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의 홍길동전의 도적이자 의적으로 알려진 실존인물의
한국형 히어로무비 형식으로 도전장을 내민느낌의 <가문의
영광2,3> <원스어폰 어 타임>의 정용기감독이 선보인 영화는
캐릭터들의 역활이 상당히 중요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일단
전형적인 코미디의 입담과 퍼포먼스를 선보여야 하는 영화적
느낌과 액션의 결합은 그의 전작 영화들에서 그 스타일대로
드러나 있다. 홍길동의 후예의 일가인 홍씨집안의 홍길동의
17대의 후손이자 낮에는 교수로 밤에는 홍길동일가의 일원
으로 활동하는 홍만석(박인환)과 그의 아내인 이명애(김자옥),
18대손인 음악교사이자 같은 학교 교사인 송연화(이시영)와
한창 러브라인을 그리고 있는 18대손 홍무혁(이범수), 그리고
그의 동생 홍찬혁(장기범)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스토리는
코믹적인 요소와 액션적인 감각을 잘 섞어서 보여지고 있다.
악역이자 정재계의 거물들의 비리장부까지 보관해 두고 있는
악의 축같은 인물로 등장하는 이정민(김수로)과 그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송연화의 오빠 송재필검사(성동일)은
영화에서 빼놓을수 없는 감초캐릭터다. 무릇 히어로물에는
영화속의 분위기를 조정할 정도의 강렬한 카리스마있는
악당이 등장하는 법인데 이정민은 그런 면에서 독한면과
함께 코믹적인 오타쿠적 성향을 지닌 코믹스러운 면을
동시에 갖춘 인물로서 영화의 분위기를 살리지만 악역으로
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오히려 송재필검사만으로도
이정민의 악역적 포스를 집어삼키는 묘한 상황이 엿보인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큰 무게감이 없다. 마치
외국의 의적 <로빈훗> 을 연상하면 될듯하다. 가난한자를
돕고 탐관오리, 현대에서는 사회악의 두얼굴을 가진채
부를 축척한 인물들의 재산을 훔치는 홍길동의 이야기
대로의 흐름을 보여준다. 홍무혁과 송연화의 러브라인과
함께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면서 대담한 캐릭터로서 코믹
한 상황을 유발하는 송연화의 코믹한 상황과 함께 이정민
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이야기는 제법 뼈대가 굵게 세워져
있다. 그런데 뼈대에 붙은 맛있게 물이 오른 살점을 찾기
가 힘들다. 분명 코믹적인 면, 액션과 배우들의 연기호홉
은 훌륭한 부분이다. 하지만 영화의 오프닝부터 시작해서
영화의 결말까지 너무 확연하게 드러나는 가장 근본적인
고질병적 지루함을 막기에는 부족하다. 카리스마있는
악역을 등장시켜 영화의 분위기를 무겁고 절망적인 구도,
혹은 스릴넘치는 속도감있는 전개로 몰고가는 서스펜스도
부족하다. 오히려 이정민의 악역적 포스는 송재필검사에게
도 한수 밀릴정도로 약하고 밋밋하다. 뻔한 스토리의 영화
라면 코믹과 액션만으로 영화의 전체를 살릴수는 없다.
거기에 맞는 새로운 요소가 필요한데 이 영화는 너무
고전적인 전통의 구도와 액션, 코미디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점이 영화를 평이하게 만들었다. 분명 재미없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기억될만한 특징을 전해주는 것은 없다.
단지 눈에 띄는 몇몇배우들의 연기과 코믹을 즐기는 것이
영화의 전부가 아닐 것이다. 후편 제작이 결정되었다고
하니 이런 부분들을 좀더 보완할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
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영화였다.
전체적으로보면 한마디로 평이한 한번쯤은 볼만한 영화
였다는 감상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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