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꽤 오래전부터 기다렸다..
영화의 완성도나 기타 상업적인 요소는 그리 고려하지 않았었다..
단지 중요한 것은, <아이 엠 샘> 이 후,,
가장 환한 웃음을 띤 숀 펜의 얼굴이 포스터를 차지한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생각할만한 영화가 될 것 같아서였다..
한 1년 정도 기다렸나?
너무 오랫동안 개봉이 밀려 '결국 보지 못하나' 포기도 했었는데,,
결국에는 직접 누구보다 먼저 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확인할 수 있었다..
2009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숀 펜의 연기를..
Q)존재만으로도 영화에서 '미존'과 '환존'이 되는 숀 펜,,
이 영화는 1970년 미국에서 최초로 게이 정치인으로 당선된,
하비 밀크의 마지막 10여년의 행적을 쫓는 영화다..
그리고 암살당한 하비 밀크의 분신이 된 이가 바로 숀 펜이다..
꽤 넓은 연기적 스펙트럼을 가진 이가 바로 숀 펜인데,
그가 연기한 작품 중에서 큰 흥행을 거둔 작품이라고 해봤자,,
젊은 관객들이 기억할 수 있는 영화는 <아이 엠 샘> 정도일테니..
그의 진면목을 알고 있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면, 아마 그의 진면목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친숙하기 그지 없는 <아이 엠 샘>에서 보여주었던 미소를 띄며,
자신이 아닌 우리를 위한 정책을 펴가기 위해,,
자신의 이상을 사람들에게 설파하던 하비 밀크가 된 숀 펜을 보며,,
정말 하비 밀키라는 사람이 다시 돌아온 것은 아닐지 생각되었다..
새로운 애인을 만났을 때의 설레임을 보여주고,
그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찾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별당하고 부정당하고 있는 게이들의 인권을 위해,,
기꺼이 시의원에 나서겠다고 나서는 하비 밀크의 모습..
게이들의 인권을 소수를 위한 법률이라 폄하하며,
자신들의 권리를 부정하는 대다수를 향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명연설을 남겼던 하비 밀크의 모습이..
마치 40여년의 시간이 지나 다시 헌신한 것처럼 보여졌다..
그만큼 숀 펜이라는 배우가 이 영화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말로 따로 할 필요가 없는 수준이었다고 단언한다..
'미존(미칠 것 같은 좀재감)'과 '환존(환장할 정도의 존재감)'의,
누구도 공략할 수 없는 코스를 가진 에이스처럼,,
이 영화를 시종일관 몰입하여 몰 수 있도록 공헌했다고 해야할까?
보기에 불편하기 그지 없는 동성 배우들간의 러브신도,
감독의 현명한 연출과 함께 자연스럽게 극에 녹여버린,,
그의 연기 포스를 보고있자니 정말 아~라는 감탄사 뿐..
다른 말은 필요가 없었다고 해야겠다..
영화의 마지막 에필로그 부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실존했던 실제 하비 밀키의 모습이 보여지는데,,
영화 속 숀 펜의 모습과 겹쳐 보였던 게 착각은 아니었겠지..
Q)한 인간을 조명하는데 능한 감독 구스 반 산트의 연출력,,
구스 반 사트의 이름을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감독의 대표작을 꼽아보라면 <굿 윌 헌팅>을 꼽고 싶다..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을 발굴했으며,
세상을 부정하는 수학 천재의 세상과의 교류기를 보여줬던,
가슴 따뜻한 드라마가 바로 <굿 윌 헌팅>이었다..
그것말고도 구스 반 산트는 영화제에 단골 초청객이 되며,
자신의 영화를 많은 관객들에게 보여온 감독 중 한 명인데,,
아마 이 영화를 보면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영화가 있다..
그것은 바로 너바나의 리더였던 커트 코베인의 마지막을 다룬,
<라스트 데이즈>다..
비록 가명을 쓴 영화이기는 했지만,
누가 봐도 알수 있는 인물의 마지막 한 시간을 다뤘던 영화..
그 영화를 직접 보진 않았지만,
그 영화에 쏟아진 호평을 보면서 한 가지 들었던 생각은,,
이 감독은 극 중 한 인물에 집중된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정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면서 감독의 재능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솔직히 하비 밀크라는 인물을 그리다보면,
게이 정치인이라는 그의 정체성상,,
그와 함께 했던 연인들이나 주변 상황들을 그릴 수 밖에 없었다..
유하 감독의 <쌍화점>을 보며 주진모-조인성 키스씬에,
몸서리를 쳤던 경험을 상기해보면,,
영화를 보기 전에 걱정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러나 감독은 초반부의 약간 직설적인 표현을 빼면,
빛과 어둠을 교묘히 활용해가며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을 표현했다..
그리고 그런 부정적인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인 듯,
얼마 전 보았던 <바비>에서 보았던,,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영상물과 영화의 영상을 교묘히 겹치며,,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그 당시 시대에 녹아들 수 있게 하였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어찌 보면 한 줄 짜리다..
게이 시의원이 결국 모든 게이를 위한 정치를 하다가 암살되었다..
이렇게 단순하지만 부정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전혀 어둡지도 않게 부정적이지도 않게,,
영화 속 줄거리와 극 중 인물들에 동화될 수 있게 한 것은,,
절대적으로 감독의 연출력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물론, 처음으로 잘 생겨보였던 제임스 프랑코의 연기도;;)
박장대소할 수 있는 웃음은 없었지만,
그래도 세상을 유쾌하게 살아가고자 했던 하비 밀크를,,
그의 자전적인 독백 구조로 이끌어 간 감독의 센스에..
왠지 모르게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도 느껴졌었다..
그리고 더 하비 밀크라는 인물에 동화될 수 있었다..
세상을 바꾸고자, 내가 아닌 모두를 위한 변화를 꾀했으나,,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야 했던 그의 고뇌가,,
그냥 가슴 한 켠에서 아련하게 느껴졌다..
Q)바꾸고자 노력해 보아도 바뀌지 않는 것만 많은 세상,,
하비 밀크는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게이였다..
사랑하는 연인과 새로운 출발을 위해 찾았던 샌프란시스코,,
사진관을 열기로 하고 상인조합을 찾았던 하비 밀크에게 돌아온 건,
그를 경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성애자들의 시선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부정하거나 벽장 속에 가두려 하지 않았다..
도리어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상황에 슬퍼하며,
자신이 아닌 그들을 위한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을 지지하는 동지들과 지지자들을 등에 업고,
4전 5기끝에 시의원에 당선되는데 성공하고,,
그 당시 미국을 휩쓸던 게이 인권 탄압 법안을 저지하고자 애썼다..
그리고 그는 결국 승리를 이끌어 내었다..
지극히 평범한 가정을 지키기 위함이라고,
하느님의 뜻을 거스른 그들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함이라고,,
지극히 자신들의 관점에 비추어 신을 인용했던 그들에 맞서,,
약자였던 하비 밀크는 승리를 이끌어 내는 것까지는 성공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봤을 때, 그는 행복했을까?
4명의 애인 중 3명을 자살로 떠나보내고,
자신을 간절히 원하는 연인 곁에 있어주지 못했던 그는,,
죽는 순간까지도 자신을 하비로 바라봐주는 연인의 사랑을 갈구한,,
지극히 평범한 한 인간이었다..
그러나 그는 지극히 평범한 한 인간으로써의 삶을 이어가지 못하고,
솔직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암살되었다..
영화에서는 그 암살의 이유를 명확히 보여주진 않는다..
단지 인간이 가진 질투심이 그 이유라면 이유일까?
도리어 이 영화의 마지막을 보면,
'정크 푸드 과용으로 인한 의식 장애'란 말도 안되는 이유로,
결국 5년만에 두 명을 죽인 살인죄에서 벗어난 댄 화이트에 대해,,
이유를 알 수 없는 증오가 떠올랐다..
역시, 세상은 바꾸고자 해도 바꿀 수 없는 것 같다..
이미 모든 것을 가진 그들이 스스로를 바꾸려 하지 않는 한,
결국 제 2,3의 하비는 똑같이 죽음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를 추모하는 촛불의 수만 늘어가겠지..
그렇게 세상은 변함없이 그냥 하루하루 흘러가겠지..
참,, 세상 더럽다!!
제 81회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던,
그 이유를 여실히 알 수 있었던 영화였던 것 같다..
생각보다 웃을 수 있는 부분이 그리 많지 않기에,
너무 심각한 영화 보는 것을 싫어하는 관객은 별로겠지만,,
조금은 영화를 보며 생각하고 싶어하는 관객이라면,,
숀 펜이라는 배우의 '미존'과 '환존'을 보고 싶어하는 관객이라면,,
가히 이 영화를 추천하는 바이다..
Copy Right™, 매니악's 적나라촌평
출처 : http://www.cyworld.com/csc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