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운명을 가지고 평행하게 살아가는 두 사람 그 비밀을 밝혀야 닥쳐올 운명을 막을 수 있다.
링컨과 케네디, 나폴레옹 1세와 히틀러, 조지아나 스펜서와 다이에나 스펜서가 같은 운명을 가지고 살았다는 것을 모티브로 이미 제작 단계에서부터 시나리오만으로 CJ엔터테인먼트 모니터링 1위에 올라 주목을 받았던 <평행이론>은 기존의 단편적인 범인 찾기 스타일에서 벗어나 같은 운명의 삶을 산다는 평행이론의 비밀을 풀어야 하는 동시에 살기 위해선 자신에게 닥쳐 올 어두운 운명의 사슬을 막아야 하는 이중적 구조가 재미를 배가 시키는 미스테리 스릴러입니다. 이 때문에 결말이 무엇인지를 밝히기 위해 관객도 단순히 관람이 아닌 순간의 장면과 대사 하나 하나를 단서로 비밀을 풀기 위한 끊임없는 두뇌 플레이가 필요하지요.
링컨과 케네디의 운명적 삶의 공통점을 오프닝의 맛보기로 보여주며 평행이론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영화는 한상준과 김석현이라는 인물에게도 적용되는 이론의 공통점을 보여 주며 김석현(지진희)에게 닥친 운명이 의도적으로 조작된 것인지 이론대로 정말 피할 수 없는 것인지와 과연 범인의 정체와 진실을 결말의 정답이 보여지기 전에 관객에게 풀어보라며 게임을 제안합니다. 한상준 부장판사 사건과 한치에 차이도 없이 일치하는 사건 전개는 운명으로 보이지만 단서나 정황은 모든 것이 범인의 조작된 수법으로도 보입니다. 범인도 쉽게 드러난 듯 하지만 또 다른 사건은 예상했던 범인이 아니라며 예상 결말을 다 흔들어 혼란에 빠트려 도무지 진실을 알 수 없게 합니다.
사실 <평행이론>은 이런 미스테리한 구조의 전개가 돋보이긴 하지만 어쩌면 범인이 '누구'인가 보다 '왜'를 밝히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영화 시작부터 집중될 필요가 없어 보이는 특정 인물에게 유달리 잦은 풀샷과 그의 대사를 통해을 통해 미리 범인이 누구인지의 단서를 남깁니다. 그리고 그 인물을 숨기기 위해 연막을 뿌리는 인물 (가령 ?검사와 ?형사)은 어렵지않게 범인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운명인지 의도된 조작인지와 '누가'가 아닌 '왜'라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리 쉽게 알아 낼 수 없게 철저히 숨기고 있고 그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에는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짜릿한 전율도 느낄 수 있습니다. <추격자>와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하정우의 출연도 기억속에 잠시 잊혀질 때쯤 다시 등장해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상당히 비중이 높은 인물로 진범을 끝까지 혼란스럽게 하지요.
다만 후반부 이 사람이 범인이다라는 정답을 공개한 뒤에 잡음을 없애기 위함인지 사전에 단서를 지나치게 준 점이나 다른 영화에서 사용한 선이라 믿었던 인물이 오히려 악이라는 극한의 긴장을 느껴야 하는 부분에선 유사한 경험을 했기에 오히려 하나도 긴장되지 않은 점, <세븐 데이즈>와 <CSI> 같은 미드 영상 기법을 너무 남용하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래도 <평행이론>이 웰메이드 스릴러인 점은 쉽게 결말을 예측하지 못하게 만드는 전개 방식과 소위 말이되는 충격적인 결말 때문인데요... 초반부부터 이상한 부분이나 모호한 설정에 대해서는 결말 부분에서 친절히(?) 그 장면을 되돌려 주며 이론에 대한 검증을 해 주고 있고 보이는 현상으로가 아닌 그 속에 숨어있던 추악한 진실은 탄탄한 시나리오가 영화에 완성도에 얼마나 중요한지도 보여 준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평행이론을 제대로 즐겨려면 그날 그곳에선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를 '누가'보다는 '왜'라는 점으로 초점을 맞춘다면 알고자 하는 진실은 어쩌면 가까이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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