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라는 직업군이 소재이기에 현란한 슈팅 액션을 기대하고 영화를 찾는다면 실패할 공산이 적지 않다. 영화는 유럽의 대도시가 아니라 북부의 베네치아라 불리는 관광도시 브리주를 무대로 이들 킬러의 동선을 따라가면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영상을 통해 반영한다. 관광객을 강도 행각으로 등쳐먹는 클로이, 총을 든 살벌한 킬러들 앞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자기주장 강한 호텔 여주인, 난쟁이 배우들은 킬러라는 주/조연 캐릭터들의 성격을 다양하게 반영함과 더불어 앞으로 전개될 사건의 복선을 제공한다.
보스 격 캐릭터인 해리는 킬러들의 불문율이라는 정해진 규칙, 룰을 굉장히 신뢰하고 추종하는 엄격한 원칙주의자다. 원칙 수호를 위해서라면 부하의 사사로운 잘못을 부하의 목숨을 통해 보상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는 인물이기에, 해리는 영국에서 벨기에로 일을 직접 처리하기 위해 날아오기까지 한다. 하나 레이의 선배 켄은 해리의 충직한 부하이지만 해리와는 다른 사고관을 가지는 인물이다. 해리의 명령이라면 복종을 원칙으로 하지만, 원칙 하나를 어겼다는 이유로 레이의 목숨과 맞바꿔야 한다는 보스의 원리엔 동의하지 못한다. 철저한 규율 신봉자이기 이전에 사람의 목숨이 우선이라는 인본주의적 사고관이 켄의 사고관을 지배함으로 그는 후배를 규율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며, 이는 앞으로 해리와의 갈등 요소로 적잖이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