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시사회를 놓치고(원빈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끄아악>ㅁ<)
롯데시네마 시사회를 갔다 와서 쓰는 따끈따끈 글.
아직 개봉도 안 한 영화에 스포 있는 리뷰를 쓰는 건 당연히 실례이므로 스포 있는 버전은 예약을 걸어 놓을게요.
8월 4일 영화를 보고 스포 있는 리뷰를 다시 한번 읽어 주세요.ㅎ
*주의 : 이 영화는 약간의(?) 사심이 들어가 있으니 적절하게 걸러주며 읽으시길 바랍니다.
1. 원빈이라 걱정 되었던 영화.
이름 : 원빈(김도진)
직업 : 영화배우, 탤런트
출생 : 1977년 9월 29일 강원도 정선
신체 : 178cm 63kg
이 아저씨는 철저하게 원빈을 위한 영화이자 원빈을 원톱으로 내세우는 영화다.
아직 우리의 기억 속엔 가을동화에 "얼마면 돼!"로 남아있는 그이고,
태극기 휘날리며의 형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여린 동생이고,
킬러들의 수다의 사랑의 위대함을 연설하는 순진한 막내이다.
그의 군대 후 첫 복귀작인 '마더'가 있긴 했지만 김혜자 선생님께서 너무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나머지
바보라는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했던 원빈의 연기는 그대로 묻히고 말았다.
그래서 이번 영화가 더 걱정이었다.
액션 느와르라는 장르는 단순히 말이 없다고 되는 장르도 아니거니와 싸움을 하는 원빈의 이미지는 상상이 가질 않았다.
더군다나 '아저씨'라는 영화 제목조차 내 머릿속의 원빈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았다.
2. 원빈의 내재적 한계
어릴 적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내 인생에 전부였던 적이 있었다.
타이타닉을 통해 알게 된 그는 내가 아는 이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사람이었고, 나는 그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래서 나는, 관객들은 그의 연기력을 신경쓰지 않았고 그의 연기력은 그대로 묻혀지나 싶었다.
그래서 그는 외모를 망가뜨리고 연기를 선택했다.
이제 레오는 더이상 그때의 꽃미남이 아니고,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연기를 매우 잘 하는 연기자들 중 한명이 되었다.
원빈의 경우가 레오랑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또래의 조인성, 강동원, 소지섭. 미남 배우라고 하는 배우들은 자신의 얼굴이 빛나는 역할을 많이 맡아왔다.
자신이 가장 빛나는 작품을 알고, 그 작품들을 통해 자신의 외모를 빛내면서 연기력을 쭈욱 쌓아왔다.
하지만 원빈은 철저하게 자신의 이미지를 탈피하려고만 했다.
유약한 이미지 대신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려 했고, 잘생긴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바보 역할도 맡았다.
하지만 그가 자꾸 그의 모습을 탈피하려고 몸을 움츠릴수록 그의 연기력 역시 같이 움츠러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연기력을 발견하지 못한 채 그를 못미더워했다.
3. 연기력이 외모를 이긴 영화.
이 영화에서 그는 그의 모습을 버리려 하지 않았다.
그의 잘생긴 외모를 망가뜨리려 하지 않았고, 백치미스러운 모습도 그대로 간직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연기력으로 승화시켰다.
그의 외모가 빛났기에 그의 연기력이 빛났고, 그의 연기력이 빛났기에 외모가 빛났다.
백치미스러운 눈빛에 서늘함과 섬뜩함이 느껴지게 만들었다.
마더에서 감정을 비우는 법을 배웠던 원빈은 '아저씨'에서 감정을 내면으로 폭발시키는 법을 배웠다.
이 영화의 크레딧이 올라가는 그 순간 더이상 미남배우가 아닌 연기파 배우 원빈만이 남았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그의 차기작을 기다리게 만들었다.
원빈을 못미더워하며 영화를 안볼까 생각도 했었지만 영화를 보길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오늘 연기파 배우 한명을 발견했으니까.
4. 적당히 완급조절을 잘한 이정범감독.
사실 나는 열혈남아를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흥행을 하지는 못한 영화란 걸 알았고 그래서 이 영화의 감독을 맡았다는 사실이 조금은 불만이었다.
하지만 오늘부로 이정범 감독의 이름을 기억해야 할 거 같다.
원빈은 절대 스스로 빛날 수 없는 배우라고 생각을 한다.
아무리 밝은 별이 있어도 그 별만 보고 있으면 그 별이 밝은 것을 모르는 것처럼,
별이 빛나기 위해선 그 주변의 어둠이 깔려 있어야 한다.
원빈의 연기력이 빛나는 영화였어도 이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정범감독은 원빈의 이런 특성을 잘 캐치했다.
무거운 톤으로 깔리는 원빈의 목소리로 119분을 채웠으면 원빈이 아무리 잘생겨도 관객의 반 이상은 지루함을 느꼈을 것이다.
감독은 김희원, 김성오(만석과 종석)형제로 극의 무거움을 걷어내어 영화가 지루하지 않게 잘 이끌고 나갔다.
영화는 거침없이 끌고 들어가지만 또 적절한 순간 끊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미칠듯한 긴장감에 몸을 떨다가 마지막에 가서 기진맥진하지도 않고,
처음부터 무게감을 잘 살리면서 마지막까지 그 무게감을 잘 간직한 채 엔딩을 맞는다.
아 오랜만에 드는 이 깔끔함이란.
아무래도 열혈남아를 꼭 찾아봐야 할 거 같다.
5. 한국 영화에서 이런 액션이?
사실 액션에 대해선 내가 왈가불가 할 게 못된다.
나는 철저하게 로코파라서 액션영화를 많이 보지 않을 뿐더러 액션을 봐도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이런 내가 본 한국형 느와르라 해봤자 달콤한 인생이나 영화는 영화다 등 정도이고,
액션이란 소통이나 영화적 효과의 한 부분이라 생각 할 뿐 멋있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액션은 상당히 깔끔하다.
마치 의형제 초반 강동원의 액션처럼 합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원빈의 액션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게 내가 원빈에게 품은 사심 때문인건지 정말 액션이 좋았던 것인지는 정확히 분간이 안가지만(사실 둘 다이지 않을까?)
적어도 액션 느와르라는 장르에 손상이 안갈 정도, 아니 장르에 꽤 적합할 정도의 멋있는 액션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피가 난무하는 액션씬은 못보는 내가 눈을 떼지 못한 것은 비단 원빈의 잘생긴 얼굴 뿐만은 아니었으리라.
6. 아쉬운건 오로지 19금이라는 것.
아무리 생각해도 이 영화가 19금으로 나간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다.
이 영화는 정말 재미있는 영화이고, 원빈을 비롯해 배우들이 연기를 다 잘 해주었고, 연출도 괜찮은 영화였다.
하지만 이 영화는 19금이기에 지나치게 잔인했다.
사실 19금인줄 모르고 중학생인 동생과 같이 봤는데(애가 좀 노안이라 그냥 통과한 듯 하다. 내가 보호자니까 괜찮겠지)
피가 난무하는 장면들에 내가 더 놀라 눈을 가리고 봤다.
애초에 비극적인 액션 느와르가 목적이 아니었으면 조금 더 수위를 조절 해 15세까지 내렸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다.
그랬으면 분명 입소문을 타 흥행으로 이어 질 수 있었는 데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다.
7. 그래서 마지막은.
아무리 생각해도 스포가 없이 리뷰를 하는 것은 까다로운 일이기에 내가 생각치 못한 곳에서 발설하기 전에 서둘러 리뷰를 마친다.
사실 이건 리뷰가 아니다.
영화를 보라고 권유하는 글이다.
원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영화를 화보로 만드는 원빈때문에 꼭 봐야 할 영화이며,
원빈에 대해 별 감정 없는 사람이라면 의형제정도의 재미를 보장하는 이 재밌는 영화를 꼭 보길 바라며,
원빈에게 미덥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이라면 당신의 편견을 깨기 위해 이 영화를 꼭 보길 바란다.
여하튼 오랜만에 영화 강력 추천이다.
블로그 오픈 8월1일로 정했는데 이 영화때문에 망쳤네요.ㅜㅜ
영화 내용이 적절히 들어간 자세한 리뷰는 개봉일인 8월 4일 movie코너에 올리도록 할게요.ㅋ
올해 의형제 이후로 또 가슴 두근거리게 만드는 영화였어요.
아무래도 전 DVD 사는 것 확정!!
+ 피가 난무하는 영화 별로라면 보지 않길 바랄게요.
결코 올드보이급은 아니지만 전 나름 곤욕스러웠어요.
나름 깔끔한 전투씬이긴 하지만 그래도 피에 기겁하시는 분들이라면 비추날리겠어요.
+열혈남아 우리동네 DVD 대여점엔 없던데 어디로 가야 하나요?
DVD 보러 도서관을 또 헤매야 하나요?ㅠㅠ
+다른 남자들이 그냥 커피라면, 원빈은 TOP
이 말이 진리입니다.
연기도 연기지만 역시나 눈이 즐거웠기에 2시간도 그리 짧지 않았나 싶네요.
여자분들은 어여 영화관으로 달려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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