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한마디로 평한다면 '이야기가 살아있는 공포영화'이다. '가위'가 스크림이나 '나는 네가..'류의 내용을 모방하는 내용이 많앗지만 '폰'은 일상에서 쓰는 핸드폰과 뉴스에 자주 거론되는 원조교제를 소재로 사랑에 대한 여자의 집착, 모성애 등 다양한 내용이 들어있고 미국의 10대 슬래셔 영화를 모방하느라 이야기는 없이 비명으로 시작해서 비명으로만 끝나는 칼질만 난무하는 영화에 비해 이야기의 원인과 결과 큰 범위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작은 범주의 이야기까지 그 인과가 분명한 알맹이가 꽉찬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내용도 원조교제와 연관된 두가지 사건이 병렬방식으로 전개되서 미친 살인마의 이야기나 귀신 위주의 따분한 이야기가 되는 것을 막고 있고, 특히 너무 쉬운 문제였지만 추리방식으로 귀신이 나타나는 이유, 아이에게 귀신이 든 이유, 같은 것을 관객들이 생각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좋았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처녀귀신 이야기에 자주 쓰이는 여자의 한에 대해서 현대에서 재해석 된 것도 상당히 좋았다고 본다.
그러나 무엇보다 좋았던 것을 배우들의 연기다. 아역배우인 은서우의 연기는 어린 나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감탄할 만큼 공포스러운 연기를 소화해냈고, 하지원과 김유미도 모성애와 사랑 그리고 그에 대한 질투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영화 자제의 전개에 있어서도 꿈과 현실, 과거에 대한 생각이나 일기장을 통한 회상이 절묘하게 연결되서 이야기 전개에서 큰 단점은 보이지 않고 몇부분은 관객이 스스로 생각하도록 만들고 있어 영화 내용 전체가 상당히 흥미롭다.
다만 아쉬운 것은 너무 소리를 통한 공포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공포에 대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것이 소리이지만 너무나도 뻔한 장면에서 빈번하게 쓰인 것이 아쉽다. '여우령'이나 '링' 같이 소리는 아니지만 실루엣이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도 공포감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면 다음 영화에서 부터는 소리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통한 공포효과를 줄수있도록 감독의 실험 정신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