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예고편을 보고 그다지 보고싶단 생각을 하지 않았던 영화.
하지만, 가끔 예상을 뛰어넘는 그런 영화가 있다.
내게 있어 '육혈포 강도단'이 그런 영화였다.
주연이 중견배우에, 여자들인데다
내용도 황당하기 그지없는 그런 거였으니까!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정말 생각해 볼 것도 많았고
이것 저것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고 본다.
지금 돌아보면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할머니들.
자식 농사도 망치고, 남편도 없고, 자식이 없어
독거 노인 생활하는 그런 할머니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정말 삶이라고 시시하다. 아니, 처절하다.
힘들게 돈을 모으면서 꿈이라고는 호놀롤루에 가는 것이었던 할머니들.
그러나 유일한 꿈마저 무너져버린 할머니들.
영화는 그렇게 점점 막장으로 가는 할머니들을 위해
작은 길을 터준다.
솔직히 내가 그 상황인데다, 작은 기회가 생긴다면
나라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뭐든 할 것 같다.
정말 더이상 물러설 곳도, 갈곳도 없으니까.
영화를 보면서 웃음도 웃음이지만,
우리가 믿고 있는 법과 제도에 다시 한번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된다.
죽어라 열심히 한 할머니들을 그렇게 은행강도로 내몬 것은
바로 다름 아닌 그 놈의 법과 제도 아닌가?
법을 잘 알고 악용하면 쉽고, 모르고 있다가 당하면
그냥 속수무책으로 무너져야 하는게 우리나라 법이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영화라고 했지만, 영화의 내용에
어느 순간 나도 함께 동참하고 있었다.
할머니들! 제발 잘 성공하시라고! 그리고 꼭 여행 가시라고!
이런 저런 논란만 많고 여기저기 피해를 보는 사람이 많은 법.
현실과 실제 손해를 많이 보는 사람은 따지지 않고
자기들 이해득실만 따지느라 제대로 하지 않는 법 속에서
오늘은 영화로 대신 나도 반기를 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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