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링컨과 케네디의 평행이론에 근거한 흥미로운 소재,
꽤 오랜만에 다시 스크린에 얼굴을 비친 지진희,,
이 두 가지 흥미로운 요소가 합쳐져 만들어진 영화 <평행이론>..
어찌보면 상투적일 수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주연인 지진희를 보완하는 막강 조연진으로 라인업을 꾸리며,,
기본적인 영화의 힘은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을 법도 하다..
이 영화, 과연 뚜껑을 열어봐도 이런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Q)퍼즐은 잘 맞춰졌다, 하지만..
링컨과 케네디가 100년을 주기로 똑같은 삶을 살았다는,
평행이론에 근거해 만들어진 이 영화의 기본 퍼즐은,,
꽤 우수한 구성을 띠고 있다는 점은 우선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처음에 그 이론을 믿지 않았던 최연소 부장검사가,
결국 자신의 인생이 누군가와 평행이론을 이루고 있다는,,
그런 사실을 깨닫고 그 운명을 깨기 위해 고군부투하는게,,
스토리상의 큰 줄기라고 생각을 해보면,,
이 영화는 나름 든든한 뿌리를 가지고 영화를 시작한 셈이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차츰 사건이 증폭되어 가면 갈수록,,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자신의 평행이론적 인생에 경악하며,,
자신의 운명을 탈피하기 위한 주인공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 영화가 단순한 드라마 타이즈의 영화를 지향했다면,
이런 긴박감 넘치는 진행이 하나의 장점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영화가 결과적으로 지향했던 장르는 스릴러였다..
스릴러라고 하면 진실을 알 수 없는 음산한 분위기의 이야기를,
시종일관 이끌어가며 관객들의 뒷통수를 치고자 하는 영화다..
기본적으로 음산함은 일치하지만, 머리싸움은 절대 없는,,
일반 호러 영화나 슬래셔 무비와는 본질이 다른 셈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관객들의 뒤통수를 치는 반전이 있어야 한다는,
스릴러 영화의 강박증이 결국 이 영화의 결말에 독이 된 것 같다는,,
그런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 영화는 관객들이 깜짝 놀랄 수 있는 극적 반전을 제공하기 위해,
결국 영화를 시종일관 튼튼하게 끌고 왔던 줄기를 베어버렸다..
솔직히 결말이 내용과 전혀 동떨어진 영화였다는 것은 아니나,
스릴러 영화라는 큰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
마지막 하나의 퍼즐이 억지로 맞추추어진 것 같다는 느낌이랄까?
물론 영화의 결말에 대해 공감할 수 없는 것은 분명 아니나,
차라리 주인공이 의심해왔던 사실이 진실이 되었다면,,
도리어 조금은 더 영화스럽지 않았을까도 싶다..
이 영화의 결말처럼,
영화의 전반부에 아무런 복선도 없이,,
'이러쿵 저러쿵하여 결론은 이렇게 되었습니다'라고 끝내는 건,,
결국 위에 말한 실수를 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Q)언제부터 스릴러적 화면이 CSI적 화면 구성이 되었는가?
한국 영화의 장르 중 가장 성공하지 못했던 장르가 스릴러다..
이야기 잘 만들어내기로 유명한 충무로지만,
어쩌다 보니 스릴러는 성공하기 어려운 장르가 되어 있었다..
이러한 징크스를 깼던 영화가 바로 <세븐 데이즈>였다..
이전에는 기본적인 흥행을 했던 영화는 있었지만,
<세븐 데이즈>의 경우처럼 전에 나왔던 영화와는 궤를 달리하는,,
나름 색다른 스릴러 영화는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솔직히 <세븐 데이즈>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많겠지만,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화면 구성이었음을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이전의 어둡기만 한 톤을 유지하던 스릴러 영화의 구성에서 탈피,
미드에서 따온 듯한 스피디한 편집과 분할 화면 구성은,,
영화 속 심리적인 압박감에 쫓기는 주인공을 제대로 표현하며,,
결과적으로 관객들에게 '한국 스릴러도 때깔있구나!'라는,,
그런 인식을 심어주는데 성공했었다..
그러나 '러브 액츄얼리 증후군'이랄까?
그 후 한국형 스릴러는 '세븐 데이즈 증후군'에라도 걸린 듯,
너나 할 것 없이 미드와 같은 스피디한, 분할적 화면 구성을 쓴다..
편집이 스피디하다고, 화면이 긴박하게 분할된다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긴장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닌데..
무엇보다도 그런 과정을 통해 관객들을 이야기에 빠질 수 있게하는,
본질적인 이야기의 힘이 중요한 법인데,,
어느 순간 주객이 전도된 스릴러 영화들이 꽤 많이 나왔다..
그래서일까?
이 영화를 보면서도 계속 걸리적 거리는 장면은 편집이었다..
주인공의 긴박한 상황을 쫓기 위해서라는 점은 십분 감안하지만,
너무나 과도하게 위와 같은 화면 구성이 쓰이면서,,
도리어 관객들이 영화에 집중하는데 어려움을 주지 않았나 싶다..
사족과도 같았던,
이야기가 탄탄하면 다른 어떤 부수적 요소는 단지 부수적일 뿐인데,
지나치게 많은 것을 보여주려다가 오버하지 않았나 싶다..
이야기의 힘을 믿고 끌고 갔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기본적인 완성도는 인정하고 싶은 영화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누구에게 추천까지 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닌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자 하는 관객에게 결말부 진실보다는,
운명은 개척해가는 것이라 믿었던 한 사나이의,,
결정지어진 운명과의 대결에 주목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렇게 이 영화를 본다면 조금은 더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머리 아픈 반전을 걱정하며 인상은 쓰지 않아도 될테니까..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보는 재미는 커지지 않겠는가?
Copy Right™, 매니악's 적나라촌평
출처 : http://www.cyworld.com/csc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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