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본 사람들 족족 재미없다던 게이머여서 기대하고 있었음에도 그 땐 보지 않았었는데 난 이게 왜 재밌는건지...과거 내가 봤던 영화들을 대충 떠올려보면 아무래도 난 2급 정도 되는 저질영화도 거뜬히 장점을 찾아가며 즐길 수 있는 뭔가가 있나보다. 왜 이런 영화를 만드냐는 사람이 있던데 난 게임도 잘 못하고 한 번 빠지게 되면 피폐해지는게 너무 싫어서 마음먹고 한다는게 테트리스다. 그러다 알바의 기초인 PC방에서 잠깐 일을 했을 때, 초등학생들이 게임을 하는 걸보고 테이블에 올려진 컵을 수거하다 수거했던 컵을 다 떨어뜨릴 뻔 했던적이 있었다. 잔혹함은 물론이고 현실감 역시나 놀라웠다. 영화속에선 게이머와 케이블의 연결로 게이머 조종을 하면 케이블은 실전에서 적을 죽이는 생사가 달린 게임을 하는것이다. 정말 있어서도 안 될 일이고 미래에는 사람들이 단순히 쾌락을 위해 이렇게까지 변할까? 라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초등학생이 칼 하나 들고 적들을 죽이러 다니던 게임이 생각나더라. 왜 이런영화를 만드느냔 질문보다 왜 그런 게임을 만드느냔 질문이 더 올바를 것 같은데 말이다. 영화에선 게임 말고도 케이블의 연결로 아바타 실전용 같은 느낌의 프로그램이 잠깐씩 나온다. [유저 - 케이블 - 케이블 - 유저] 이런식. 심즈가 어떤건지 잘 몰라도 왠지 그러한 방식같다. 어쨋든 이것 또한 인간의 추악한 모습을 보여주며 양쪽의 유저들은 방안에 앉아 케이블들을 통해 온갖 추태한 몸놀림으로 성적인 욕구들 충족시킨다.
나 초등학교땐 컴퓨터 성능도 구렸고 집에서 별 반 할일도 없어서 학교 끝나면 맨날 보는 애들이랑 이집 저집 다니며 놀러 다녔던거 같은데 요즘은 집 앞 놀이터만 봐도 공차는 친구 옆에서 닌텐도를 두들기는 애들을 쉽게 볼 수 있더라. 내가 이런말을 하면 나보다 한 세대 위들은 나때는 굴러다니는 밤주워먹으며 놀았다고 하겠지만 어쨋거나 그 밤따먹던 시절에서 어딘가 쪼그려 앉아 닌텐도를 즐기는 모습까지 변해왔다. 난 이런거 너무 무서운데...감독도 이런걸 느꼈던거겠지?
근데 감독은 온라인이 오프라인에 자연스럽게 융화되고 있기에 현실감에 대해 말을 해야 했거나 아니면 온라인의 갖가지 것들에 대한 우려로 끌고나갔어야 했는데 씨홀의 개입으로 영화는 좀 망한거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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