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웃으면 안되는데...
영화 마지막 끝날 무렵 월렘 데포("앨비스'코맥 역)와 클로디아 카번(오드리 베넷 역)이 서로 포옹을 하는 장면을 유심히 보시면 앨비스의 등에 Korea ~~ 뭐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별 의미는 없고..부산, 인천 뭐 이런 글자들이 옷에 새겨진 장면이 나왔던 것 같네요. 저도 자세히는 못봤는데 이 부분에서 조금 허허 거리게 만들더군요.^^ 몇 년 전 국내에서 유행했던 free hug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
굉장히 진지한 장면인데도 저런 장면을 연출한 것이 의도적인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좀 당황스러우면서도 기분은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주 잠깐 포옹 장면을 한 번 더 비춰 주는데..., 이건 뭐 그 심각한 장면인데도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이가 없으면서도 아니 도대체 이게 뭐야 이런 생각도 들게 만들고, 그러면서도 기분은 나쁘진 않은, 좀 기분이 묘했습니다.
이것을 월럼 데포나 누군가의 국내 팬 서비스 차원에서의 삽입 장면인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이 만일 팬 서비스 차원의 장면이라면 나이가 들어도 악동처럼 짓궂은 월럼 데포에게 엄지 손가락을 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참신하고, 뻔뻔하면서도 묘한 영화
그렇다고 이 영화의 분위기가 아래 제가 써 내려간 글처럼 엄청나게 무겁고 진지하지도 않습니다. 그것은 제가 처음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제 감정이고, 그렇다고 화려한 영화 광고처럼 '반지의 제왕', '디스티릭트 9' 어쩌구는 개인적으론 별 관계가 없는 영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특징은 어둠 속의 칙칙하게 숨어있던 뱀파이어들을 인간 세상의 주무대로 끌어왔다는 것이 특징이고 이에 준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마치 현실처럼 펼쳐진다는 점이기도 합니다.
어떤 분의 말씀처럼 아주 뻔뻔할 정도로 2편을 준비하는 듯한 엔딩은 영화가 뒤로 갈수록 뱀파이어형 서부극에 등장하는 장고의 유유한 발걸음처럼 다소 어이없는 B 무비같다는 생각을 더 많이 들게 만들수도 있습니다. 최대한 간단히 표현해서 이 영화는 참신하면서도 뒤로 갈수록 배가 산으로 가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의 영화이면서도 뭐라 말하기 힘든 묘한 매력을 지닌 그런 영화입니다. 어떤 분은 펑크락적인 영화라고 하더군요.(전 무식해서 이런 건 잘모르지만..)
아무튼 좀 어이없으면서도 기발하고 또 가끔씩 재밌는 장면이 있어서 웃게 되면서도, 역겨운 장면도 있고, 조금은 황당해서 화가 나기도하고, 상당히 심경을 복잡하게 만드는 그런 묘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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