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지만 용맹함으로 왕의 눈에 들어 왕자로 입양된 다스탄은 성년이 되어서도 여전히 용감하고 뛰어난 지략을 통해 전쟁에서 큰 공을 세웁니다. 그렇게 페르시아가 의용을 넓혀가던 중 적국에 무기를 판매한다는 이유로 성스러운 도시인 알라무트를 침공하여 함락시킵니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 왕은 선물로 받은 의복으로 인해 살해 당하고 다스탄이 살해 용의자로 쫒기는 신세가 되지요. 전리품으로 챙긴 단검을 품에 안고 목숨이 위태로운 절체 절명의 도주 상황에서 단검의 비밀을 알게 되자 왕을 살해한 진범이 노리는 것은 따로 있음을 알게 됩니다.
'페르시아의 왕자 : 시간의 모래'는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게임에서의 환상적인 모험을 통한 스릴을 스크린으로 옮기기 위해 흥행의 마법사인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을, <헤리포터와 불의 잔>을 연출한 마이크 뉴웰이 연출을 맡았고 제이크 질렌할, 벤 킹슬리, 젬마 아터튼이라는 이국적인 분위기가 매력인 호화 배우들이 열연합니다. 특히 제이크 질렌할은 이전 작품에서의 이미지와는 달리 6개월간 단련된 몸으로 곡예 액션 '타쿠르'를 스턴트 없이 직접 선보이며 액션 배우로서의 성공적인 새로운 변신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영화의 배경은 당시의 페르시아 제국을 완벽히 부활시켰다는 평을 받으며 관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페르시아의 왕자"
이 영화의 원작인 게임인 '페르시아의 왕자 : 모래시계'의 시조인 '페르시아의 왕자'는 PC가 지금처럼 빠르고 널리 보급되기 전인 초창기 (모니터가 컬러가 아닌 시절이라면 이해가 더 빠를 듯...) 사용자들의 밤잠을 설치게 한 유명한 게임입니다. 당시만해도 모니터를 통해 부드러운 곡선을 표현하기 어려운 기술적인 한계를 뛰어 넘어 마치 사람의 움직임을 그대로 옮긴 듯한 모습을 본 뒤에 충격은 게임의 전율을 과 함께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자리합니다. 내용이래봐야 왕자가 공주를 구하기 위해 지하 감옥을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하염없이 올라가는 단순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비밀의 문을 열고 작은 조각에서 정확한 점프를 해야만 살 수 있는 게임의 매력은 'Shift' 키가 주는 숨겨진 마법처럼 매일 밤을 지세우게 했습니다.
"비주얼의 힘"
우선 이번 작품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점은 당시를 완벽하게 재현해 낸 듯한 영화 속 배경입니다. 6세기 페르시아 제국을 재현하기 위해 모로코와 런던 스튜디오를 오가며 수개월간 작업을 했고 모든 장면을 CG만이 아닌 모로코 현지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거대한 조형물들을 직접 만들어 사실적인 장면을 담아 냈습니다. 또한 당시의 의상을 표현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화려한 원단을 사용해 7천벌을 넘게 만들어 배경과 함께 당시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합니다. 액션 장면에선 가끔씩 저배속으로 흐름을 조절하고 단검으로 시간 여행을 하는 장면에선 입체감을 높여 현실과 과거의 차이를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스토리의 재미와 한계"
지하감옥을 뛰어다니다 공주를 구해낸다는 단순한 스토리에서 시간 여행을 통해 인류를 구한다는 차원이 다른 스케일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누구를 믿어야 할 지 모른 채 도망 다니면서 진짜 범인을 찾고 이유를 밝히는 추리의 재미와 이를 막기위한 진범의 사악한 방해로 재미를 더합니다. 특히 다스탄을 막기 위해 페르시아의 비밀 암살단인 하세신과의 대결과 마지막 순간까지 시간 여행의 야망을 이루려는 범인을 막기 위한 사투는 어떻게 결말을 맺을 지 궁금하게 합니다. 하지만 스릴러가 아니라서인지 진범은 쉽게 알 수 있고 비밀 암살단 하세신과의 대결은 다소 부족한 여운이 남기며 마지막 시간여행의 결과는 영화 스토리를 위한 전개라는 한계를 실감하게 합니다.
"게임 그리고 영화"
원작이 책이 아닌 게임을 영화로 옮긴 작품을 보면 비주얼의 화려함에는 놀라움을 느끼지만 스토리에선 뭔가 아쉬운 점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페르시아의 왕자...>는 흥행의 마술사들의 손을 거친 영화답게 오락 영화에 기막히게 충실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듭니다. 때로는 성룡식 맨몸 액션과 인디아나 존스식 모험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다스탄과 타미나의 사랑 이야기도 맛깔스럽게 전개됩니다. 비록 초창기 게임만큼의 강렬한 스릴이나 전율까지는 아니지만 게임의 한계를 영화로 풀어낸 작품이란 점과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오락적 요소가 풍부하고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공들인 점으로 보면 이번 작품이 당시 게임을 하면서와 같은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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