

시카고의 성공률 100%의 무지비한 킬러 사진사 맥과이어(쥬드로)의 소름끼치는
악마적인 연기는 두고 두고 호평을 받을것입니다..헐리우드 배우중에서 가장
잘생긴 배우로 손꼽히는 주드로는 완전히 악마의 이미지로 변신을 하였습니다..
그 잘생긴 얼굴에 파편이 꽃힌 소름끼치는 얼굴은 다시 떠올리기 싫은 완전한
악마 이미지 그 자체였습니다..

영화사에까지 기록될지는 모르겠으나 기억될만한 명장면..바닷가 별장에서의
설리번과 맥과이어의 죽음..샘멘더스의 영상의 절정을 보여주는 그 씬이 얼마나
아름답던지요..제게는 잊지못할 빼어난 영상으로 강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카메라와 삼각대를 이용하여 하얀 여백의 실내 공간을 담아낸 그 장면은
개인적으로 로드 투 퍼디션의 영상미학의 극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또한 어두운 밤에 비가 쏟아지는 갱스터 무비의 전형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세피아 톤으로 일관되게 어두움을 담아내는 유려한 영상미는 이 작품이 얼마나
영상에도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수 있습니다..과거 웨스턴무비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스트링 키타와 합주된 배경음악은 더욱 더 황량하고 처절하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배경음악도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별다른 액션장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가슴을 내내 죄어가는 긴장감과 스릴은 드라마구성이 탄탄하게 잘 되어있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요즘의 외형 물량에는 전혀 못따라오는 스토리
구성으로 지탄받는 국내 영화인들이 본받아야 할 부분입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 더더욱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집니다..요 근래에 보았던 영화중
이렇게 가슴으로 다가오는 영화가 있었던가 잠시 생각에 잠겨보기도 합니다..

정말 감동적이었다 라는 진부한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복잡다양하게
느껴지는 감정을 한마디로 딱 압축 시킬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이 영화
로드 투 퍼디션에 대한 느낌을 짧게 압축하려 했다면 저는 아마 감상문 쓰기를
포기했을 것입니다..

미국의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그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볼수 있다는 것에 숨이 턱하고 막혀왔습니다..아카데미 2회수상의 폴뉴먼,
역시 아카데미 2연패의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국민배우 톰행크스, 게다가
정통파 연기스쿨 과정을 거친 완벽한 외모의 쥬드로..샘멘데스의 빼어난
연출력까지 한꺼번에 감상할수 있는 엄청난 문화적 포만감을 가질수 있었습니다..

로드 투 퍼디션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분명한 것은 샘멘더스를 발견하여
추천했다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들보다 적어도 한 수위의 영화입니다..
별 다섯개를 주어도 아깝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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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투 퍼디션(2002, Road to Perdition)
제작사 : DreamWorks SKG, 20th Century Fox, The Zanuck Company / 배급사 : 20세기 폭스
수입사 : 20세기 폭스 / 공식홈페이지 : http://roadto.fox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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