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 수준 이하의 글에 ;;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너무 부끄럽네요 -_-
: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으로서 님의 글도 흥미로웠습니다. : : 모자람이 탄로나는 것도 무섭지만 숨기고 참는 것도 어리석다하여 부끄럽지만 몇자 의문사항을 올려봅니다. : :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감정의 자극이 없다는 말, 어떤 관점에서 보면 그런지 알고 싶습니다. : 저는 관객들의 감정을 은근히 찌르려는 스필버그의 진부해 질 법도 한 휴머니즘 : 이 강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약간의 신파성이 부여된 톰의 아들얘기나 애거서의 어머니 얘기는 '인간'이라는 단어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점들을 다 안고 있다고 생각하구요. 그래서 전 그게 빠졌더라면 더욱 멋졌을텐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 영화가 만약 공식과 테크닉만이 난무하는 스릴러였다면 "맞아맞아 역시 스필버그야!"하는 사람들의 외침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 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특별한 씬이라던지 그런걸 구체적으로 올려주시면 이해가 빠르겠습니다.
기존의 스필버그 영화도 물론 잘된 장르영화들이었죠. 하지만 장르 영화라는 것을 앞서는 '감성'이 있었습니다.
'스필버그 영화'라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영화'라는 단어보다는 스필버그의 감성을 먼저 떠올리게되죠. 그런 감성을 말하는 건데요.
영화 곳곳에 관객의 마음을 흔들어서 감정을 유도해내고, 그걸 결말에서 하나로 묶어내는 스필버그 영화만의 특징이 있었죠.
E.T. 를 대표적인 예로 들수 있겠네요. A.I. 도 예로 꼽을 수 있구요.
단순히 '감상적인' 영화만은 아니죠. 영화의 감동이 모이고 모여서 끝에서 큰 줄기를 이루고, 그 줄기는 스필버그가 말하고자 한 주제와 맞닿아있죠.
하지만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역시 스필버그 영화이군'하는 흔적은 영화 곳곳에 존재합니다만, 그 감정들이 모여서 하나의 줄기를 이루진 않죠.
예전 스필버그 영화가 스필버그가 원하는 감정을 유도해내기 위해 장르를 선택했다면,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장르 영화에 가끔 스필버그의 감정이 섞여있을 뿐이라는거죠.
영화의 결말이 가장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해피엔딩은 스필버그 스타일이구나, 라고 생각이 들게하지만, 영화 전체 분위기와는 전혀 안어울리죠. 관객이 결말에 공감을 못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스필버그가 표현하려고 했던건 해피엔딩이 아니라, 영화를 끝내는 것, 즉 영화의 이야기를 닫아버리고 감정을 완전히 정리해버리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관객들이 더 이상 영화를 생각하거나 추론하지 못하도록 해피엔딩으로 영화를 막아버리는거죠.
존이 아들 션을 회상하면서 감상에 젖는 장면도, 그가 아들 문제라면 물불을 안가린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 정도가 아니었나 합니다.
물론 그 해석은 스필버그 스타일이긴 하지만, 존이 아들에게 갖고 있는 감정은, 영화 전체의 주제와는 아무 상관이 없이... 그냥 표피적인 도구 같았거든요.
실제로 누가 숀을 죽였는지는 영화에서 밝혀지지 않죠.
결국 관객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하려는, 장치의 일부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결국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차이 같네요.
그런 요소요소를 스필버그 스타일로 받아들이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요.
논리적으로 누가 맞다 틀리다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네요.
: : 그리고 이미지 영화라고 하신 말씀의 이해는 너무 어렵네요. : 비쥬얼이 화려하고 디테일이 강하면서도 사실감이 드는 볼거리는 있었어도 철저한 이미지의 영화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하긴 뭐 그건 각자의 관점이니까요. : 님은 '이미지가 장르 , 스토리, 스펙터클, 미장센, 내러티브로의 변화를 도모했다....' : 말씀하셨습니다. : 그만큼 이미지의 힘이 컸다는 점을 강조하신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 하지만 의문은 남는군요. 그 이미지는 어디에서 파생된 것인가요? : 저는 이제껏 장르, 스토리, 스펙터클, 미장센, 내러티브,,,, : 이런 것들로 생겨난 이미지만 인식한 사람이라 : 님의 그런 역행적 사고의 발상에 놀라움과 동시에 이해의 결핍으로 힘들어집니다. : : 읽으면서 이미지, 스펙터클, 이미지스펙터클, 이미지를 위한 스펙터클.... : 요런부분들이 너무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 저의 개념정리가 다시 재정비 되어야함을 의미하는건지, 님의 글의 난해함인지... : 도통.... :
일단... 글이 어렵게 느껴지신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제 글이 엉망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저도 쓰면서 무슨 말을 하는건지 잘 정리가 안되더군요.
하지만... 더 정리하려고 애써서 말씀드리자면...
물론 이미지는 장르와 미장센 네러티브 이후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기는 합니다.
MTV가 나오기 이전엔 분명히 그랬죠.
하지만 뮤직비디오 미장센이 영상매체에 접목되고 나면서, 이미지는 단순히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대부분의 뮤직디비오는 아무 뜻도, 미장센도, 이야기도 없이, 이미지만 존재하죠.
마이너리티 리포트 역시 잘된 장르 영화이긴 하지만,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는 힘은 이미지입니다. 이건 장면 하나하나 예를 들어서 설명을 드리고 싶은데... 구체적으로 집어내기가 그렇네요.
스필버그 영화에는 단순히 이미지만을 위한 장면이 없었습니다.
위에 말씀드렸다시피 스필버그는 경제적인 감독이거든요. 이미지만을 위한 장면은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죠.
'쥬라기 공원'에서 사람과 공룡이 같이 뛰어가는 장면 같은 경우... 이미지가 강렬하긴하지만, 스필버그가 유도하고 있는건 사람과 공룡이 한 화면을 같이 뛰어간다는 스펙터클이죠. 이미지를 강하게줄 수 있는 장면인데도, 스펙터클이 주가 되는 장면이죠.
'잃어버린 세계'에서 줄리안 무어였던가요? 트럭이 절벽에 매달렸을때 깨진 유리창 위에 엎드리는 장면이 있었죠. 아주 아이디어가 번득이는 장면인데요... 이런 장면을 브라이언 드 팔마가 찍었다면 그 아슬아슬한 이미지를 엄청 강조했을겁니다. 하지만 스필버그는 스릴만을 강조했죠.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도... 존 앤더튼이 자신이 범죄를 보는 장면에서 범죄를 보기 위해 영상이 떠오르는 장치 앞에 다가갈때, 그걸 밑에서 잡는 짧은 숏이 있었습니다. 화면의 반은 영상을, 나머지 반을 영상을 정리하는 톰 크루즈를 잡은 장면이었는데, 그런 장면은 사실 별로 필요가 없는 장면이거든요. 스토리를 설명하는 것도 아니고 스릴을 강조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톰 크루즈와 컴퓨터 그래픽 효과를 한 화면에 넣은, 이미지를 강조하는 장면일 뿐이죠.
존이 자동차 밖으로 나왔다가, 자동차가 90도로 하강하는 장면중에도... 존이 자동차에서 다른 자동차로 건너뛰는 장면도, 원래 스필버그였으면 그 아슬아슬한 스릴을 더 강조했을텐데 이상하게도 '매트릭스' 식으로 이미지를 더 강조하더군요.
특히나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카메라 워크가 굉장히 인상적인데요... 콜린 페럴이 막스 폰시도우를 찾아가서 왜 존 앤더튼을 감싸주느냐고 따지는 장면도 별 장면이 아닌데 아주 박진감 넘치게 숏을 구성했구요... 온실에서 히네먼과 대화하는 장면도 그렇죠. 사실 길고 지루할 수 있는 장면인데도 박진감이 넘치죠. 하지만 그런 카메라 워크가 이야기를 설명하는 것도 아니고, 인물 관계를 설명하는 장치도 아니고, 스릴도 아니고, 그냥 이미지를 더 강조하기 위한 스펙터클 이거든요.
스필버그가 테크니션이긴 하지만, 이전 그의 영화에는 그런 장면이 별로 없었는데...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상당히 요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스필버그가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이미지 영화로 만들려고 했던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도 영화 감독인만큼, '매트릭스'가 왜 성공을 했는지, A.I.가 왜 실패를 했는지 곰곰히 생각을 해봤을테고... 혹시 그가 앞으로의 블럭버스터들은 감상 전달의 드라마가 아닌, 이미지 위주의 스펙터클 영화가 될것이다라고 생각하고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만든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물론 정말 엄청난 논리 비약과 추론에 의존한 결과죠...
제 부족한 글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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