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일관 죽을 걱정안하며 신나게 총질하는 네명의 또라이들을 보며 액션의 복고바람이 분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도 패션처럼 유행이 돌고 도니 80년대 미드로 포장한채 90년대 아날로그 액션으로 돌아온 것이다.
21세기 액션의 정석을 새롭게 쓴 마이클베이식의 잘빠진 액션씬에 신물이 난 지금, 영화가 추구하는대로 절묘한 타이밍으로 등장한 영화가 'A특공대'이다.
제이슨 본의 현란한 손놀림이나 마이클 베이의 스타일리쉬한 비주얼을 빼고 나니 남은 건 오로지 마초들의 액션뿐이다.
액션의 시퀀스는 최소한의 연결고리로 이어주고, 정신없게 쏟아내는 액션씬 덕분에 판단력은 상실한 채 장면장면을 눈에 담기 바쁘다.
네명의 캐릭터는 이름과 이미지만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되기에 영화는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유대감도 팔뚝의 무지막지한 문신만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담백한게 아니다. 사실 엉성하게 깍은 사과처럼 버려진 부분이 너무 많다. 그래도 손수 깍아준 사과라고 받아 먹는데 그 맛이 실망스럽지가 않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지 않고 사건마다 펼쳐지는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기승전결을 가지며 나름의 클라이막스를 만든다.
그리고 끊임없이 시끄럽고 유쾌한 영화인만큼 코믹한 부분도 군데군데 잘 베어있어 웃다보면 숨고르고 쉴 틈이 없다.
떨어지는 탱크에서 어떻게 살아나게 될지를 생각하려다 할머니의 의미심장한 웃음을 보며 그저 웃게 되는 가벼운 마무리.
탄자니아어를 구사하는 머독처럼 영화는 상당히 능청스럽다.
말도 안되는 유치한 발상이 계획이라고 그려지는데 이는 다 작전의 신 한니발의 머리에서 나온다. 하지만 어쩌겠나, 그보다 작전을 잘짜는 사람이 없다고 영화는 못 박고 시작했는데...
떨어지는 탱크에서 히죽대며 포를 갈기는 장면은 분명 이단헌트나 제이슨본 같은 가오가 생명인 용자들 보단 A특공대가 훨씬 제격이다.
여유롭게 판벌리고 노는 네명의 레인저를 보면 액션영화가 예술작품으로 가려는 무모한 꿈을 꾸지 않아 솔직하고 착해보이기까지 한다.
결국 A특공대는 미리세크의 동작까지 담아내던 메트릭스의 영상처럼 sleek한 매력은 없지만 그동안 잊고 지낸 빈티지 액션의 매력을 충분이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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