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감독은 전작 <원스어폰타임인>을 통하여
성공적인 코미디 작품을 잘 만든다는 인상을 확실히 심어줬다.
만만치 않은 내공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는데
이번에 내놓은 작품 <홍길동의 후예>는
약간 실망을 안겨준다.
물론 캐릭터들의 조합과 캐스팅은 나쁘지 않다.
홍길동의 후예 이범수의 카리스마가 좀 약해보이기도 하고
김수로의 악역 연기가 낯설어보이기도 하고
거기서 빛나는 성동일의 연기가 있긴 하지만...
이 영화는 잔재미는 존재한다.
군데 군데 웃긴 장면들과 공들어서 찍은 시퀀스도 보인다.
태권 V와 건담 테디베어 등 낯익은 피규어들의 등장도 반갑고
악당이 슈퍼맨과 조커를 좋아하는 미장센등도 흥미롭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홍길동이 가지고 있는 만화적 상상력과
실제로 존재했다고 하는 현실적 문학적인 요소 중간에서
어디로 길을 뻗어야 할지를 모른다.
판타지적인 면을 더 파고들지 못했고
그렇다고 현실적인 고뇌를 더 나아가지도 못했다.
그래서 결국 잔펀치만 날리다가
마지막 엔딩까지도 약간 허무하메 마무리 짓고 마는 영화가 되어버렸다.
잘 쌓은 공든탑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정용기 감독의 한방이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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